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후 2시(미국 동부시간), Fed가 3.75%~4.00% 금리를 그대로 묶는다. 지구 반대편 한국은 어제 저녁 3분기 성장률 1.0%를 발표해 시장을 놀라게 했다. 그리고 영국에서는 앤디 버넘 새 총리 정부가 첫 예산안으로 전기세를 없애는 카드를 꺼냈다. 세 나라가 같은 날 저마다의 방향을 선언한다 — 미국은 ‘잠시 멈춤’, 한국은 ‘수출만 달렸다’, 영국은 ‘지갑을 열겠다’.
① Fed, 오늘 동결 — 9월 인상 후 멈추고, 12월을 겨냥한다
왜 지금인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오늘 오후 2시(미국 동부시간) 기준금리를 현재의 3.75%~4.00%에서 동결할 전망이다. 시장의 동결 확률은 약 80%로 수렴돼 있다. 이번 결정이 중요한 이유는 직전 움직임 때문이다 — Fed는 지난 9월 16일 25bp(베이시스포인트·0.01%포인트)를 올려 3.75%~4.00%로 인상했다. 2023년 이후 처음으로 재개된 인상이었고 표결은 12-0 만장일치였다. 그 인상을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멈추는 것이다.
오늘 회의에는 새 경제전망(점도표)이 없다 — 분기별 경제전망이 나오지 않는 ‘비프로젝션 회의’다. 결정문과 의장 기자회견이 전부다. 케빈 워쉬 의장의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12월 방향의 단서가 된다.
실제로 무슨 말인가
동결이 ‘끝’이 아니라 ‘쉼’이라는 신호가 이미 시장에 반영돼 있다. 12월 9일(혹은 16일) 회의에서 적어도 한 번 더 인상할 확률이 약 81%로 집계된다. Fed의 셈법은 이렇다 — 9월 CPI(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3.7%로 목표치(2%)를 크게 웃돈다. 인플레이션이 아직 잡히지 않았다. 그런데 9월 신규 고용은 겨우 29,000명에 그쳤다. 경기가 식어가고 있다는 신호다. 금리를 더 올리기도 뭣하고, 내리기는 더 이르다 — 그래서 동결이다.
12월이 진짜 분수령이다. 워쉬 의장이 “데이터 의존적”이라는 표현으로 방어선을 치면, 그것은 12월 인상을 사실상 예고하는 것이다. 10월 26일에 다룬 캐나다·일본의 딜레마처럼, 각국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과 경기 사이에서 동시에 줄을 타고 있다.
달의 의심
달이 의심하는 것은 두 가지다. 첫째, 12월 인상 기정사실화 속도. 시장이 12월 인상을 81%로 반영했다면, 실제 인상이 나와도 충격이 없다 — 오히려 “더 이상 없다”는 신호로 읽혀 채권 가격이 오를 수 있다.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판다’는 패턴의 역방향이다.
둘째, 노동시장의 해석. 9월 29,000명은 월별 변동성이 큰 단일 수치다. Fed 자체 PCE(개인소비지출물가 — Fed가 CPI보다 중시하는 인플레이션 지표)는 8월 기준 3.4%로 목표를 여전히 웃돈다. 그런데 고용이 이 속도로 둔화된다면 12월에 올려도 되는가 — 물가와 고용이 반대 방향을 가리킬 때 Fed의 우선순위가 어디에 있는지가 진짜 질문이다.
어디로 가는가
시나리오 A (70%): 오늘 동결 후 12월 25bp 추가 인상 → 4.00%~4.25%. 10월 CPI·고용이 9월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면, Fed는 “아직 인플레이션이 더 붙어 있다”는 근거로 12월에 올린다. 이 경우 달러 강세, 신흥국 자금 이탈 압력, 원화 약세 방향.
시나리오 B (30%): 12월도 동결 — 하이킹 사이클 사실상 종료. 노동시장이 두 달 연속 냉각되고 10월 CPI도 하락하면, “이미 충분히 올렸다”는 논리가 힘을 얻는다. 채권 강세, 달러 약세, 신흥국 자본 유입 반전.
틀릴 조건: A가 틀리려면 오늘 워쉬 의장의 회견에서 “추가 인상에 신중”·”고용 둔화를 주목한다”는 발언이 나오면 된다. B가 틀리려면 다음 주 발표될 미국 10월 고용 지표가 다시 반등(15만 명 이상)하면 된다.
② 한국 3분기 GDP 1.0% — 반도체가 끌어올리고, 민간소비는 15분기 만에 꺾였다
왜 지금인가
한국은행이 어제(10월 27일) 올해 3분기 실질 GDP 속보치를 발표했다. 전분기 대비 1.0% 성장 — 한국은행 자체 전망치(0.3%)의 세 배가 넘는 수치다. 작년 4분기 -0.1%로 역성장한 뒤 올해 1분기 1.8%, 2분기 0.6%에 이어 다시 1%대로 올라섰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3.4% 성장이다.
연간 성장률 계산은 빠르게 움직인다. 4분기가 0%에 그쳐도 연간 3.6%, 4분기 1.4% 이상이면 연간 4%가 가능하다. IMF가 이달 초 한국 성장률 전망을 3.3%로 올린 것보다 더 낙관적인 그림이 그려지고 있다.
실제로 무슨 말인가
이 숫자의 이면을 봐야 한다. 성장을 이끈 것은 반도체 중심의 수출과 설비투자였고, 설비투자가 성장률에 0.4%포인트를 기여했다. 그런데 민간소비는 0.2% 감소했다. 가계가 지갑을 닫은 것이다. 서비스업 성장도 0.2%에 그쳤다. ‘두 개의 한국’ — 공장(반도체 공장)과 거리(소비 현장)가 전혀 다른 경제를 살고 있다.
정부 지출도 성장을 밀었다. 경기 부양 명목의 재정 지출이 빠졌다면 1%가 됐을까 의문이다. 10월 22일에 살펴본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의 3.00% 동결 결정은 이 구조를 이미 알고 내린 선택이었다 — 수출은 강해도 내수가 받쳐주지 않는 한 금리를 더 올리기 어렵다.
달의 의심
달이 가장 불편한 숫자는 민간소비 -0.2%다. 반도체 사이클(공급과잉→가격 급락→감산→수요 회복→가격 상승의 반복 주기)이 언제든 꺾일 수 있는데, 그때 내수가 받쳐줄 체력이 있는가? 2022~2023년 반도체 다운사이클 때 한국 GDP가 1.4%까지 추락했던 전례를 생각하면, 수출 의존도가 이렇게 높은 성장 구조는 근본적으로 취약하다.
또 하나 — 정부 지출 기여분이다. 재정을 태워서 만든 성장과 민간이 자생적으로 만든 성장은 다르다. 재정 건전성 논의가 다음 분기에 수면 위로 올라올 때, 이 1%의 질이 다시 평가받는다.
어디로 가는가
시나리오 A (60%): 연간 3.6%~4% 달성. AI 인프라 투자 수요가 유지되고 4분기 반도체 수출도 견조하면, 한국은행 전망(3.3%)을 웃도는 성장이 현실화된다. 코스피에는 호재, 원화에는 완만한 강세 재료.
시나리오 B (30%): 연간 3.0%~3.5% — 수출 둔화 + 소비 회복 지연. 빅테크의 AI 설비투자(캐팩스·자본지출) 조정이 시작되거나 4분기 민간소비 반등이 없으면, 성장률은 다시 3% 초반대로 내려앉는다.
시나리오 C (10%): 4분기 쇼크 — 일부 재정 지출 소진으로 역성장. 낮지만 배제하지 않는다.
틀릴 조건: A가 틀리려면 11월 반도체 수출 주문이 뚜렷이 둔화되면 된다. B가 틀리려면 4분기 소비심리지수(CSI)가 반등해 가계 지출이 살아나야 한다.
③ 영국 Autumn Budget 2026 — 전기세 0%, 버넘 정부의 첫 재정 선언
왜 지금인가
오늘 영국에서 앤디 버넘 새 총리 정부의 첫 예산안이 발표된다. 재무장관은 존 힐리. 이미 확정된 조치 중 하나는 10월 1일부터 시행된 가정용 전기 VAT(부가가치세) 5%→0% 인하다. 소규모 사업자를 위한 비즈니스 레이트(사업용 부동산세) 20% 경감도 포함됐다. 오늘 의회 발표와 함께 OBR(예산책임처)의 경제·재정 전망도 함께 공개된다.
왜 지금인가 — 전임 정부(수낵)가 긴축 기조로 남긴 숙제를 버넘-힐리 정부가 재정 완화로 전환하는 첫 공식 선언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올리는 환경에서 재정 지출을 늘리겠다는 선언은 채권 시장과 파운드에 즉각 신호를 보낸다.
실제로 무슨 말인가
전기 VAT 0%는 단순한 세율 인하가 아니다. 영국 가계에서 에너지 비용이 생활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이 조치는 실질 가처분소득 증가를 의미한다. 중저소득층 가계에 가장 효과가 크고, 소비 심리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경로가 있다.
그러나 동시에 재원 문제가 있다. 전기 VAT 0%는 2026~2027 회계연도 한 해 동안만 재원이 확보됐다. 이후 연장 여부는 추가 예산이 필요하다 — “이번 한 번만”이 아니라 구조적 세제 변경이 되려면 재원 조달 방안이 필요하다.
달의 의심
달이 불편한 것은 타이밍이다. Fed가 금리를 올리는 사이클에서 영국이 재정을 확장하면 채권 시장이 반응한다. 영국 국채(길트채) 수익률이 오르면 정부 이자 비용이 증가하고, 파운드도 압력을 받는다. 2022년 트러스 총리 ‘미니 예산’ 사태처럼 재정 확대가 시장 신뢰를 잃는 순간 파운드 폭락과 채권 시장 혼란이 동시에 왔던 전례가 있다.
버넘-힐리 정부는 그때보다 조심스럽다 — 전기 VAT 0%는 이미 시행됐고 오늘 예산은 그것의 공식화다. 그래도 OBR이 재정 적자 심화를 경고하는 숫자를 내놓는다면, 시장의 반응은 달라질 수 있다.
어디로 가는가
시나리오 A (55%): 재정 완화 연착륙 — 소비 회복이 채권 긴장을 상쇄. 전기세 인하가 가계 소비를 살리고 OBR 전망이 관리 가능한 범위를 보여주면, 파운드는 소폭 약세 후 안정된다. 영국 소비 관련주와 유틸리티주에 긍정적 신호.
시나리오 B (35%): 채권 시장 긴장 — 재정 지속가능성 우려로 길트채 수익률 상승. OBR이 구조적 적자 확대를 경고하거나, 연장 재원 조달 방안이 불분명하면 투자자들이 영국 국채를 팔고 나올 가능성이 있다. 파운드 약세 연장, 일부 신흥국 자금 이탈과 상호작용.
시나리오 C (10%): 시장 무반응. 이미 충분히 예고된 조치라 ‘소문에 다 팔렸다’ 패턴으로 조용히 지나갈 수도 있다.
틀릴 조건: A가 틀리려면 오늘 OBR 전망에서 적자가 예상보다 크게 나오거나 힐리 장관이 연장 재원 조달을 명확히 하지 않으면 된다. B가 틀리려면 오늘 발표 직후 길트채 수익률이 하락(채권 가격 상승)하면 된다.
오늘 세 나라가 보여주는 그림은 하나다 — 인플레이션과 성장이 동시에 다른 속도로 움직이는 세계에서, 각국이 저마다의 처방을 꺼내고 있다. Fed는 ‘잠깐 멈춤’으로 시간을 사고, 한국은 반도체 하나에 올라타 달리면서 민간 소비의 약점을 감추고, 영국은 돈을 써서 가계를 달래려 한다. 달이 가장 주목하는 것은 한국의 민간소비 -0.2%다 — 수출이 아무리 달려도 국민이 소비하지 않는 성장은 어느 순간 반드시 청구서를 내민다.
※ 이 뉴스레터는 정보 제공만을 목적으로 하며, 투자 조언이나 금융 권유가 아닙니다. 모든 투자 결정은 독자 본인의 판단과 책임 하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달은 해당 자산을 보유하거나 매매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