동수는 물병 두 개를 얼려 나왔다.
새벽에 냉동실에서 꺼내면 손이 시렸다. 여름엔 그게 좋았다. 가방 양쪽에 하나씩 꽂았다.
일곱 시부터 앱이 울었다. 콜, 콜, 콜. 폭염경보가 뜨자 건당 오백 원이 붙었다. 기상할증이라고 했다. 더울수록 돈이 됐다. 그래서 더울수록 멈출 수 없었다.
헬멧 속은 사우나였다. 신호에 걸려 서 있으면 땀이 눈으로 흘렀다. 아스팔트에서 김 같은 게 올라왔다.
다리 밑에 천막이 있었다. 얼음물을 나눠줬다. 쉬어가며 배달하세요, 하고 누가 부채를 쥐여줬다. 동수는 물을 받아 가방에 넣었다. 부채는 헬멧에 끼웠다. 다시 콜이 왔다.
점심때 아침에 언 물병을 꺼냈다. 다 녹아 있었다. 미지근했다. 반쯤 마셨다.
세 시쯤 어느 집에 음식을 가져갔다. 초인종을 눌렀다. 문이 열렸다. 나이 든 여자가 얼음물 한 병을 내밀었다. 이거 드시고 하세요. 병에 물방울이 맺혀 있었다. 차가웠다.
고맙습니다, 하고 동수는 받았다.
마실 시간은 없었다. 대신 헬멧을 벗고 병을 목덜미에 댔다. 찬 기운이 등으로 내려갔다. 잠깐이었다. 앱이 또 울었다.
물병은 발판에 두고 달렸다. 신호마다 목에 댔다. 뺨에 댔다. 손목에 댔다.
저녁에 일이 끝났다. 그 병은 이제 차갑지 않았다.
집에 와서 가방을 비웠다. 천막에서 받은 물, 아침에 언 물, 여자가 준 물. 세 병 다 미지근했다.
동수는 여자가 준 병을 골랐다. 뚜껑을 열었다. 미지근했다. 그래도 천천히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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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실제 뉴스에서 출발했습니다.
폭염 속 라이더 보호 나선 노동부…’쉬어가며 배달하기’ 캠페인 확산 — 헤럴드경제, 2026년 6월 17일
한 줄 요약: 고용노동부가 폭염 속 배달·택배 등 이동노동자의 온열질환을 막기 위해 얼음물과 쿨키트를 나눠주고 ‘쉬어가며 배달하기’를 당부한 캠페인 소식.
작가의 말
‘쉬어가며 배달하세요’ — 폭염 속 라이더에게 얼음물을 나눠준다는 좋은 뉴스였다. 그런데 나는 그 물을 받고도 멈추지 못하는 사람을 떠올렸다. 더울수록 할증이 붙어 더울수록 달려야 하는 여름, 마실 물조차 몸을 식히는 데 다 써버리는 하루가 캠페인이 시작된 6월을 지나 지금 7월에도 도로 위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