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워싱턴은 핵을 가져도 되는 자와 안 되는 자를 동시에 결정했다. 사우디아라비아에는 우라늄 농축 허가를, 파키스탄에는 공습 방관을, 이란에는 “요청한 적도 없고 협상하지도 않는다”는 말을 강요하며. 세 결정은 같은 주에 벌어진 별개의 사건이지만, 우연히 겹쳐 드러낸 것이 있다 — 핵을 가질 자격을 정하는 기준이 NPT(핵확산금지조약)도 IAEA(국제원자력기구)도 아닌, 워싱턴과의 동맹 서열이라는 사실이다.
이란은 협상하지 않는다 — 그러나 3일째 총성은 없다
7월 27일, 이란 외무부 대변인 에스마일 바카에이는 분명하게 말했다. “우리는 현재 미국과 어떠한 협상도 하지 않고 있다.” 그는 “미국이 이란의 요청으로 폭격을 중단했다”는 트럼프의 주장을 “조작”이라 불렀다. 같은 날, 미-이란 상호 공격 중단은 사흘째 이어지고 있었다.
말과 행동이 어긋난다. 진짜 교착이라면 왜 양측 모두 발포를 멈췄는가.
이 역설을 이해하려면 이란의 이중 트랙 화법을 알아야 한다. 이란은 “미국과의 협상”은 공식적으로 부인하면서, “오만과의 호르무즈 협의”는 “양자 사안”으로 인정하고 있다. 공개 채널에서는 굴복이 아니라고 강경파에게 명분을 주면서, 실질 채널(오만 경로)은 열어두는 방식이다. 같은 날 바카에이가 “메시지 교환은 계속하고 있다”고 덧붙인 사실이 이를 확인해준다. CNN, Al Jazeera, NPR이 7월 27일 동시에 보도한 내용이다.
카타르와 파키스탄 중재자들은 양측을 협상 테이블로 돌려보내려 하고 있다. 트럼프는 “새 합의 없으면 폭격을 재개하겠다”고 경고했고, 마이크 월츠 국가안보보좌관은 “장전된 채 대기 중(locked and loaded)”이라는 표현을 7월 26일 폭스뉴스에서 썼다.
왜 지금인가. 6월 17일 체결된 MOU(양해각서, 60일간 핵무기 개발 동결과 호르무즈 통항 정상화를 담은 잠정합의)가 붕괴한 뒤 산발적 교전이 재개됐고, 7월 25일부터 비공식적인 공격 중단이 다시 시작됐다. 시장은 이 중단에 빠르게 반응했다 — 브렌트유는 약 11% 급락해 85달러대로, WTI는 약 7% 하락했다. 그런데 문제는 그 중단의 근거로 시장이 믿었던 “오만 협상 진전”을, 이란 외무부가 공식적으로 부인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무슨 말인가. 유가 급락은 타결이 아니라 포지션 청산의 신호였다. 협상이 아니라 폭격 중단이라는 관찰 가능한 사실 하나에 반응한 것이다. 이란이 협상을 부인한 것은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수사적 포지셔닝에 가깝고, 실제 채널은 “오만과의 호르무즈 협의”라는 이름으로 계속되고 있다. 핵심 쟁점인 호르무즈 통항료 문제 — 이란은 “주권 인정 기반의 통항료 수취”를 요구하고, 미국과 오만은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 — 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이 구조적 충돌이 해소되지 않는 한, 중단은 타결이 아니다.
달의 의심. 이란이 6월 MOU 붕괴 이후에도 협상력 계산을 멈추지 않았다는 전제 위에서, 오늘의 “협상 없다” 발언을 교착의 증거로 읽으면 오독이다. 오히려 이것은 이란이 “미국에 애원했다”는 트럼프의 서사에 맞서 내부 여론을 관리하는 동시에, 오만 채널을 “미국과의 협상”과 분리해 정치적으로 생존시키려는 시도에 가깝다. 내가 틀린다면, 통항료 협상에서 이란의 요구가 너무 구체적이고 구속력 있어서 실제로 협상 불가 상태가 됐을 때다.
어디로 가는가. 시나리오 A(공격 중단 유지 + 오만 채널 제도화) 60% — 달의 현재 판단: A. 공격 중단이라는 관찰 가능한 사실이 바뀌지 않는 한, 이 궤적이 우세하다. 이란의 “협상 없다” 발언은 채널의 종료가 아니라 채널의 이름을 바꾼 것이다. 시나리오 B(통항료 쟁점 결렬 → 공격 재개) 40% — 6월 MOU가 한 달여 만에 붕괴한 전례, 트럼프의 재개 경고, 이란 강경파의 압박이 재확전 트리거를 살려두고 있다. 어제 달루나 분석(7/28)에서 이란 협상을 B 65%로 봤으나, 오늘 이란의 공식 채널 분리 전략이 확인되면서 A 60%로 조정한다.
이란은 안 되고 사우디는 된다 — 핵협정이 만든 이중 기준
7월 22일,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장관과 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장관이 핵협정에 서명했다. 협정의 핵심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자국 내에서 민간용 원자로를 위한 핵 연료를 직접 농축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는 것이다. CNN, 미국 에너지부, 아시아경제 모두 같은 날짜와 같은 당사자로 확인했다.
이 협정이 세상에 나온 맥락을 기억해야 한다. 미국이 이란과 전쟁을 시작한 명분은 이란의 핵무기 개발 시도였다. 그 전쟁이 진행 중인 상태에서, 같은 중동 국가에 우라늄 농축을 허용한 것이다.
우라늄 농축이 왜 민감한지 먼저 짚어야 한다. 원자로 연료에 쓰이는 저농축 우라늄(3~5%)과 핵폭탄에 필요한 고농축 우라늄(90% 이상)은 같은 기술과 장비를 쓴다 — 농축도의 차이일 뿐이다. 농축 시설을 보유한 나라는 언제든 “연료용”에서 “무기용”으로 전환할 수 있는 기술적 문턱을 이미 넘은 셈이다.
협정의 구체적 내용을 따져보면 차이가 있다. 사우디 협정에는 10년간 농축 유예 기간, 2년간의 기술 타당성 연구, 미국이 소유하고 운영하는 “블랙박스” 농축 시설(사우디 인력 접근 금지) 방안이 포함돼 있다. 이는 즉각적인 무기급 농축을 막는 조건들이다. 미국 원자력법 123조에 근거한 협정(이른바 ‘123협정’)에는 통상 농축·재처리 포기 의무가 포함되는데, 이번 협정은 그 기준을 낮췄다. 비확산 전문가 켈시 다벤포트(Arms Control Association)는 “UAE가 2009년 세운 ‘골드 스탠더드'(농축·재처리 완전 포기)에서의 후퇴”라고 평가했다. 협정 전문은 비공개 상태다.
왜 지금인가. 이란전쟁 5개월째, 이란의 핵 시설을 파괴하는 작전과 병행해 사우디에 핵 연료 농축을 허용하는 협정이 나왔다. 아직 확인되지 않은 부분이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이 협정을 아브라함 협정(이스라엘-아랍국 정상화 합의) 가입의 인센티브와 사후적으로 연계시켰다.
실제로 무슨 말인가. 이 협정의 무게중심은 “사우디가 지금 당장 농축을 시작하는가”가 아니다. 이미 발생한 효과는 세 가지다. 첫째, UAE가 2009년 체결한 “골드 스탠더드” 123협정에 내장된 재협상 조항이 활성화될 수 있다 — UAE가 “사우디도 받은 조건이면 우리도 재협상 가능”이라고 나올 명분이 생겼다. 둘째, 이란은 “농축은 국적이 아니라 안전조치의 문제”라는 논리를 확보했다 — 이란 외무부가 이를 협상 레버리지로 쓸 가능성이 높다. 셋째, 튀르키예·이집트가 “예의주시” 단계로 들어섰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10년 유예가 있다 해도, 이 선례 효과는 협정 발효 여부와 무관하게 이미 작동 중이다.
달의 의심. 이 협정이 “중동 핵 도미노”를 촉발한다는 서사는 아직 근거가 약하다 — 블랙박스 구상의 기술적 현실성이 낮다면, 오히려 사우디의 실질 농축 능력 확보가 어렵다는 뜻이기도 하다. 내가 더 신뢰하는 리스크는 즉각적인 핵 확산보다, 미국이 스스로 세운 비확산 기준선을 낮췄다는 사실이 이란 협상 테이블에서 미국의 협상력을 약화시키는 방식이다. 한국의 경우, 한국수력원자력이 사우디 원전 수주 경쟁에 참여 중이라는 사실과도 연결된다 — 사우디가 미국의 핵기술 파트너로 고착된다면 한국의 원전 외교에는 어떤 함의가 있는가.
어디로 가는가. 시나리오 A(협정이 법적 궤도를 유지하며 동맹 기반 비확산 기준이 구조적으로 고착) 55% — 달의 현재 판단: A에 무게를 둔다. 이미 서명된 법적 문서라는 관성, 양측의 강한 경제적 유인, 그리고 선례 효과가 협정 발효 여부와 무관하게 이미 진행 중이라는 점이 근거다. 시나리오 B(아브라함 협정 연계 조건이 발목을 잡아 이행 지연·후퇴) 45% — 사우디는 팔레스타인 국가지위 문제를 정상화의 전제조건으로 고수해왔고, 이란전쟁 여파로 지역 여론이 경색됐다. 의회 내 비확산 강경파의 반발도 변수다.
잊혀진 핵보유국의 전쟁 — 파키스탄 vs 탈레반 드론
세계 언론이 이란에 집중한 사이, 핵보유국 파키스탄이 아프가니스탄 탈레반과 반년 넘게 전쟁을 치르고 있다. 7월 28일 유엔 아프가니스탄 지원단(UNAMA)이 발표한 집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499명의 민간인이 사망하고 1,216명이 부상당했다. 같은 기간 이란-미국 전쟁 이야기가 헤드라인을 장악하는 동안 이 수치는 거의 보도되지 않았다.
분쟁의 뿌리는 2021년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복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탈레반은 파키스탄 탈레반(TTP — Tehrik-i-Taliban Pakistan, 파키스탄 내 반정부 무장세력)을 사실상 비호해왔다. 파키스탄은 TTP의 국경 침투에 맞서 2025년 10월 아프가니스탄 내 TTP 기지를 직접 공습하기 시작했고, 2026년 2월 양측은 전면 충돌에 들어갔다. 파키스탄은 2월 27일 “아프가니스탄과 전쟁 상태”를 공식 선언했다.
7월 1일, 탈레반은 파키스탄 발루치스탄에 드론으로 직접 공격했다. Al Jazeera가 확인한 최초의 아프가니스탄 → 파키스탄 본토 직접 드론 공격이다. 파키스탄이 드론 4기를 요격했고, 2명이 부상을 입었다. 7월 7일에서 8일 사이 발루치스탄 공격으로 42명이 추가로 사망했다.
왜 지금인가. 무력충돌 위치·사건 데이터를 추적하는 국제 연구기관인 ACLED에 따르면, 파키스탄은 올해 200회 이상 아프가니스탄 내 공습을 가했으며 그 중 절반가량이 민간인 거주지 인근에서 발생했다. 탈레반은 정규 공군이 없어 민간용 상업 드론을 개조해 폭발물을 탑재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두 차례의 이드(이슬람 명절) 휴전과 4월 중국의 중재 시도도 이 추세를 꺾지 못했다.
실제로 무슨 말인가. 이 전쟁을 “잊혀진 충돌”로 부르는 이유는 단순히 언론 주목도가 낮기 때문만이 아니다. 파키스탄은 핵보유국이다. 같은 시기 미국이 이란에 “핵무기 개발 가능성”을 명분으로 전쟁을 벌이는 동안, 파키스탄이 실제 핵을 보유한 채 내전에 가까운 불안정을 겪고 있다는 사실에는 거의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다. 워싱턴의 반응도 선명하다 — 앨리슨 후커 국무부 정무차관은 파키스탄의 탈레반 공격 대응권을 옹호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파키스탄 군 지휘부를 “존경하는 위대한 지도자들”이라 평가했다. 이란에 폭탄을 투하하는 워싱턴이 파키스탄의 아프간 공습에는 “자위권”을 지지하는 것이다.
달의 의심. 파키스탄의 핵시설이 이 전쟁으로 직접 위협받고 있다는 징후는 이번 취재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 이 사실 자체가 이미 결론의 일부다. 핵안보 붕괴가 임박했다는 서사는 현 시점에서 근거가 없다. 진짜 우려는 가능성의 문제가 아니라 감시의 문제다. A.Q. 칸 네트워크(파키스탄 핵 기술의 북한·리비아 확산 전례)는 20년 전 역사지만, 당시에도 파키스탄이 핵 내부 단속에 집중하기 어려운 상황이 배경으로 작용했다. 반년 넘는 전쟁, 반복된 내부 공격, 느슨해진 국제 감시가 그 조건을 다시 만들고 있다면, 이것은 지금 당장의 위기가 아니라 구조적 경고다.
어디로 가는가. 시나리오 A(중국 우루무치 채널을 통한 안정화, 소모전 수준에서 억제) 40% — 중국은 중국-파키스탄 경제회랑(CPEC)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했고, 이 불안정이 지속되면 직접 손실을 입는다는 강한 유인이 있다. 그러나 4월 이후에도 7월 1일, 7일 공격이 이어졌다는 사실이 이 시나리오의 한계다. 시나리오 B(탈레반 드론 공격 반복·확대 → 파키스탄 국내 안보 위기 전이) 60% — 달의 현재 판단: B. 10월 이후 추세선(2월 8개 주 공습 확대 → 6월 민간인 대량 사상 → 7월 본토 드론 공격)은 일관되게 상방이다. 두 차례 휴전도, 중국 중재도 이 추세를 꺾지 못했다는 것이 B에 무게를 두는 근거다. 핵 안보 리스크는 이 궤적이 이어질 경우에만 “구조적 우려”에서 “실질 변수”로 격상된다.
세 꼭지를 세로로 나란히 세우면 하나의 축이 보인다. 사우디는 허락을 받았고(부여), 파키스탄은 감시 없이 방치됐으며(방치), 이란은 협상조차 하지 않는다고 스스로 선언해야 하는 처지로 내몰렸다(거부). 이것은 누군가 설계한 하나의 정책이 아니라, 같은 주에 벌어진 세 개의 결정이 우연히 드러낸 동맹 기반 비확산 체제의 실제 작동 방식이다. 그 기준은 조약이 아니라 동맹의 깊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