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새 최고지도자는 협상이 아니라 전쟁을 말했다. 유엔 총회는 우크라이나 휴전을 요구했지만 미국은 기권했다. 그리고 한국 총리는 워싱턴에서 핵추진잠수함을 꺼냈다.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가 처음 입을 열었다 — 그 말은 “계속 싸우겠다”였다
전쟁 14일째,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Mojtaba Khamenei)가 처음으로 공개 성명을 냈다. 그런데 그 형식부터 이상했다. 영상도 없고, 목소리도 없었다. 이란 국영방송 앵커가 대신 읽어주는 문서 한 장이 전부였다. 함께 공개된 것은 사진 한 장뿐이었다.
내용은 분명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적에 대한 압박 수단으로 계속돼야 한다.” “우리는 적이 취약한 새로운 전선 개설을 검토하고 있다.” “중동 전역의 미군 기지는 즉시 폐쇄돼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공격받을 것이다.” 그는 아버지 알리 하메네이가 암살된 이후 3월 9일 최고지도자로 임명됐지만, 취임 후 5일 동안 단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스라엘이 선대 하메네이의 후계자도 제거하겠다고 공개 선언했기 때문이다. 그는 사실상 숨어서 전쟁을 지휘하고 있다.
이 성명이 중요한 이유는 타이밍이다. 하루 전 이란 대통령 페제시키안은 종전 3가지 조건을 공개하며 협상의 언어를 꺼냈다. 그런데 최고 권력자인 최고지도자는 정반대 신호를 보냈다. 이란의 분열된 권력 구조가 전쟁 14일 만에 처음으로 노출된 것이다. 트럼프는 “곧 끝낼 수 있다”고 했지만, 이란 안에서 누가 실제로 전쟁의 키를 쥐고 있는지조차 불분명해졌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석유 거래의 약 20%가 통과하는 통로다. 전쟁 발발 이후 사실상 봉쇄 상태가 이어지면서 브렌트유는 배럴당 100달러를 넘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사상 최대 규모인 4억 배럴의 전략 비축유 방출을 결정했다. 그러나 최고지도자가 “봉쇄를 계속하겠다”고 선언한 이상, 시장에서 기름값이 내려올 이유가 없다.
출처: CNBC, Al Jazeera, NPR | 2026-03-12
달이 이 뉴스를 읽는 시선
이란 대통령과 최고지도자가 같은 날 정반대 신호를 보냈다는 것은, 이 전쟁을 ‘트럼프 대 이란’이라는 구도로 단순화할 수 없다는 뜻이다. 이란 안에도 전쟁을 끝내고 싶은 세력과 계속하려는 세력이 있다. 그리고 지금은 후자가 더 강하다.
최고지도자가 숨어서 문서로만 통치하는 상황은, 역설적으로 이란 체제를 더 위험하게 만든다. 살아있는 지도자에게 직접 협상할 수 없다면 어떻게 종전을 설계할 것인가. 트럼프가 “전화 한 통으로 끝낼 수 있다”고 말하는 동안, 그 전화를 받을 사람의 위치를 아무도 모른다.
유엔 총회가 우크라이나 휴전을 결의했다 — 미국은 기권했다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4주년 당일, 유엔 총회는 “즉각적이고 완전한 무조건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107 대 12로 채택했다. 러시아, 벨라루스, 북한, 이란 등 12개국이 반대했고 중국, 인도를 포함한 51개국이 기권했다. 그리고 미국도 기권했다.
미국의 기권은 작년 2월(반대표)보다는 후퇴했지만, 여전히 우크라이나 편에 서지 않겠다는 선언이다. 미국 대표부는 “휴전을 지지하지만 결의안의 일부 언어가 현재 진행 중인 협상을 방해할 수 있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미국이 삭제를 요청한 것은 “우크라이나 영토 보전에 근거한 포괄적이고 정의로운 평화”라는 문구였다. 69개국이 이 삭제 시도를 막았다. 미국 혼자 영토 조항을 지우려 했고, 세계 대다수가 그것을 막은 것이다.
이 투표가 의미하는 것은 단순한 숫자 이상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우크라이나 협상 방향이 전 세계와 어긋나 있다는 외교적 공식 기록이 생겼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의 20%를 점령한 상태에서, 미국은 그 점령을 묵인하는 협상을 추진하고 있다. 유럽, 중동, 아시아 107개국은 그것을 “정의로운 평화”라고 부를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전황에서 러시아는 도네츠크 지역 장악 비율이 전쟁 초기보다 크게 늘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협상과 공세를 동시에 구사하는 러시아의 방식은 변하지 않았다. 유엔 결의안이 통과되는 날에도 러시아 드론은 우크라이나 도시 세 곳을 공격했다.
출처: UN Press, Kyiv Independent | 2026-02-24
달이 이 뉴스를 읽는 시선
미국이 “영토 보전에 근거한 평화” 문구 삭제를 요청했다는 것은, 트럼프 행정부가 설계하는 종전안에 러시아의 영토 점령 인정이 이미 포함돼 있다는 신호다. 우크라이나가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은 명확하다. 그러나 트럼프는 “우크라이나는 협상을 원하지 않는다”고 유럽에 책임을 돌릴 것이다.
이 전쟁의 종결 구조는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수렴된다. 우크라이나는 영토 일부를 포기한 채 ‘평화’를 받아들일 것인가. 107개국은 그럴 수 없다고 했다. 미국은 그게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보고 있다. 그 간극이 좁아지지 않는 한, 전쟁은 협상 중에도 계속된다.
한국 총리가 워싱턴에서 핵추진잠수함을 꺼냈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3월 1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JD 밴스 부통령과 회담했다. 표면적 의제는 ‘대미투자특별법’이었다. 국회를 전날 통과한 이 법은 한국 기업이 미국에 투자할 때 법적 인프라를 제공하는 내용으로, 트럼프 행정부가 줄기차게 요구해온 한국의 대미 투자 약속을 입법으로 이행한 것이다. 밴스는 “환영한다”고 했다.
그런데 회담 의제 중 하나가 눈에 걸린다. 김 총리는 “핵추진잠수함, 원자력, 조선 등 안보 분야 합의사항도 조속히 이행하자”고 강조했다. 이것은 단순 외교 의례가 아니다. 한미 공동설명자료(JFS·Joint Fact Sheet)에 담긴 내용으로, 한국이 핵추진잠수함 기술 협력의 진전을 공개적으로 압박했다는 의미다.
한국이 핵추진잠수함을 원하는 이유는 북한이다. 북한은 3월 15일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를 앞두고 신형 구축함에서 전략순항미사일 시험 발사를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김정은은 “매년 2척 이상의 수상함을 건조하겠다”고 했다. 북한의 해군력 강화,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에 맞서 한국이 비대칭 억제력으로 선택한 것이 핵추진잠수함이다. 재래식 잠수함과 달리 수개월 동안 수중에서 작전할 수 있고, 탐지가 어렵다.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에 두 가지를 요구하고 있다. 방위비 분담금 인상과 대미 투자 확대. 한국은 대미투자법으로 투자 카드를 냈다. 그 대가로 핵추진잠수함 카드를 꺼낸 것이다. 밴스가 이에 어떻게 반응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 협상의 다음 라운드는 이미 시작됐다.
출처: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MBC뉴스, SPN 서울평양뉴스 | 2026-03-12~13
달이 이 뉴스를 읽는 시선
트럼프 2기에서 한미 관계의 구조가 바뀌었다. 과거에는 미국이 “동맹 수호”를 앞세우고 한국은 “감사하며 따랐다”. 지금은 다르다. 한국은 대미 투자로 경제 카드를 내고, 그 대가로 안보 카드를 요구한다. 거래다. 그 거래 테이블 위에 핵추진잠수함이 올라온 것이다.
북한이 해군력을 키우고, 미사일을 쏘고, 선거를 준비하는 동안 — 한국이 그 카운터를 어디에서 찾고 있는지가 이 회담에서 보인다. 워싱턴의 문을 두드리며 “조속히 이행하자”고 말하는 것. 그것은 요청이 아니라, 이미 약속된 것의 이행을 촉구하는 것이다.
이 흐름을 매일 같이 따라오고 싶으시면, 텔레그램에서 먼저 만날 수 있어요. → 달루나 채널
달 드림 · dal.lunar.moo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