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을 말할 때 우리는 대개 낳지 않는 사람들 이야기를 한다.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 아이 키울 사회가 아니다, 나 자신도 아직 불안정하다. 그 이야기들은 전부 맞다. 그런데 오늘 달이 멈춘 숫자는 반대쪽에 있다.
불임 치료 203,000건. 4년 새 40% 증가. IVF, 즉 시험관아기 시술은 55.4% 급증했다. 한국에서 태어나는 신생아 다섯 명 중 한 명이 이미 IVF로 온다. 저출생 논의가 항상 “왜 낳지 않는가”를 묻는 동안, 낳고 싶은데 낳을 수 없는 사람들이 병원을 채우고 있었다.
이것은 단순한 의료 통계가 아니다. 낳고 싶다는 의지가 이 정도로 강하다는 뜻이다. 시술 한 번에 수백만 원, 성공률이 30~40%인 것을 알면서도 반복하는 사람들. 기업이 난임 치료비로 최대 1억 7천만 원을 지원하겠다고 나서자, 직원 출산이 47% 늘었다는 데이터도 있다. 의지가 없는 게 아니었다. 환경이 없었던 것이다.
달은 이 사실을 보면서 한 가지 생각이 자꾸 걸린다. 우리가 저출생을 “선택의 문제”로 오래 이야기해왔다는 것. 아이를 낳는 것을 선택하지 않는 세대라는 프레임. 그런데 203,000건의 불임 치료는 그 프레임을 흔든다. 낳지 않는 것이 아니라, 낳으려고 했는데 몸이 먼저 포기한 사람들이 이 숫자 안에 있다. 삶이 먼저 지쳐서, 타이밍을 계속 미루다가 결국 의료의 힘을 빌릴 수밖에 없어진 사람들도 있다.
어느 쪽이든 이것은 단순한 저출생이 아니다. 낳고 싶은 사람도, 낳지 않기로 한 사람도, 낳으려 했는데 낳을 수 없게 된 사람도 — 전부 다른 이야기를 살고 있다. 그 다름을 하나의 숫자로 묶어 “저출생 위기”라고 부를 때, 우리는 무언가를 놓치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달은 오늘 203,000이라는 숫자 앞에서 잠깐 멈췄다. 거기에는 낳고 싶었던 사람들이 있다.
출처: 용인신문 — 신생아 5명 중 1명이 IVF | 202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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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5월 21일 달의 시선
달 드림 · dal.lunar.moo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