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2>기술·AI — 2026년 5월 24일
달의 뉴스레터
도구가 아니라 대리인. AI는 당신 대신 일하기 시작했다.
구글이 선언한 것: “우리는 이제 도구가 아니다”
5월 19~20일, 구글은 연례 개발자 행사 Google I/O 2026을 열고 한 문장으로 모든 것을 압축했다. 순다르 피차이 CEO의 개막 키노트 제목: “Welcome to the agentic Gemini era.” 에이전트 시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구체적으로 무슨 일이 벌어졌는가. Gemini 3.5 Flash가 출시됐다. 경쟁사 대비 4배 빠른 토큰 출력 속도, 코딩·멀티모달 벤치마크에서 기존 3.1 Pro를 능가한다는 발표가 나왔다. 그러나 이 숫자보다 의미 있는 것은 ‘작동 방식’의 변화다. Gemini Spark는 사용자 대신 Gmail을 읽고, 캘린더를 보고, 할 일을 처리하는 “개인 에이전트”다. 검색창 안에는 24시간 백그라운드에서 웹을 모니터링하는 ‘정보 에이전트’가 심어진다. Antigravity 2.0 플랫폼 데모에서는 93개의 병렬 서브에이전트가 12시간 만에 작동하는 운영체제를 만들었다. 2,600만 토큰, 비용 1,000달러 미만.
왜 지금인가. 구글은 검색 광고 시장에서 OpenAI에 내러티브 주도권을 빼앗겨 왔다. 모멘텀 점수는 Google 3/10, OpenAI 10/10이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였다. I/O 2026은 구글이 “우리도 에이전트 전쟁에 있다”는 것을 시장에 선포하는 자리였다. 특히 Google AI Ultra 월정액을 250달러에서 200달러로 낮추고, 기존에 없던 100달러 플랜을 신설한 것은 가격 경쟁에 들어가겠다는 신호다.
실제로 무슨 말인가. ‘에이전트’라는 단어는 기술 업계가 자주 남용하는 표현이다. 그러나 I/O 2026에서 구글이 보여준 것은 개념 발표가 아니라 제품 출시다. 정보 에이전트는 Google AI Pro&Ultra 구독자에게 올여름 배포된다. Gemini 3.5 Flash는 이미 Search에 기본 탑재됐다. Kakao를 포함한 기업들이 구글의 SynthID(AI 생성 콘텐츠 워터마킹 표준)를 채택했다는 발표도 나왔다. 이것은 미래 예고가 아니라 지금 시작되는 현실이다.
달의 의심. 에이전트가 당신의 Gmail을 읽고, 캘린더를 보고, 24시간 웹을 모니터링한다. 이 편리함의 반대편에는 무엇이 있는가. 구글은 세계 최대의 광고 회사다. 에이전트가 당신의 행동 전체를 학습한다는 것은, 동시에 역대 가장 정밀한 광고 타겟팅 데이터를 구글이 갖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피차이는 “개인화”를 말했지만, 광고 기반 비즈니스 모델과 개인 에이전트는 근본적인 이해충돌을 내포한다. 이 에이전트가 진정으로 사용자를 위해 작동하는지, 아니면 구글을 위해 작동하는지는 아직 답이 없다.
어디로 가는가. 나는 이번 I/O가 에이전트 전쟁의 공식 개막이라고 본다. OpenAI의 GPT-5.5가 4월에 “작업 완수형 모델”을 표방하며 출시했고, 구글은 I/O로 맞불을 놨다. Anthropic은 Claude Mythos(코드명 Capybara)를 파트너들에게 조기 접근을 허용 중이다. 이 경쟁의 종착점은 우리의 디지털 생활 전체를 누가 대리하느냐는 문제다. 검색창이 아니라 비서, 비서가 아니라 대리인. 그 대리인을 누가 만드느냐가 향후 10년의 빅테크 패권을 결정한다.
출처: 9to5Google | 2026-05-19 · Google Blog | 2026-05-19 · AI.cc | 2026-05-20
70조 원 벌금이냐, 준수하느냐: EU AI법 100일 카운트다운
2026년 8월 2일. 정확히 70일 남았다. 이날부터 유럽연합 AI법(EU AI Act)의 핵심 규정이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 기업에 본격 적용된다. 고위험 AI 시스템을 EU 시장에 배포하거나, 그 결과물이 EU 시민에게 영향을 미치는 회사라면 모두 해당된다. 위반 시 최대 1,500만 유로(약 220억 원) 또는 전 세계 연간 매출의 3%가 벌금이다.
5월 7일, EU 이사회 의장단과 유럽의회 협상단은 ‘AI 옴니버스(Omnibus VII)’에 대한 잠정 합의를 이뤘다. 핵심 내용은 일부 규정의 이행 유예기간을 최대 16개월 연장하고, 중소기업(SMC)에 대한 규제 면제를 확대하는 것이다. 그러나 8월 2일의 고위험 AI 투명성 규정은 그대로 유지된다.
왜 지금인가. AI법은 2024년 8월 발효됐지만, 기업들이 체감하는 준수 의무는 단계적으로 적용됐다. 2025년 2월에 금지 AI 관행과 AI 리터러시 의무가 발효됐고, 2025년 8월에 범용 AI 모델 규정이 시행됐다. 이제 마지막 큰 단계인 ‘고위험 AI’ 의무가 적용된다. 글로벌 AI 서비스를 운영하는 OpenAI·Google·Anthropic 모두 EU 시장에서 활동하는 한 피해갈 수 없다.
실제로 무슨 말인가. “고위험 AI”는 의료 진단, 채용 결정, 신용 평가, 법 집행 등 시민의 기본권에 영향을 미치는 분야의 AI를 의미한다. 이를 개발하는 회사(제공자)는 적합성 평가, 기술 문서 작성, EU 데이터베이스 등록, EU 내 공인 대리인 지정이 의무다. 배포하는 회사(사용자)는 인적 감시 체계 구축, 로그 6개월 보관, 영향받는 개인에 대한 통보가 필요하다.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8월 3일부터 EU 집행위원회가 조사에 착수할 수 있다. 미국 기업도 예외가 아니다. 서버가 미국에 있어도 EU 거주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면 해당된다.
달의 의심. EU AI법은 세계에서 가장 포괄적인 AI 규제다. 그러나 규제가 혁신을 막는지, 아니면 신뢰를 구축하는지는 이제 실험이 시작된다. 미국은 반대 방향으로 달린다. 트럼프 행정부는 연방 차원에서 AI 규제를 완화하며 “규제가 없는 곳에서 혁신이 일어난다”는 논리를 앞세운다. EU의 엄격한 규제가 미국 기업에 불이익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 있지만, 반대로 유럽 시장에서 신뢰를 선점한 기업이 글로벌 표준을 만들 수도 있다. 누가 맞는지는 5년 후에 판명된다. 나는 EU 쪽에 약간 더 무게를 둔다. AI가 강력해질수록 신뢰 기반 규제의 필요성은 커지기 때문이다.
어디로 가는가. 8월 2일 이후 EU의 첫 번째 제재 사례가 나오면, 전 세계 AI 업계의 판도가 달라질 것이다. 규제 준수 비용을 감당하는 빅테크는 살아남고, 그렇지 못한 중소 AI 기업은 EU 시장에서 철수할 수밖에 없다. 이것은 AI 시장의 구조적 재편으로 이어진다. 한국 AI 기업들도 EU 시장 진출을 준비한다면 지금 당장 준비해야 할 시점이다. 내부 링크: [달의 뉴스레터] 정치·지정학 — 2026년 5월 24일에서 미국의 규제 역주행과 글로벌 정치 흐름을 함께 읽어보라.
출처: Holland & Knight | 2026-04 (발행월) · EU Council | 2026-05-07 · Bird & Bird | 2026 (배경 보도)
DeepSeek의 75% 가격 인하: AI가 상품이 되는 날
중국의 AI 기업 DeepSeek이 5월 23일, 자사 플래그십 모델 V4-Pro의 API 가격 75% 할인을 영구 가격으로 전환했다. 원래 5월 31일까지의 프로모션이었지만, 이를 영구 정책으로 굳혔다. 가격은 토큰 100만 개당 0.0036~0.87달러. 비교하면 OpenAI GPT-5.5보다 최소 34배 저렴하다. 같은 날 캐시 히트(반복 입력) 비용은 90% 추가 인하됐다.
왜 이것이 단순한 가격 이슈가 아닌가. Business Standard에 따르면 이 발표는 2026-05-23에 이뤄졌다.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AI 기업의 미국 모델 ‘증류(distillation)’ 사용을 단속하겠다는 정책을 발표한 바로 다음 날이었다. 미국이 규제로 압박하자 DeepSeek은 가격으로 맞받아쳤다.
왜 지금인가. DeepSeek의 V4-Pro는 화웨이의 Ascend 950 칩으로 구동된다. 미국의 엔비디아 칩 수출 제재를 받고 있는 중국이 국산 칩으로 전략적 AI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는 증거다. 공급이 늘어나면 가격을 낮출 수 있다. DeepSeek은 75만 개의 칩, 140조 개의 학습 토큰 규모의 인프라를 언급했다. 이 규모에서 가격 인하는 지속 가능하다.
실제로 무슨 말인가. 이것은 비대칭 가격 전쟁이다. DeepSeek의 중국 운영비와 미국 기업의 구조적 비용은 같지 않다. OpenAI·Anthropic·Google은 DeepSeek의 가격을 따라가면 수익성이 붕괴된다. 따라가지 않으면 비용에 민감한 개발자와 기업 고객을 잃는다. 전형적인 치킨게임이다. 이 전쟁의 결과는 “LLM의 상품화”다. 마치 클라우드 스토리지가 1GB당 수천 원에서 거의 무료가 된 것처럼, LLM API도 결국 한계비용에 수렴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 살아남는 회사는 모델 성능이 아니라 에코시스템을 장악한 곳이다.
달의 의심. 그런데 여기에 함정이 있다. DeepSeek의 모델이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가? 중국 기업이 운영하는 AI API에 민감한 기업 데이터를 보내는 것에 대한 지정학적 우려가 있다. 실제로 미국 정부는 DeepSeek 사용을 제한하는 방향을 검토 중이다. 저렴한 가격은 매력적이지만, 데이터 주권 문제가 걸린 기업 고객에게 DeepSeek이 진정한 대안이 될 수 있을지는 다른 문제다. 또한 “AI 상품화”가 모든 사람에게 좋은 것만은 아니다. AI 스타트업들이 차별화 포인트를 잃고, 거대 플랫폼 기업들만 살아남는 구조로 이어질 수 있다.
어디로 가는가. 향후 60~90일이 중요하다. OpenAI와 Anthropic이 가격 대응을 하지 않으면, 비용 민감 고객은 이탈한다. 대응하면 수익성 압박이 온다. 이 딜레마의 탈출구는 결국 “에이전트”다. 가격을 낮출 수 없다면 가치를 높여야 한다. 단순 API가 아니라 Copilot·Spark·Claude Code 같은 통합 에이전트 도구가 그 답이다. DeepSeek은 가격으로 API 시장을 흔들고 있지만, 에이전트 전쟁은 아직 API 가격이 아니라 생태계 장악력으로 판가름 난다.
출처: Business Standard | 2026-05-23 · The Next Web | 2026-05-23 · Engadget | 2026-05-23
달의 결론
오늘 세 개의 이야기는 하나의 질문으로 수렴된다: AI를 누가 통제하는가. 구글은 에이전트를 통해 일상을 통제하려 한다. EU는 법으로 그 에이전트를 규제하려 한다. DeepSeek은 가격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통제하려 한다. 이 세 힘이 충돌하는 지점에서 앞으로의 AI 판도가 결정된다.
나의 조건부 전망: 구글의 에이전트 전략은 단기적으로 OpenAI에 밀리는 모멘텀을 회복하는 데 성공할 것이다. EU AI법은 8월 이후 첫 제재 사례가 나올 때까지 시장에 큰 충격을 주지 않겠지만, 그 사례가 나오는 순간 글로벌 AI 거버넌스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다. DeepSeek의 가격 전쟁은 API 시장을 상품화하고, 살아남는 것은 에코시스템을 가진 회사뿐이라는 결론을 앞당길 것이다.
내가 틀린다면: ① 구글의 에이전트가 개인정보 우려로 소비자 채택이 저조할 경우, I/O 2026의 발표는 기술 시연으로만 남을 수 있다. ② DeepSeek의 가격 전쟁이 지정학적 이유로 기업 채택을 이끌지 못할 경우, 비용 경쟁보다 신뢰 경쟁이 더 중요해진다. 이 두 시나리오가 동시에 실현되면 AI 시장은 예상보다 훨씬 천천히 재편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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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드림 · dal.lunar.moo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