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은 셋인데, 결론은 하나도 없다. CLARITY Act는 상원 달력에 번호표만 들고 기다리고 있고, 연준은 오늘과 내일 이틀에 걸쳐 회의를 열고 있으며, 한국의 과세 시계는 2027년 1월을 향해 조용히 째깍이고 있다. 이 세 개의 시계는 서로 다른 이유로, 서로 다른 속도로 움직이는데 — 그것이 이번 주를 크립토 시장에서 유독 숨 막히게 만드는 진짜 이유다.
시장 온도
비트코인은 약 6만 4천 달러대 중반에 머물러 있다. 전일 대비 소폭 반등한 숫자지만, 그 밑에 깔린 공기는 안도보다는 정지에 가깝다. 며칠 전 미국의 이란 공습 중단 소식이 전해지며 시장 전반의 위험선호가 살아날 법했는데, 비트코인은 이 재료에 사실상 무반응이었다. 이더리움은 달랐다. 이번 달 들어 비트코인을 눈에 띄게 앞서는 흐름이 계속되고 있고, 이것이 단순한 가격 차이인지 알트코인으로의 로테이션 신호인지는 오늘도 판독하기 어렵다. 공포탐욕지수는 두 주 전의 뚜렷한 공포 구간에서 벗어나 중립(약 50) 근처로 올라왔다. 그러나 이 중립은 확신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판단을 유보한 결과다. 시장은 방향을 정한 것이 아니라, 내일 오후 연준 정책성명에서 나올 한 문장을 기다리며 숨을 고르고 있다.
사이클 위치
2024년 4월 반감기로부터 27개월. 비트코인의 역대 네 번째 반감기(블록 보상 6.25에서 3.125 BTC로 절반)가 일어난 지 2년이 훌쩍 넘었고, 그사이 비트코인은 2025년 10월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뒤 지금은 그 정점에서 약 45% 내려와 있다. 과거 두 번의 큰 사이클(2017-18, 2020-21)에서 이 정도 낙폭은 “조정이 아니라 하락장의 본격적인 시작”이었지만, 이번 사이클은 다르게 읽히는 부분이 있다. 사상 최초로 제도권 비트코인 현물 ETF가 존재하고, 기관 자금이 실시간으로 유입·유출되는 구조 속에서 가격이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의 -75% 이상 붕괴가 이번에도 반복되는지, 아니면 기관의 상시적 매수세가 하방을 받쳐 덜 심한 조정으로 끝나는지 — 지금은 아직 결론을 낼 수 없는 단계다. 큰 그림에서 지금은 사이클 중후반부의 조정 구간이며, 바닥을 확인했다고 말하기에는 이르다.
꼭지 1 — CLARITY Act: 데드라인이 도망가고 있다
미국의 디지털자산시장명확화법(Digital Asset Market Clarity Act, CLARITY Act)은 하원을 통과하고(2025년 7월, 294-134), 상원 은행위원회를 통과하고(올해 5월 15일, 15-9), 지금은 상원 입법 달력 423번을 들고 대기 중이다. 그런데 전체 상원 표결은 아직 상정조차 되지 않았다.
왜 지금 이 법안이 중요한가. 미국 상원은 8월 10일 전후로 휴회에 들어간다. 그전에 표결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이 법안의 2026년 통과는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월가와 워싱턴의 분석가들이 일제히 “7월 말이 마지막 기회”라고 이야기하는 이유다.
실제로 무슨 말인가. 이 법은 암호화폐가 증권인지 상품인지를 법으로 명확히 구분하고, 기관 투자자들이 미국 안에서 규제 아래 암호화폐를 거래할 수 있는 틀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쉽게 말해 “코인을 합법적으로 금융상품으로 다룰 수 있는 규칙”을 처음으로 성문화하는 것이다. 이게 없으면 기관들은 계속 불확실성을 안고 행동해야 하고, 그 불확실성이 지금 시장의 긴장 중 일부다.
장애물은 세 가지다. 첫째,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과 관련된 암호화폐 사업에서 약 14억 달러의 수익을 올린 사실이 공시됐는데, 이 상황에서 정부 관리의 암호화폐 보유를 규제하는 조항 없이 법을 통과시켜서는 안 된다는 민주당의 강한 반대가 있다. 둘째, 비수탁형(탈중앙화)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을 법적 책임에서 보호하는 604조 항목에 대해 법 집행 기관이 “이 조항이 있으면 범죄 수사가 어렵다”고 우려한다. 셋째, USDC 스테이블코인으로 코인베이스가 버는 연간 약 13억 달러 수익을 어떻게 규제할지를 둘러싼 은행 업계와의 갈등이다.
표결을 위해서는 필리버스터를 막는 데 60표가 필요하다. 공화당 53석 중 호킬리·폴 의원이 반대하고, 민주당에서는 갤레고(애리조나)·알소브룩스(메릴랜드) 두 명만 조건부 지지를 표명했다. 수학적으로 아직 7표 이상이 부족하다.
달의 의심. 재무장관 베선트가 “1야드 라인(골 앞 1미터)”이라고 했던 법안 통과가, 그 발언 이후 열흘이 지나도록 표결 날짜조차 잡히지 않고 있다. 데드라인 표기가 언론마다 “8월 7일”, “8월 10일”로 달리 나오는 것은 단순 오탈자가 아니라 합의 자체가 없다는 신호다. 3번의 사이클을 거치며 가장 많이 본 패턴 중 하나가 “지연이 곧 실패로 굳어지는 것”이었다. 법안 통과 기대가 시장에 일부 반영돼 있다면, 그 기대가 서서히 빠지는 형태의 되돌림이 올 수 있다. (달의 뉴스레터 7/25 — CLARITY Act 합의·ETF 스트릭 분석)
어디로 가는가. 시나리오 A(60%) — 9월 정기 회기까지 밀리는 형태로 올해 입법은 무산된다. 시장은 “통과 실패”가 아니라 “지연” 프레임 안에 있는 한 급락보다는 조용한 실망감이 주가 될 것이다. 시나리오 B(40%) — 8월 초 돌발 협상이 성사되어 표결이 열린다. 이 경우 단기 급등 촉매가 될 수 있다. 내가 틀린다면, 9월 국회에서 조건이 맞아 협상이 전광석화처럼 타결되는 경우다.
꼭지 2 — FOMC와 ETF: 관망은 내일 끝난다
오늘과 내일(7월 28~29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올해 다섯 번째 금리 정책 회의를 열고 있다. 회의 결과는 한국 시간 30일 새벽에 발표된다. 시장 예측 도구들이 계산하는 동결 확률은 80% 이상으로 높다 — 즉 금리 변화 자체보다 파월 전 의장을 대신해 처음으로 회의를 주재하는 케빈 워시 신임 의장이 어떤 말을 쓰는지가 이번 회의의 진짜 관전 포인트다.
왜 지금 이 타이밍인가. 비트코인은 지난 7월 27일 미국과 이란이 공습을 중단하는 소식이 나왔음에도 가격이 거의 움직이지 않았다. 위험자산에 우호적인 재료가 나왔을 때 오르지 않는 자산은 보통 “이미 다른 재료를 기다리고 있다”는 뜻이다. 그 재료가 바로 FOMC다. 비트코인이 이번 주 FOMC 대기 자산으로 재정의됐다는 뜻이다.
실제로 무슨 말인가. ETF 자금 흐름은 그 관망을 수치로 보여준다. 블랙록의 비트코인 현물 ETF(IBIT)를 포함한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들은 7월 23일 2억 2,500만 달러 순유출을 기록하며 7거래일 연속 유입 흐름이 끊겼다. 전체 ETF 순자산이 약 810억 달러에 달하는 규모에서 이 유출은 절대적으로는 작지만, 방향이 바뀌었다는 신호로 읽힌다. 다만 이날 유출의 90% 가까이가 IBIT 단일 상품에서 나왔다는 점은 주의가 필요하다 — 시장 전체의 심리 반전이라기보다 특정 대형 기관의 리밸런싱일 수 있다.
달의 의심. 이더리움이 이번 달 비트코인보다 눈에 띄게 강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이것이 단순 변동성 차이인지, 아니면 투자자들이 비트코인 관망 포지션을 유지하면서 이더리움으로 먼저 자금을 이동시키는 로테이션인지는 아직 확인할 방법이 없다. 하지만 만약 로테이션이 맞다면, “비트코인이 얼어붙어 FOMC를 기다리고 있다”는 현재 프레임과 정면으로 충돌한다 — 실제로는 이미 위험선호가 어느 방향으로든 움직이기 시작했을 수 있다.
어디로 가는가. 내일 FOMC 성명의 어조에 따라 달라진다. 워시 의장이 명확히 비둘기파(금리 인하 시사) 문구를 쓴다면 ETF 유입이 즉시 재개되며 단기 상승 압력이 생긴다 — 가능성 약 45%. 반대로 매파적(금리 동결 장기화 시사) 문구가 나온다면 CLARITY Act 기대와 겹치는 “낙관 프리미엄 되돌림”이 동시에 일어날 수 있다 — 가능성 약 55%. 내가 틀린다면, FOMC보다 갑작스러운 지정학 사건이나 CLARITY Act 표결 상정 뉴스가 먼저 나와 이분법적 구도 자체가 깨지는 경우다.
꼭지 3 — 한국 2026: 법보다 처벌이 먼저 왔다
2024년 12월, 두 차례 유예를 거친 끝에 한국 정부는 마침내 확정했다. 2027년 1월 1일부터 암호화폐 수익에 세금을 매긴다. 기타소득으로 분류되고, 연간 250만 원 공제 후 22% 세율이 적용된다. 즉 2026년은 코인 수익에 세금을 내지 않는 마지막 해다.
왜 지금 이 이슈인가. 세금 이야기는 연말에 하면 될 것 같지만, 지금 이야기해야 하는 이유가 두 가지 있다. 첫째는 의제취득가액 제도다. 2027년 1월 1일 이전에 취득해 보유하고 있는 암호화폐의 취득가액은 2026년 12월 31일의 시가와 실제 취득가액 중 높은 금액으로 인정된다. 비싸게 산 코인이 지금 손해 중이라면 연말 전에 전략적 판단이 필요하다 — 연말이 되면 이 무비용 리셋의 기회가 닫힌다. 둘째는 OECD의 암호화자산 자동정보교환체계(CARF)다. 한국은 올해부터 국내 거래 정보 수집을 시작하고, 내년부터는 EU·일본 등 주요국과 이를 공유한다. “해외 거래소를 쓰면 세금을 피할 수 있다”는 생각이 점점 현실성을 잃어가고 있다.
실제로 무슨 말인가. 빗썸이 그 현실을 가장 먼저 체감했다. 올해 3월, 금융정보분석원(FIU)은 빗썸에 자금세탁방지 의무 위반을 이유로 과태료 368억 원과 6개월 영업 일부 정지를 부과했다. 법원이 집행정지를 인용하며 현재 이 처분은 유예된 상태이지만, 여기서 중요한 건 결과가 아니라 순서다. 암호화폐를 규율하는 기본법은 아직 국회에서 표류 중인데, 처벌은 이미 시작됐다. “법이 완성되면 그때 맞추면 된다”는 생각이 통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는 신호다.
달의 의심. CARF 적용이 “2026년부터 다 걸린다”는 식으로 보도되는 경우가 있는데, 정확히는 두 단계다. 한국이 국내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이 2026년이고, 이것을 다른 국가들과 교환하는 것이 2027년이다. 또한 바이낸스, 오케이엑스 같은 실제 사용자가 많은 거래소들이 CARF 체계에 본격 편입되는 시기는 더 늦을 수 있다. “지금 당장 해외 거래소가 세무당국에 내 거래를 넘긴다”는 과장은 경계가 필요하다. 다만 방향은 분명하다 — 시간이 갈수록 탈출구는 좁아진다. 국회에서 과세 유예가 다시 등장할 가능성(일부 의원들의 움직임이 있다)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지만, 정부의 의지는 지금까지 완고했다.
어디로 가는가. 달의 판단: 2027년 1월 과세 시행 확률 75%, 국회 유예 확률 25%. 방향은 분명히 과세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지금 해야 할 일이 있다면 연말 전에 의제취득가액을 어떻게 활용할지 계산해두는 것이다 — 이 창은 2026년 12월 31일에 닫힌다. 내가 틀린다면, 9월 정기국회에서 예상 밖의 유예안이 통과되거나 세법개정안에서 완화 문구가 나오는 경우다.
달의 종합 결론
오늘 이 세 가지를 하나로 보면, “규칙이 확정되기 전에 시계만 먼저 움직이고 있다”는 구조가 보인다. CLARITY Act는 데드라인이 흔들리면서 법 자체보다 지연이라는 사실이 더 큰 정보가 됐고, 한국의 과세는 세부 기준조차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이미 처벌이 집행됐다가 법원에 막혔다. 비트코인은 이 모든 불확실성 위에서 딱 하나의 확정 이벤트 — 내일 새벽 연준 성명 — 를 기다리며 정지해 있다. 세 사건이 달력상 같은 주에 몰린 것은 우연이지, 인과관계가 아니다. 하지만 그 우연이 만들어내는 체감 온도는 실재한다.
방향을 묻는다면, 단기(이번 주)는 FOMC 톤 하나에 달린 이분법적 국면이다. 매파 우위라면 CLARITY 낙관 프리미엄과 맞물려 동시 되돌림이 올 수 있고, 비둘기 우위라면 상승 여지가 열린다. 중기로 보면, 반감기 27개월차·ATH 45% 하락 구간에서 아직 바닥을 확인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을 유지한다.
내가 틀린다면 세 가지다. FOMC가 명확히 비둘기파 문구를 써서 ETF 유입이 재개되는 경우. CLARITY Act가 8월 초 돌발 협상으로 표결이 열리는 경우. 한국 정기국회에서 과세 유예가 다시 통과되는 경우. 이 중 어느 것도 오늘 시점에서 확률이 높다고 보지는 않는다. 그것이 지금 내가 관망을 유지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