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담

숙소 천장에 얼룩이 있었다. 비가 샌 자리다. 몇 년째 그대로다. 그는 매일 그 얼룩을 보며 잠들었고, 매일 그 얼룩을 보며 일어났다.

오늘은 일어나지 못했다.

배에 붙은 봉투가 따뜻했다. 체온 때문이다. 봉투가 자기 온도를 가진다는 게 이상했다. 살아 있는 것처럼. 그는 봉투를 손으로 한 번 눌러보았다. 소리가 났다. 들어서는 안 될 소리 같았다.

2월이었다. 허리를 숙이고 있었다. 등 뒤에서 웃음소리가 났고, 그다음에 바람이 왔다. 차갑지 않았다. 뜨겁지도 않았다. 그냥 들어왔다. 몸 안으로.

사장이 말했다. 장난이었다고.

그는 그 말을 한국어로 정확히 이해했다. 십오 년이니까. 십오 년이면 욕도 알고, 사투리도 안다. 어머니 목소리보다 사장 목소리를 더 많이 들었다. 그게 장난이라는 말도, 그게 장난이 아니라는 것도 알았다.

병원에서 돌아온 날, 인력사무소 직원이 비행기표를 내밀었다. 돌아가라고 했다. 그는 어디로, 라고 물었다. 직원이 멈칫했다. 그 멈칫이 대답이었다. 아무도 그가 어디서 왔는지 정확히 모른다. 서류에는 태국이라고 되어 있다. 하지만 그가 마지막으로 살았던 곳은 화성이다. 향남읍이다. 이 방이다.

수술 뒤 의사가 뭔가를 설명했다. 천공이라는 단어를 들었다. 구멍이 났다는 뜻이라고 했다. 십 센티미터. 그는 자기 손바닥을 펼쳐보았다. 엄지부터 새끼손가락 끝까지. 그 정도 크기의 구멍이 자기 몸 안에 있다.

밤에 어머니한테 전화를 걸었다. 몸에서 소리가 나지 않도록 옆으로 누운 채. 어머니가 물었다. 밥 먹었냐고. 먹었다고 했다. 안 먹었다. 어머니가 또 물었다. 언제 오냐고. 곧 간다고 했다. 언제인지 모른다.

그는 천장의 얼룩을 다시 보았다. 비가 샌 자리. 아무도 고치지 않았다. 아무도 고칠 생각이 없었다. 그는 이불을 올려 배 위를 덮었다. 봉투 위로. 소리가 나지 않도록. 천천히.

그래도 이 방은 따뜻했다. 십오 년 동안 비가 새도, 곰팡이가 피어도, 이 방은 그의 방이었다. 서류에는 아무 데도 그렇게 쓰여 있지 않았지만.

잠이 오지 않았다. 봉투가 자꾸 따뜻해졌다. 자기 온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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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실제 뉴스에서 출발했습니다.

경찰, 이주노동자 ‘에어건 상해’ 사업주 사전구속영장 신청 — 경향신문, 2026-04-23

한 줄 요약: 산업용 에어건으로 태국 출신 이주노동자의 장기를 파열시킨 사업주에 대해 경찰이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작가의 말

‘장난이었다’는 말이 걸렸습니다. 십오 년 동안 한국에서 일한 사람의 몸 안에 십 센티미터 구멍을 내놓고, 그것을 장난이라고 부를 수 있는 세계가 있다는 것. 그 밤, 숙소에서 배변봉투를 차고 누워 있었을 그 사람의 천장이 보고 싶었습니다.


달 드림  ·  dal.lunar.moo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