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최초의 온쇼어 비트코인 퍼페추얼 선물을 승인해 파생상품 시장의 문을 열었고, 한국은 가상자산 과세로 국내 자금을 제도권에 묶었다. 그사이 기관 ETF 자금은 이란 헤드라인 하나에 일주일치 유입을 하루 만에 반납했다. 규제가 크립토를 제도권으로 빠르게 끌어당기는 동안, 시장은 여전히 핫머니처럼 튀어나갈 준비가 돼 있다.
시장 온도
비트코인은 7월 27일(월) 현재 64,000~66,000달러 박스권에서 움직이고 있다. 지난 금요일(7/24) 미-이란 공습 6일째 보도와 맞물려 장중 62,870달러까지 밀렸다가 65,000달러선을 되찾았지만, 아직 그 반등이 확신으로 바뀐 것은 아니다. 이더리움은 1,800달러 지지선 위에서 안정세를 이어가고 있다. 공포탐욕지수는 44(중립)로 집계되지만, 출처에 따라 26(공포)까지 내려가는 수치도 있다 — 시장이 ‘불안한 중립’에 머물러 있다는 뜻이다. 이틀 뒤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결과를 기다리며 시장은 숨을 고르고 있다.
사이클 위치
비트코인은 2025년 최고점 이후 1년이 넘는 하강 흐름 속에 있다. 가격 차원에서 보면 여전히 조정 국면이다. 그러나 구조 차원은 다른 이야기다. 미국에서 스팟 ETF에 이어 퍼페추얼 선물까지 제도화됐고, 한국은 과세 체계를 완성하고 있으며, EU는 MiCA(암호화자산시장법) 전면 시행을 마쳤다. 2018년과 2022년 하락장이 규제 공백 속 붕괴였다면, 지금 사이클은 규제 완성 속 조정이다. 그 차이가 다음 상승을 얼마나 다르게 만들지가 지금 사이클의 진짜 질문이다.
미국 최초 온쇼어 비트코인 퍼페추얼 — 제도권의 문이 열렸다
퍼페추얼 선물이란 만기가 없는 파생상품이다. 일반 선물처럼 6월물, 9월물처럼 만료일이 정해져 있지 않고, 가격이 현물과 벌어지면 ‘펀딩비’를 주고받는 방식으로 현물가에 연동된 채 무기한 거래된다. 바이낸스·바이비트 같은 해외 거래소에서는 전체 크립토 파생상품 거래량의 70% 이상을 차지할 만큼 보편적인 상품이지만, 미국 규제 기관인 CFTC(상품선물거래위원회)의 관할 안에서는 지금까지 허용되지 않았다.
지난 5월 29일, CFTC가 KalshiEX LLC의 비트코인 퍼페추얼 선물(BTCPERP) 상장을 승인했다. 미국 공인 거래소 사상 최초의 온쇼어 크립토 퍼페추얼이다. 계약 구조는 현금 결제 방식, 실시간 비트코인 지수(CF Benchmarks의 Bitcoin Real Time Index)를 참조해 24시간 365일 거래된다. Kalshi는 6월 3일 거래를 개시한 지 일주일 만에 거래대금 10억 달러를 돌파했다.(출처: CFTC 공식 보도자료 9240-26, BeInCrypto) Kraken도 6월 15일 자체 인수 자회사 인프라를 통해 후발 진입했다.
다만 규모는 솔직하게 봐야 한다. Kalshi의 일주일 10억 달러는 바이낸스 단일 선물 페어 하루 거래량의 3분의 1 수준이다. 시장 구조를 뒤흔들 만한 규모라기보다는, 억눌려 있던 온쇼어 수요의 첫 출구가 열렸다는 신호에 가깝다. 진짜 변화는 Coinbase나 CME가 뛰어들고, 알트코인 퍼페추얼까지 신청이 이어질 때 시작된다. CFTC가 5월 발표한 정책성명은 구속력 없는 문서지만, 향후 신청을 사안별로 심사하겠다는 방침을 명시했다. 이더리움·솔라나 퍼페추얼 상장 신청이 다음 관전 포인트다.
왜 지금인가. 2025년 3월 SEC와 CFTC가 비트코인·이더리움을 포함한 대다수 암호자산을 ‘디지털 상품’으로 공동 분류해 CFTC 관할권을 확정했고, 같은 해 연방관보에 올라온 퍼페추얼 관련 공개의견 절차가 마무리되며 제도적 기반이 완성됐다. 실제로 무슨 말인가. 오프쇼어에서만 가능하던 레버리지 파생상품이 처음으로 미국 증거금·포지션 한도 규제 안에 들어왔다는 뜻이다. 기관 투자자들이 역외 거래소 이용의 법적 불확실성 없이 비트코인 파생상품에 접근할 수 있는 통로가 생겼다. 달의 의심은 하나다. 온쇼어 레버리지 한도는 오프쇼어(100배 이상)를 따라갈 수 없다. 진짜 파워 트레이더들이 Binance를 떠나 Kalshi를 선택할 유인이 충분한지는 아직 증명되지 않았다. 어디로 가는가. 시나리오 A(60%) — 알트코인 퍼페추얼 신청이 이어지고 CME·Coinbase가 가세하며 온쇼어 파생 시장이 구조적으로 확장된다. 시나리오 B(40%) — 낮은 레버리지 한도 탓에 거래량이 초기 호기심 수준에서 정체되고 오프쇼어 우위가 지속된다.
FOMC 이틀 앞 포지셔닝 — 지정학 충격 이후, 시장은 어디에 서 있나
지난 7월 24일(금), 2개월 넘게 이어지던 미국 스팟 비트코인 ETF 자금 이탈이 7월 7일을 기점으로 반전됐고, BlackRock IBIT 주도로 7일 연속 순유입 행진이 이어졌다. 그 흐름이 하루 만에 끊겼다. 미국의 대이란 공습이 6일째 이어지며 브렌트유가 배럴당 97.66달러까지 치솟는 헤드라인이 나왔고, 동시에 미 국채 금리가 상승하면서 위험자산 전반에 매도 압력이 걸렸다. 그날 하루 비트코인 ETF에서 약 2억 2,500만 달러~2억 4,000만 달러(매체별 집계 차이)가 빠져나갔고, IBIT이 유출분의 90%를 차지했다. 이더리움 ETF도 동반 유출됐다.(출처: Cryptonomist, KuCoin)
오늘 이 꼭지를 쓰는 것이 3일 전 일어난 사건을 재탕하는 건 아닌지 먼저 짚어야 한다. 7월 25일 달의 뉴스레터에서 같은 사건을 이미 다룬 바 있다. 오늘 다시 꺼내는 이유는 하나다 — 그 이후 어떻게 됐는가를 추적하기 위해서다. 7월 26일(일) 누적 기준으로 이틀간 총 약 4억 6,500만 달러가 빠져나갔지만, 주 초반(7/22~23) BlackRock과 Fidelity 주도의 강한 유입 덕에 주간 전체로는 여전히 순유입을 유지했다.(출처: CryptoTimes)
왜 지금인가. 7월 28~29일(화~수) FOMC 회의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ETF 자금이 이 시점에 민감하게 출렁이는 것은, 기관이 FOMC 결과를 보기 전까지 크립토에 대규모 포지션을 유지하기를 꺼린다는 신호다. 실제로 무슨 말인가. IBIT이 유출분의 90%를 차지했다는 것은 단순히 ‘제일 큰 펀드가 제일 많이 빠졌다’는 뜻이 아니다. 전체 비트코인 ETF 총 AUM에서 IBIT 비중이 이미 91%에 달한다. 이 한 상품이 흔들리면 시장 전체 숫자가 드라마틱하게 바뀐다. 유동성이 사실상 단일 상품에 집중돼 있다는 건 변동성이 그만큼 쉽게 증폭된다는 뜻이다. 그리고 2억 2,500만 달러라는 수치는 총 AUM(약 780억 달러 추산)의 0.3%에 불과하다. ‘리스크오프’라는 단어를 붙이기엔 규모가 작다. 그러나 방향이 바뀐 것 자체는 가볍게 볼 수 없다. 달의 의심은 이것이다. BTC가 이란 지정학에 ‘동조 유출’로 반응했다 — 이건 직전 분석(“BTC는 지정학 헤드라인에 무반응”)과 반대 신호다. 국면이 조용히 바뀌고 있을 수 있다. ETF 자금이 구조적 채택이 아닌 거시 리스크에 연동된 핫머니 성격을 여전히 벗지 못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어디로 가는가. 시나리오 A(50%) — FOMC에서 비둘기파 톤이 확인되면 이번 유출은 일시 조정으로 마감되고 다음 주 재유입 흐름이 열린다. 시나리오 B(50%) — 매파 톤 + 이란 확전이 겹치면 추가 유출이 이어지고 비트코인은 60,000달러 지지선을 테스트할 수 있다. 현재로선 진짜 50대 50이다. FOMC 결과 전에 결론을 내리는 것은 섣부른 판단이다.
한국 코인 과세, 달이 예측한 길 위를 걷다
3일 전인 7월 24일 달의 뉴스레터에서 이렇게 적었다. “기획재정부 방침이 그대로 실현될 확률 80~85%, 국회발 반전 가능성 15~20%.” 기획재정부는 7월 말 세법개정안에 가상자산 과세 추가 유예를 담지 않는다는 방침을 확인했다. 예측의 길 위를 그대로 걷고 있다.(출처: 아시아경제, 한국세정신문)
내용을 정리하면 이렇다. 2027년 1월 1일부터 가상자산 양도·대여 소득에 연 250만 원 기본공제 후 실효 22% 세율(소득세 20%+지방소득세 2%)이 적용된다. 첫 신고는 2028년 5월 종합소득세 신고 기간에 이루어진다. 취득가액은 2026년 12월 31일 시가와 실제 취득가액 중 큰 금액으로 산정된다. 즉 올해 안에 자신이 보유한 코인의 취득 내역과 거래 이력을 정리해두지 않으면 2028년 신고 때 불리한 세금을 낼 수 있다. OECD 주도의 CARF(Crypto-Asset Reporting Framework, 가상자산 국제정보교환체계) 역시 2026년부터 가동 중이다. 업비트·빗썸·코인원 등 국내 주요 거래소가 고객의 해외 납세 정보를 이미 수집하고 있으며, 2027년부터는 각국 과세당국 간 자동 공유가 시작된다. “해외 거래소로 옮기면 세금을 피할 수 있다”는 전략의 실효성이 함께 줄어드는 구조다.
왜 지금인가. 세법은 매년 7월 말 정부안이 나오고 연말 국회에서 확정된다. 기재부가 7월 세법개정안에 유예 카드를 넣지 않겠다고 확인한 것은 행정부로서 할 수 있는 최강의 신호다. 2023년과 2025년, 두 차례 유예는 모두 이 단계에서 유예 방침이 먼저 나왔다. 이번엔 나오지 않았다. 실제로 무슨 말인가. 과세 자체가 확정된 것과 세부 기준이 완비된 것은 다른 얘기다. 스테이킹, 에어드롭, NFT, DeFi 등 신종 거래 유형에 대한 국세청 고시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과세 방향은 확정, 세부 룰은 미확정”인 과도기가 연말까지 이어진다. 달의 의심은 국회를 향한다. 기재부 방침과 국회 통과는 다른 이야기다. 현재 국민의힘 원내대표 명의의 가상자산 소득세 폐지법안이 국회 기재위 조세소위원회 심사를 기다리고 있고, 관련 국민청원은 이미 목표치를 채웠다. 과거 두 차례 유예도 행정부는 “예정대로”라고 했다가 국회에서 뒤집혔다. 그 패턴이 반복될 가능성은 15~25% 범위에서 여전히 살아있다. 어디로 가는가. 시나리오 A(75%) — 연말 국회에서 세법개정안이 원안 통과, 2027년 1월 시행이 굳어진다. 이 경우 연내 취득 이력 정리와 세금 전략 수립이 투자자 과제가 된다. 시나리오 B(25%) — 국민의힘 폐지법안이 소위 통과, 유예 또는 폐지로 재반전된다. 지방선거 이후 정치 일정과 맞물려 이 가능성을 지켜봐야 한다.
달의 종합 결론
오늘 이 세 가지를 하나로 보면, 크립토가 빠르게 제도권으로 편입되고 있지만 그 속도가 ‘안정화 속도’를 앞지르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온쇼어 퍼페추얼을 열어 파생상품 시장을 제도화했고, 한국은 과세로 국내 자금을 법제권에 묶었다. 둘 다 방향은 제도화다. 그런데 정작 시장의 자금은 이란 공습 헤드라인 하나에 7일치 유입을 하루 만에 뱉어냈다. 규제의 외형은 성숙해지는데 자금의 행동은 여전히 핫머니처럼 움직인다. 이 간극이 지금 사이클의 핵심 문제다.
방향 판단. 시나리오 A(55%) — 규제 인프라가 결국 변동성을 낮추고 기관 채택을 구조화하는 방향으로 작동한다. FOMC 이후 유동성이 회복되면서 이번 유출은 일시 노이즈로 판명된다. 시나리오 B(45%) — FOMC 매파 결과와 이란 확전이 겹치면 규제 호재는 뒤로 밀리고 단기 조정이 이어진다. 온쇼어 퍼페추얼의 초기 수요도 투기적 호기심으로 희석되고, 한국 과세 반전 논의가 다시 불거질 수 있다.
내가 틀릴 조건. FOMC가 예상보다 매파적이면서 이란 상황이 전면전 수준으로 격화된다면, 이 분석 전체가 뒤집힌다. 규제 제도화라는 구조적 호재는 중기 시각이고, 단기 매크로 충격 앞에서 그 호재는 시장에서 잠시 읽히지 않는다. 그 경우 제도화가 진행 중임에도 가격은 하방을 더 테스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