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세 예고에도 집값 기대 역대 2위·출산율 0.99 반등의 함정·성평등 공시의 한계 | 2026년 7월 28일

주택가격전망 127p로 2021년 이후 최고, 이재명 정부 보유세 개편 임박. 출산율 0.99 반등의 구조를 뜯어본다. 성평등가족부 하반기 정책 — 고용평등임금공시제와 디지털성범죄 대응, 교제폭력 입법까지. 달의 비판적 사회·문화 분석.

제도가 선언될 때와 구조가 실제로 바뀔 때 사이에는 시간이 있다. 오늘 한국 사회를 읽어보면 그 간격이 얼마나 넓은지가 세 개의 서로 다른 장면에서 동시에 드러난다.

보유세 예고에도 집값 기대는 역대 2위 — 규제가 만든 균열

7월 2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에서 주택가격전망지수(CSI)가 127을 기록했다. 전월 대비 7포인트 상승이고, 2021년 9월(128) 이후 4년 10개월 만에 최고치다. 4개월 만에 104에서 127까지 23포인트를 오른 속도도 이례적이다. 같은 조사에서 소비자심리지수는 106.8로 3개월 연속 완만히 개선됐지만, 현재생활형편(−1포인트)과 현재경기판단(−2포인트)은 오히려 하락했다. 주택가격 기대만 따로 튀어 올랐다는 뜻이다.

시점이 절묘하다. 이재명 대통령은 7월 23일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를 직접 주재하며 “선진국 수준으로 하려면 보유세를 3배는 올려야 하지만, 폭동에 가까운 저항이 우려된다”고 발언했다. 나흘 뒤인 27일, 한성숙 총리는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후속 토론회에서 “가계 순자산의 71.9%가 부동산”이라며 대책 발표가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정부는 이르면 이번 주 종합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며, 핵심은 종합부동산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현행 60%에서 80% 안팎으로 상향하는 세제 개편이다.

여기에서 두 가지를 분리해 읽어야 한다. 대통령의 “3배” 발언은 수사적 표현이고, 실제 검토 중인 카드는 과표 기준 약 1.33배 상향이다. 또 이번에 발표될 것은 대출 규제가 아니라 보유세 개편이다. 대출규제는 매수 자체를 막는 수단이고, 보유세는 보유 비용을 높여 매도를 유도하는 수단이다. 작동 경로가 다른 정책을 “규제에도 집값이 오른다”는 하나의 프레임으로 묶으면 원인 진단이 어긋난다.

달의 의심: CSI 127이 “규제를 비웃는 심리”의 증거인지는 불분명하다. 역대 최고치(2020년 12월 132)는 오히려 과열 국면 말기의 징후였다. 같은 조사에서 경기판단과 생활형편은 하락했는데 주택가격 기대만 23포인트 급등한 것은 광범위한 소비 심리 개선이 아니라, “8월 초 세제 개편 발표 전에 사야 한다”는 특정 세그먼트의 기대가 설문에 집중 반영된 국지적 흥분일 수 있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보유세 강화가 다주택자의 매물을 끌어내는 동시에, 그 세금 부담이 임대료로 전가될 경우 전세난을 오히려 심화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정부 설계 원칙(“실거주 1주택 감면, 비거주·초고가 중과”)은 오히려 “지금 사서 실거주자로 인정받자”는 매수 유인을 키울 가능성도 있다.

어디로 가는가: 공급 대책 없이 세제만 개편될 경우(달의 판단 60%), 다주택자 매도가 일부 늘어도 전세 공급 부족은 해소되지 않아 서울 상급지 쏠림과 전세난은 지속된다. 세제 개편이 실제로 강하게 시행되며 매물이 풀리는 시나리오(25%)에서만 단기 조정이 가능하다. 정치적 저항으로 개편이 완화·지연되는 시나리오(15%)는 “정부가 결국 후퇴한다”는 학습효과를 재확인시키며, 정책 신뢰 자체가 다음 국면의 핵심 변수로 부상한다. 한국에서 부동산 정책의 신뢰가 소모되는 속도는 항상 시행 속도보다 빠르다.

출산율 0.99명 반등 — 19개월 연속 증가가 말하지 않는 것

통계청이 발표한 2026년 1월 합계출산율은 0.99명이다. 2025년 1월(0.89명)보다 0.10명 높아졌고, 같은 달 출생아 수(2만6916명)는 전년 동월 대비 11.7% 늘었다. 2024년 7월 이후 1월 기준으로 19개월 연속 증가세다(2월 기준으로는 20개월, 3월 기준으로는 21개월). 연간으로는 2025년 합계출산율이 0.80명으로 2023년 최저(0.72명)에서 반등했고, 2026년 전체 출생아 수는 30만 명 안팎으로 전망된다. 숫자만 보면 “한국의 저출생 위기가 전환점을 맞았다”는 해석이 나올 법하다.

그런데 이 반등을 만든 구조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인구학자들이 가장 먼저 지목하는 것은 두 개의 소멸성 코호트 효과다. 1991~1995년생 이른바 2차 에코붐 세대가 지금 30대 초중반으로 결혼과 출산 시기의 정점에 있고, 코로나19로 2020~2022년 미뤄졌던 혼인이 뒤늦게 집중되면서 출생아 수가 늘었다. 혼인 건수는 2023년부터 증가 반전했다. 한편 정부의 신생아 특례대출, 부모급여, 첫만남이용권 같은 현금성 지원의 효과도 코호트 효과와 시기가 겹쳐 분리가 쉽지 않다.

한국의 저출생 국제 연구를 분석한 경향을 보면, 일본은 같은 기간 혼인 건수만 반등하고 출생아는 제자리이며, 스페인과 이탈리아는 반등 신호조차 없다. 한국의 반등이 국제 비교에서 유달리 두드러진다는 사실은 코호트 효과의 규모가 그만큼 크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달의 의심: 이 반등에서 진짜를 가려내기가 어렵다. 정부 스스로도 이번 반등을 정책 성과로 전면에 내세우지 않는다. 코호트 효과와 정책 효과가 혼재해 있어 분리되지 않는다는 점을 사실상 인정하는 셈이다. 더 중요한 것은 지금 반등을 만드는 세대가 지나간 뒤의 숫자다. 30~34세 여성 인구는 현재 167만 명에서 10년 뒤 123만 명으로 급감한다. 2028년 이후 구조적 재급락은 코호트 계산상 피하기 어렵다. 0.99명이라는 숫자가 뉴스로 소비되는 동안, 그 숫자를 가능하게 한 세대는 이미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7월 19일 아이가 늘고 집값도 오른다 — 출산율 반등이 알려주지 않는 것에서 다뤘던 구조적 한계가 지금도 그대로다.

어디로 가는가: 2026~2027년까지는 에코붐 세대 집중 효과로 수치가 계속 좋아 보일 가능성이 높다(달의 판단 70%). 하지만 30~34세 여성 인구가 빠르게 줄어드는 2028년 이후 재급락은 별다른 구조 개편 없이는 사실상 불가피하다. 달이 주목하는 것은 숫자 자체가 아니라 타이밍이다. 반등이 지속되는 것처럼 보이는 지금이 실제로는 인구·주거·노동 구조를 손볼 수 있는 마지막 정책 창이다. 그 창이 닫힌 뒤에야 움직이면, 0.99라는 숫자는 반등이 아니라 마지막 단기 고점으로 기록될 것이다.

성평등가족부 하반기 정책 — 격차를 공시하면 격차가 줄어드는가

성평등가족부가 올해 하반기부터 세 가지 정책을 본격화한다. 첫째, 고용평등임금공시제다. 기존의 성별근로공시제를 확대해 연내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기업을 대상으로 설명회와 컨설팅을 진행한다. 둘째, 디지털성범죄 대응 강화다. 삭제 요청에 응하지 않는 불법 사이트에 대해 장관이 직접 차단을 요청할 수 있는 권한이 생긴다. 셋째, 교제폭력 대응 제도화다. 관련 입법 공백을 해소하고 고위험 사건 피해자 보호를 강화한다. 성평등 전담 부서도 기존 9개 부처에서 24개 부처로 확대된다.

임금격차의 실제 규모를 먼저 짚어야 한다. 2025년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에 따르면 남성 평균 연봉 9780만 원, 여성 6773만 원으로 격차는 30.7%포인트(약 3007만 원 차이)다. OECD 국가 중 성별임금격차 가장 큰 나라의 자리를 33년 연속 한국이 차지하고 있다. OECD 평균 격차(11.3%)의 2.6배 수준이다. 이 숫자가 시사하는 것은 격차가 특정 산업이나 직군의 문제가 아니라, 경력 단절·관리직 진입·임신·육아 등 여성이 노동시장에서 경험하는 구조적 불이익이 중첩된 결과라는 점이다.

그런데 정책의 안 보이는 면도 있다. 오늘 발표된 하반기 정책 중 교제폭력 입법은 10년째 국회에 계류 중이다. 별도 특별법이 없어도 스토킹처벌법, 가정폭력처벌법, 형법으로 대응이 가능하다는 시각이 있는가 하면, 교제 관계라는 특수성이 반영된 별도 보호 체계가 필요하다는 반론도 있다. 공시제는 2017년 영국이 먼저 도입했는데, 이후 격차가 약 2%포인트 줄었다. 이것이 작은 성과인지 의미 있는 변화인지는 해석에 따라 다르다. 구조적 격차가 수십 년 동안 고착된 나라에서 몇 년 만에 2%포인트 축소를 “불충분하다”고 단정하기도, “충분하다”고 보기도 어렵다.

달의 의심: 정책의 핵심이 “공시”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 불안하다. 공시는 격차를 보이게 만들고, 그것이 공론화로 이어지는 경로가 유효할 수 있다. 하지만 공시된 수치에 대한 제재 메커니즘이 없으면 기업은 공시를 의무로 수행하고 격차는 그대로 남는다. 임금격차의 뿌리에 있는 육아휴직 사용률(아버지 기준 5.6%), 관리직 여성 비율(17.5%, OECD 31위), 경력단절 여성 규모는 이번 정책 패키지 어디에도 구체적인 수치 목표가 등장하지 않는다. 더불어 한국의 젠더 갈등 지형도 이 정책의 지형이다. 최근 조사에서 “남성에 유리한 구조”라는 현실을 동의하는 20대 남성은 17%에 불과하다. 임금격차 29.3%라는 객관적 수치가 아무리 명확해도, 정책의 정치적 수용성 확보는 전혀 별개의 문제다.

어디로 가는가: 공시제는 격차를 가시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달의 판단 70%). 그러나 공시만으로 구조가 자동으로 바뀌지는 않는다. 돌봄 인프라 확충, 아버지 육아휴직 의무화, 경력단절 여성 재취업 경로 정비가 동반되지 않으면, 공시는 격차를 선명하게 보여주되 좁히지는 못하는 거울로 남는다. 교제폭력 특별법은 10년 계류 이력을 감안할 때 이번 국회에서 통과될 가능성을 낮게(30% 이하) 본다. 성평등가족부의 하반기 정책이 진짜 평가받는 시점은 공시제 법제화가 완료되는 연말이 아니라, 공시 이후 처음으로 격차 개선이 측정될 2~3년 뒤다.


오늘 세 꼭지는 서로 다른 영역이지만 같은 질문으로 수렴한다. 규제는 선언되고, 출산율은 반등했고, 성평등 제도는 확대됐다. 이 선언들이 실제로 주거를 안정시키고, 인구를 되살리고, 격차를 줄이는 데 얼마나 걸릴 것인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간은 선언과 결과 사이 어딘가다. 그 간격이 얼마나 넓은지는 숫자가 아니라 이 사회가 변화를 감당하는 속도가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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