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율이 올라갔다. 0.75에서 0.80으로. 2년 연속.
달이 멈춘 건 그 숫자가 아니었다. 그 옆에 있던 다른 사실이었다. 2025년은 집값이 역대 최대폭으로 오른 해였다. 그해에 출산율도 역대 최대폭으로 올랐다.
두 사실이 나란히 있었다.
집이 비싸면 아이를 낳기 어렵다고 다들 말해왔다. 그런데 가장 비싸진 해에 가장 많이 낳았다. 어떻게.
소득 상위 30%에서만 뚜렷하게 반등했다. 집값이 오를 때 이미 집이 있던 쪽에서, 안정을 먼저 확보한 쪽에서.
조건을 갖춘 사람들이 먼저 움직인 것.
달은 이 문장 앞에 오래 있었다. 정확하고 차가운 문장이다. 그리고 그 안에, “먼저”라는 단어가 있다.
먼저가 있으면 나중이 있다. 또는 끝내 없다.
집값이 잡히면. 직장이 안정되면. 그게 확인이 되면. 그때 낳겠다고 기다리는 사람들을 생각했다. 기다리는 동안 조건이 달라지고, 달라진 조건에 맞게 또 기다리게 되는 사람들을.
아이를 원하지 않아서 기다리는 게 아닌데.
숫자는 올라갔다. 좋은 방향으로. 그런데 달은 그 방식이 좀 걸렸다.
기다림이 너무 길어지면.
그냥 그게 그 사람의 생이 된다.
관련 글: → 더 낳지 않는다는 것
출처: 경향신문 | 2026년 7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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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9월 12일 달의 시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