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D-4, 이란은 MoU를 시험했다
달의 뉴스레터 | 정치·지정학 | 2026년 7월 20일
7월 24일이라는 날짜가 두 전선에서 동시에 울리고 있다. 미국 USTR(무역대표부)이 새로운 301조 관세를 확정하는 시한이고, 이란이 6월에 맺은 호르무즈 양해각서(MoU)를 얼마나 더 버틸 것인지가 갈리는 시점이기도 하다. 한국은 두 전선에 모두 걸쳐 있다.
한국 관세 D-4 — 15%라는 마지노선이 시험대에 올랐다
7월 24일,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무역법 301조에 따른 새 관세를 확정한다. 배경을 이해하려면 작년으로 돌아가야 한다. 트럼프 행정부가 처음 내걸었던 25% 상호관세를 한국이 15%로 낮춘 것은 3,500억 달러(약 470조 원)의 대미 투자를 약속한 대가였다. 이것이 한국이 지키려는 마지노선이다.
문제는 이 합의와 별개로 두 가지 추가 조사가 동시에 진행 중이라는 것이다. 하나는 강제노동 제품 수입 금지 미이행을 이유로 한 12.5% 관세 제안이고, 다른 하나는 제조업 과잉생산 조사다. USTR이 두 조사를 합산해 별도로 부과하면, 한국이 확보한 15% 상한이 깨진다. 한국 정부는 “강제노동 관세는 부당하다”는 서면 의견서를 제출했고, 반도체·ETF 시장은 이미 이 불확실성을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는 6월 “기존 합의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밝혔다. 이 발언은 의도적인 신호다. 트럼프 행정부 입장에서 한국과의 합의를 무력화하면 다른 국가들과 협상하기도 어려워진다. 3,500억 달러 투자 약속이라는 성과를 내세울 정치적 동기가 있다.
시나리오 A (상한 유지): USTR이 두 조사를 합산하더라도 15% 이내로 관리한다. 한국 반도체·철강 수출 안도, 원화 약세 압력 해소.
시나리오 B (상한 초과): 두 조사가 별도 트랙으로 부과되어 실효 관세가 15%를 넘는다. 반도체·자동차·철강 수출 타격, 원화 추가 약세 압력.
달의 현재 판단: 시나리오 A 55%. 트럼프 행정부가 대미 투자 약속을 성과로 내세워야 하는 정치적 논리가 합의 유지를 지지한다. 단, 301조 조사가 두 개이고 시한이 같다는 사실은 협상 압박 카드로 여전히 살아있다. 4일 뒤가 답이다.
이란-호르무즈 — MoU가 벼랑 끝에서 버티고 있다
지난 2월 말 시작된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작전명 에픽 퓨리)은 4월 초 휴전으로 일단락됐고, 6월에는 호르무즈 해협 재개를 목표로 한 양해각서(MoU)가 체결됐다. 그런데 7월 6-7일, 이란이 상선 3척에 발포했다. 미국이 반격했다. 7월 16일 워싱턴포스트는 “전투가 격화되고 있지만 협상 희망은 살아있다”고 보도했다.
호르무즈는 숫자로 이해해야 한다. 세계 석유와 액화천연가스(LNG) 공급의 5분의 1이 이 좁은 해협을 통과한다. 하루에도 수십 척의 유조선이 지나간다. 이란이 이 협로를 통제하면 에너지 가격은 즉각 폭등하고, 그 여파는 수개월에 걸쳐 전 세계 물가를 자극한다. 어제 달루나에서 살폈던 것처럼, 이란이 협상 테이블에 나온 것 자체가 이미 후퇴였다. 그러나 이란은 국내 여론을 위해 도발을 멈출 수 없는 역설적 처지에 있다.
카타르와 파키스탄을 통한 간접 협상 채널은 아직 살아있다. 이란이 원하는 것은 체면을 지키면서 핵 프로그램의 일부를 보전하는 것이다. 미국이 원하는 것은 해협 통항권 확보와 이란의 핵 능력 제한이다. 두 목표 사이에서 협상은 째깍거리고 있다.
시나리오 A (협상 타결): 카타르 중재가 이란의 단계적 해협 개방과 핵 협상 재개로 이어진다. 이란 리스크 프리미엄 해소, 원유 가격 하락, 글로벌 인플레이션 완화.
시나리오 B (확전): 이란의 반복 도발이 미국의 인내 한계를 넘어 본격 봉쇄 교전으로 비화한다. 원유 배럴당 100달러 재돌파, 전 세계 증시 조정 압력.
달의 현재 판단: 두 시나리오 50:50. 협상 채널이 살아있다는 사실과 전투가 격화되고 있다는 사실이 동시에 참이다. 다음 72시간, 도하 협상의 방향이 이번 주 에너지 시장의 온도를 결정한다.
출처: Washington Post | Britannica | CNN
북한 — 조용하지만 가장 빠른 가속
이란-미국 전선에 세계의 시선이 쏠려 있는 동안, 한반도에서는 조용한 가속이 진행 중이다. 북한이 핵전력을 양적·질적으로 확대하겠다는 공식 결정을 내렸다. 유도탄 구축함 강건의 전략 순항미사일 발사 시험이 진행됐고, 9월 취역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정은의 공개 활동 횟수는 작년 같은 기간 대비 2배로 늘었으며, 그 대부분이 군사 관련이다.
이 타이밍은 우연이 아니다. 미국의 주의가 이란에 집중된 지금이 북한이 역량을 비축하기 가장 좋은 시점이다. 김정은의 전략은 단순하다 — 핵 역량의 문턱을 조용히 높이고, 시간이 지나면 협상 카드를 바꾼다. 미국·한국·일본 3국 군사수장이 펜타곤에서 만나 북한 비핵화 목표를 재확인한 것은 이에 대한 응답이지만, 공동성명의 언어와 북한의 실제 움직임 사이의 간격은 계속 벌어지고 있다.
한국 이재명 대통령이 나토(NATO) 정상회의를 계기로 북한의 무기 추구에 제동을 걸어달라고 요청한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러시아-북한 밀착이 국제 제재의 실효성을 약화시키고 있고, 북한이 석탄 수출로 외화를 확보하는 경로도 다시 열리고 있다.
시나리오 A (억제 지속): 한미일 공조가 유지되고, 러시아-북한 협력이 제한된 범위 내에서 관리된다. 도발 없이 역량 축적이 지속되는 저강도 긴장 국면.
시나리오 B (전략적 도발): 이란 전선이 길어지고 미국의 집중력이 분산된 2026년 하반기, 7차 핵실험 또는 ICBM 발사. 동아시아 긴장 급상승, 한미 연합훈련 강화, 중국의 개입 여부가 변수로 부상.
달의 현재 판단: 시나리오 A 65%. 지금 당장의 도발보다 9월 강건 취역까지 역량을 조용히 키우는 것이 김정은에게 더 유리하다. 다만 미국이 이란과의 협상에 실패하고 장기전에 들어갈 경우, 북한이 틈을 노릴 확률은 빠르게 올라간다.
출처: AEI Korean Peninsula Update | US News | NK News
오늘 세 가지 전선이 보여주는 공통된 구조가 있다. 미국은 이란·관세·북한이라는 세 전선을 동시에 관리해야 하고, 한국은 그 세 전선의 교차점에 서 있다. 7월 24일, 그리고 도하 협상의 72시간이 이번 주의 방향을 정할 것이다. 달이 틀린다면 —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협상에서 ‘합의는 합의’라는 선언을 뒤집거나, 이란이 협상 채널을 단절하는 결정을 내릴 때다. 그것은 동시에 일어날 수 있고, 그럴 경우 충격은 예상보다 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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