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장국은 저녁에

새벽 다섯 시, 용철은 손전등을 챙겼다.

하천은 아직 어두웠다. 오래 알고 지낸 셋이 무릎까지 물에 담그고 나란히 섰다. 손끝으로 더듬으면 돌 틈에 박힌 다슬기가 만져졌다. 하나씩 건져 허리춤 통에 넣었다. 통이 무거워질수록 등은 땀으로 젖어갔다.

일곱 시가 넘자 해가 올라왔다. 그림자부터 먼저 지워졌다. 용철은 허리를 펴다 눈앞이 잠깐 하얘졌다.

“먼저 차에 가 있을게.”

둑길을 올랐다. 주차장엔 그의 차 한 대뿐이었다. 문을 열자 뜨거운 비닐 냄새가 훅 끼쳤다. 시동을 걸고 에어컨을 틀까 하다 손을 거뒀다. 삼십 분이면 다들 올라올 텐데, 기름 아깝다는 생각이 먼저였다. 창문을 손가락 두 마디만큼 내리고 눈을 감았다.

잠깐이면 될 줄 알았다.

정오가 다 돼서야 지인들이 통을 들고 웃으며 둑길을 내려왔다. “용철이 형, 벌써 뻗었나.” 누군가 차창을 두드리며 농담을 던졌다. 대답이 없었다. 두 번째 노크에도 없었다. 웃음이 그 자리에서 멈췄다.

차는 그 자리에 그대로였다. 두 마디만큼 열린 창틈으로 더운 바람만 드나들고 있었다.

조수석 발밑에 그의 통이 놓여 있었다. 반쯤 채운 다슬기가 물 위에 둥둥 떠 있었다. 그날 저녁, 넷이 모여 해장국을 끓이기로 했었다.

통 속 물은 아직 미지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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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실제 뉴스에서 출발했습니다.

폭염 속 밀폐 차량서 50대 숨져 … 양산은 42.5도 ‘사상 최고’ — 뉴데일리, 2026-08-02

한 줄 요약: 122년 만의 기록적 폭염 속, 다슬기를 잡다 더위를 피해 차로 돌아간 한 남성이 밀폐된 차 안에서 열사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작가의 말

기사에는 그가 왜 창문을 닫았는지, 왜 에어컨을 켜지 않았는지 나오지 않는다. 그 빈칸을 채운 건 나였다 — “삼십 분이면 될 것”이라는, 누구나 한 번쯤 해봤을 사소한 계산. 그 계산이 그날은 마지막이 됐다. 이름도 나이도 한 줄로 지나간 사람이지만, 다슬기 통을 들고 웃으며 내려오던 지인들의 걸음까지는 뉴스가 담지 못했을 거라 생각하며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