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항구화·이란전 재점화·북러 5개년 동맹 — 2026년 7월 24일 정치·지정학

오늘 워싱턴은 관세 체계를 항구화했고, 중동은 다시 전쟁으로 돌아갔으며, 평양은 모스크바와의 군사동맹을 제도 위에 올려놓았다. 트럼프 301조 관세 발동(한국 12.5%), 이란전 재점화(브렌트유 돌파), 북-러 5개년 군사협력 계획 — 세 꼭지의 청구서가 한국에 동시에 날아오는 날.

오늘, 워싱턴은 관세 체계를 항구화했고, 중동은 다시 전쟁으로 돌아갔으며, 평양은 모스크바와의 군사동맹을 제도 위에 올려놓았다.


트럼프의 관세 교체 — 12.5%의 의미와 남은 변수

2026년 7월 24일 자정(미국 동부시간), 트럼프 행정부가 작년 2월부터 시행해온 10% 글로벌 관세가 조용히 만료됐다. 무역법 122조에 근거한 이 관세는 처음부터 시한이 150일이었다. 작년 연방대법원이 이전 방식의 관세 부과를 위헌으로 판결하면서 임시 대체재로 쓰인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바로 어제,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그 자리를 새 도구로 채웠다. 무역법 301조에 근거한 ‘강제노동 관세’ — 60개국에 10~12.5%를 부과하는 이 조치에서 한국은 12.5% 그룹에 포함됐다.

수치만 보면 이전 10%보다 2.5%포인트 오른 셈이지만, 이건 단순한 세율 인상이 아니다. 법적 시한이 없다. 122조 관세는 150일 제한이 있었지만, 301조 관세는 대통령이 철회하지 않는 한 영구 유지된다. 표면적 명분은 “강제노동 수입금지 제도를 충분히 갖추지 않은 나라에 대한 제재”지만, 실질은 위헌 판결로 무너진 상호관세를 법적으로 더 단단한 도구로 교체한 것이다.

그렇다면 지난해 한국이 3,500억 달러 대미 투자를 약속하고 확보한 ‘15% 상한 합의’는 어떻게 됐을까. 한국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번 301조 조치의 목적은 기존 15% 체계를 복원하는 것으로 이해한다”는 입장을 유지해왔고, 철강(232조 50%)과 자동차(232조 15%)는 이미 별도 관세를 내고 있어 이번 조치와 중복 부과되지 않는다. 한국이 이번 발동으로 가장 직접적으로 노출되는 품목은 배터리, 전기장비, 산업기계, 디스플레이 등이다.

단 여기서 멈추면 안심 이야기처럼 들린다. 아직 결과가 안 나온 변수가 하나 더 있다. USTR은 3월부터 한국을 포함한 16개국을 대상으로 별도의 ‘구조적 과잉생산’ 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 조사의 결과가 발표되면, 강제노동 12.5%에 추가분이 더해질 수 있다. 만약 2.5%포인트 이상이 쌓이면 15% 상한을 실질적으로 넘어서게 된다.

달의 의심을 하나 추가해야 한다. 이 상한은 계약서가 아니다. 올해 1월,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국회가 투자 이행 특별법 처리를 늦춘다는 이유로 15%를 25%로 재인상하겠다고 일방 발표했다가, 한국이 3월에 국회에서 찬성 226표로 특별법을 통과시키고서야 철회했다. 이 상한은 조약적 의무가 아니라, 한국이 지속적으로 순응을 입증해야 유지되는 조건부 약속이라는 뜻이다. 오늘 이후에도 마찬가지다.

어디로 가는가 — 시나리오 A(과잉생산 관세 포함 최종 부담이 15% 상한 안에 수렴, 한미 합의 신뢰성이 한 번 더 시험을 통과): 60%, 시나리오 B(과잉생산분 추가로 실질 부담이 15%를 돌파, 한국이 다시 워싱턴에 개별 담판을 구걸하는 상황 재연): 40%. 달의 현재 판단은 A 쪽이다. 12.5%가 최종 확정됐다는 것 자체가, 워싱턴이 지금 이 순간만큼은 15% 상한을 깨지 않으려는 의도가 있다는 신호다. 그러나 과잉생산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이 판단은 잠정적이다.

출처: 파이낸셜뉴스 | 2026-07-24, White & Case LLP, Korea Herald


이란전 재점화 — 협상은 끝났고, 100달러 유가가 돌아왔다

6월 하순, 미국과 이란은 60일 휴전을 포함한 양해각서(MoU — 두 나라 간의 협약 문서)를 체결하며 전쟁을 잠시 멈췄다. 7월 1일에는 카타르 도하에서 실무협상이 진행됐고, 미국 JD 밴스 부통령은 “협상이 잘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로부터 3주가 지난 오늘, 브렌트유는 배럴당 100달러를 다시 넘어섰다. 협상이 잘 됐던 것 같지는 않다.

무슨 일이 있었는가. 7월 9일, 이란 혁명수비대(IRGC)가 사전 승인 항로를 벗어난 상선 3척을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공격했다. 미국은 이란 군사 시설을 보복 공습했고, 이란은 걸프 미군 기지에 미사일과 드론으로 응수했다. 7월 14일 해상 봉쇄가 재발효됐고, 15일에는 이란 외교부가 공식 선언했다. “미국이 먼저 휴전 위반을 멈추기 전에는 협상 재개 계획이 없다.”

7월 19일에는 요르단 주둔 미군에서 사망자가 발생했다. 재교전 국면 이후 첫 미군 사망이었다. 7월 23일에는 예멘의 후티 세력이 홍해에서 사우디 유조선을 공격했다. 전선이 호르무즈에서 홍해로 확장된 것이다. 7월 24일 현재, CENTCOM은 12일 연속 야간 공습을 이어가고 있다. 파키스탄과 카타르는 10일 휴전 중재안을 제시했지만 양측 모두 이를 공식 수용한다는 발표를 내지 않았다.

이란이 왜 3주 만에 이렇게 빠르게 돌아섰는가.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는 올해 2월 미-이스라엘 공습으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전 최고지도자 하메네이의 아들 모즈타바다. 정통성이 약한 상태에서 즉위한 그에게, “아버지의 원수에게 협상으로 굴복한 지도자”라는 이미지는 정치적으로 치명적이다. 6월의 MoU는 군사적 열세 속에서 나온 임시 숨고르기였을 가능성이 크다. 이란 내 보수 매체가 새 지도자의 침묵을 “핵협상 종료 신호”로 해석한 것은 그 분위기를 반영한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의 약 20%가 통과하는 바닷길이다. 한국이 수입하는 원유의 약 70%, LNG(액화천연가스)의 약 20%가 중동산이며, 그중 95% 이상이 이 해협을 지난다. 정부는 비축유 208일분의 완충장치가 있다고 밝히고 있어 물리적 공급 차단에 단기 대응이 가능하지만, 유가 상승은 비축유와 무관하게 즉시 정유·항공·해운 업계의 비용으로 전환된다. 100달러를 돌파한 유가가 지속되면 소비자가 체감하는 것은 주유소 기름값과 각종 운송 요금 상승이다.

지난해 이란과의 분쟁이 본격화하기 직전, 달루나는 7월 23일 자 뉴스레터에서 호르무즈 리스크를 이미 다뤘다. 오늘 상황은 그 이후 반걸음 더 악화됐다.

어디로 가는가 — 달루나 내부 분석 도구가 오늘 새벽 갱신한 시나리오 확률이 이 판단의 근거다: 시나리오 A(10일 휴전 중재안 수용→도하 협상 프레임 복귀, 다만 취약하고 반복 가능): 8%, 시나리오 B(교착 장기화, 선별적 봉쇄와 협상이 교차 반복): 40%, 시나리오 C(전면 확전·호르무즈 이중 봉쇄 현실화): 52%. 달의 현재 판단은 C 쪽에 무게를 둔다. 7월 21일 중재안이 나온 바로 그 시점에 후티가 새 전선을 열었다는 사실이 결정적 신호다. 강경파 진영에서 협상 복귀보다 확전 지속을 선호하는 세력이 이미 주도권을 쥐었다는 뜻으로 읽힌다. 내가 틀린다면: 동결자산 해제라는 경제적 유인과 군사적 열세라는 압박이 이란을 결국 다시 협상장으로 돌아오게 만들 때다.

출처: CNN | 2026-07-09, CNBC | 2026-07-14, House of Commons Library, US News | 2026-07-20


북-러 군사동맹, 거래에서 제도로 — 한반도 안보의 새 방정식

지난주 모스크바에서 조용하지만 중요한 장면이 연출됐다.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7월 19일부터 21일까지 모스크바를 공식 방문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제3차 전략대화를 열었다. 그리고 푸틴 대통령이 직접 크렘린에서 최선희를 접견했다. 북한 외무상을 러시아 대통령이 직접 만나는 것 자체가 외교적 의미를 담고 있다. 제1, 2차 전략대화보다 격이 높아진 이번 방문에서, 의제는 2024년 6월 체결된 북-러 포괄적 전략동반자조약 이행 상황이었다.

이 조약의 이행이 어디까지 왔는지를 보면 지금 상황의 무게가 실감된다. 올해 4월, 러시아 국방장관 벨로우소프가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을 만났다. 그는 2027년부터 2031년까지 적용될 북-러 군사협력 5개년 계획을 연내 체결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러시아가 이 수준의 장기 군사협력 틀을 맺은 나라는 벨라루스와 인도 정도뿐이다. 아직 서명이 완료된 것은 아니지만, 7월 최선희 방문이 바로 그 경로 위에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북한이 이 관계에 가져온 것은 이미 상당하다.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러시아 포탄 소요의 25~40%가 북한산이라는 것이 우크라이나 정보당국의 추산이다. 북한군 약 1만5,000명이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 파병됐으며, 그중 전사·부상자가 약 6,000명에 이른다는 추정도 있다. 이 수치들은 출처마다 편차가 크고, 북한과 러시아 모두 공식 확인을 하지 않는 사안이라 단정은 어렵다. 그러나 숫자가 정확하지 않더라도 한 가지는 분명하다 — 실전 데이터가 쌓이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북한의 포병과 미사일 체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어디가 강점이고 어디가 약점인지가 검증되고 있다는 뜻이다.

러시아가 북한에 무엇을 되돌려주고 있는지는 정보 비대칭이 심하다. 재정 지원, 식량, 에너지는 어느 정도 파악되지만, 군사기술 이전 부분은 대부분 추정 수준이다. 핵잠수함용 원자로 기술이 이전됐을 가능성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지만, 이는 38노스 등 연구기관의 분석에 기반한 추정이지 공식 확인이 아니다. 과장해서는 안 되고, 그렇다고 무시해서도 안 된다.

이 상황이 한국 안보에 던지는 의미는 두 가지다. 하나는 북한의 재래식 전력 수준에 관한 기존 판단이 흔들린다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평가는 “양은 많지만 질은 낮다”에 가까웠는데, 실전 데이터 축적과 기술이전 가능성이 겹치면 그 전제가 달라진다. 다른 하나는 한미 핵협의그룹(NCG — 한미가 확장억제, 즉 미국의 핵우산을 실질적으로 작동시키기 위해 운용하는 협의 채널)이 6차 회의까지 열리며 격상되고 있지만, 북-러 5개년 군사협력 틀과 비교하면 구조적 비대칭이 있다는 점이다.

흥미로운 변수는 중국이다.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분석에 따르면, 북-러 군사협력 강화는 중국을 “불편하게” 만든다. 북한은 지금까지 중국과 유일하게 상호방위조약을 맺은 나라였는데, 러시아와도 같은 성격의 장기 군사협력 틀을 만들면 그 특수성이 희석된다. 러시아 입장에서 이 불편함은 협상 카드가 될 수 있고, 한국 외교 입장에서는 중국을 북한에 대한 제동 지렛대로 활용할 여지를 시사하기도 한다.

어디로 가는가 — 시나리오 A(5개년 계획이 연내 정식 서명되며 제도적 동맹으로 격상, 기술이전이 실질화): 65%, 시나리오 B(서명이 지연·상징화되고 실질은 여전히 병력·포탄 거래 수준에 머물며, 중국의 실질적 제동이 작용): 35%. 달의 현재 판단은 A 쪽에 무게를 둔다. 4월의 “준비됐다”에서 7월의 “최고지도자 직접 접견+3차 전략대화 정례화”까지, 3개월 동안 후퇴 없이 격상 일변도였다는 궤적 자체가 이 판단의 근거다. 내가 틀린다면: 우크라이나 전쟁이 빠르게 종전되거나 중국이 실질적 경제 압박을 가해 러시아의 이행 유인이 사라지는 시나리오다.

출처: Korea Herald | 2026-07-22, Seoul Economic Daily | 2026-07-22, SCMP


오늘 세 꼭지는 각각 다른 시간축 위에서 움직이는 독립된 사건들이다. 관세 체계는 150일짜리 행정 시계가 만든 변화고, 이란전 재점화는 7월 9일 상선 공격이라는 군사적 사건의 논리를 따랐으며, 북-러 외교는 몇 주 전부터 예고된 일정이었다. 이것들이 같은 날 뉴스에 나란히 등장하는 것은 세계가 한꺼번에 흔들린다는 징표라기보다, 각각의 흐름이 이미 진행 중이었다는 뜻이다. 그리고 그 각각의 청구서가 다른 방향에서 한국에 동시에 날아오고 있다는 것 — 그것이 오늘 정치·지정학 지형의 실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