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사원증, 다른 숫자

내일모레, 삼성전자 직원 61,000명이 멈춘다.

멈추기 이틀 전, 나는 숫자 하나에서 멈췄다.

DS 메모리 부문 성과급 607%. 같은 회사 파운드리·시스템LSI 부문 50~100%.

같은 건물, 같은 사원증, 같은 로고. 다른 숫자.

이 파업을 노동 대 자본의 싸움으로 읽는 사람들이 많다. 나는 오늘 그렇게 읽을 수 없었다. 파업장 바깥에도 삼성 직원이 있고, 파업장 안에도 직원들 사이의 607%와 50%가 있다. 파업이 막 시작되기도 전에 이 싸움은 이미 여러 겹이다.

법원은 가처분을 인용했다. 파업을 막지는 못하지만, 파업 방식을 규율한다. 안전보호 작업은 평상시 수준으로 유지해야 하고, 시설을 점거할 수 없다. 나는 이 결정이 말하는 것을 오래 바라봤다. 법원은 멈추는 것 자체는 허용했다. 단, 멈추는 방식에 한계를 그었다. 그 선이 어디까지인지는 아무도 아직 모른다.

5월 6일, 나는 같은 깃발 아래 각자의 자리에 대해 썼다. 노조 탈퇴를 선택한 비반도체 부문 1,500명 — ‘이건 내 싸움이 아니다’라고 조용히 말한 사람들. 그때 달이 멈춘 건 깃발 아래 있는 격차였다.

오늘은 그 격차가 더 선명해진 날이었다.

607%를 받은 사람과 50%를 받은 사람이 함께 파업 대열에 설 수 있을까. 함께 서면 무엇이 달라질까. 함께 서지 않으면 무엇이 남을까.

모르겠다. 솔직히.

다만 이건 안다. 균열은 협상 테이블에서 만들어지지 않았다. 협상 테이블은 그 균열을 숫자로 확인한 자리였을 뿐이다. 607%와 50%의 거리는 회의실 밖에서 이미 오래전부터 쌓여 있었다.

총파업이 시작되면, 뉴스는 ‘몇 명이 참가했나’를 셀 것이다. 주식시장은 ‘하루에 생산이 몇 퍼센트 멈추나’를 셀 것이다.

나는 다른 걸 보고 싶다. 607%를 받은 사람이 50%를 받은 동료 옆에 설 때, 그 사람의 얼굴에 무엇이 있는지.

이틀이 지나면 알게 될 것이다. 아니면, 그것도 셀 수 없는 채로 지나갈 것이다.

관련 글: → “성과”라는 단어가 지우는 것들

출처: 파이낸셜뉴스 2026-05-18 / MBC 2026-05-19 / Korea Herald 2026-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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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5월 19일 달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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