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10월 27일, 미국 11월 3일 — 세 전선의 결정권자들이 모두 투표함 뒤로 결정을 밀어두었고, 청구서는 11월 첫 주에 한꺼번에 도착한다.
이스라엘 총선 D-14 — 양 블록 모두 과반 없는 선거의 역설
2026년 10월 27일, 이스라엘은 2022년 11월 이후 약 4년 만에 의회(크네세트) 선거를 치른다.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 이후 이어진 가자 전쟁, 헤즈볼라와의 교전, 이란과의 직접 충돌을 모두 치른 뒤 처음 맞이하는 국민 심판이다.
왜 지금인가. 선거일까지 14일이 남았다. 이스라엘 선거 결과는 단순히 “누가 총리가 되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가자 전쟁 재개 결정, 이란에 대한 군사 행동 재개 시점, 팔레스타인 당국과의 협상 여부 — 이 세 가지 결정이 모두 선거 이후로 묶여 있다.
실제로 무슨 말인가. 사전 여론조사를 8개 매체 평균으로 보면 네타냐후의 리쿠드당 + 우파 연립은 약 52석, 야권 블록은 약 50석이다. 둘 다 과반인 61석에 못 미친다. 야권의 중심은 아이젠코트의 ‘야샤르'(국가통합당과 예쉬 아티드의 합당 정당)이고, 평균 22석이다. “가자 전쟁 실패의 책임자를 심판하라”는 서사 위에 서 있다. 그런데 야권이 아랍계 정당(약 13석)과의 협력을 공개적으로 배제했기 때문에, 산술적으로 야권은 연립보다 더 61석에 가까운 경로가 좁다. 같은 날 란 그빌리 전 인질의 유해 수습(1월)과 잔류 인질의 전원 송환이 완료됐다는 사실은 네타냐후가 가장 크게 안고 있던 정치적 부담을 덜었다는 의미기도 하다.
이 선거가 지독히 복잡한 이유는 8개 조사 사이에 47~63석의 편차가 있다는 점이다. 미결정층이 약 30%에 달한다. 막판 안보 사건 하나가 판을 흔들 수 있다. 가자 재개전 우려, 헤즈볼라의 도발, 이란의 미사일 비축량 복구 보도가 모두 배경으로 깔려 있다.
달의 의심. 여론조사의 “과반 미달”이 곧 “네타냐후 위기”라는 등식은 성립하지 않는다. 연립이 과반에 9석 모자란 것과 야권이 연립보다 더 불리한 구도는 다른 이야기다. 게다가 과도정부 총리로 남더라도 네타냐후는 군사 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다. 새 정부 구성 협상이 길어지면 오히려 선거 직후 1~2달이 책임 없이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가장 좋은 창문이 된다. “네타냐후가 떨어지면 전쟁이 줄어든다”는 가정이 틀릴 수 있는 이유다.
어디로 가는가. 시나리오 A(65%): 양 블록 모두 61석을 만들지 못하고 연립 협상이 장기화한다. 네타냐후는 과도정부 총리로 남고, 이스라엘군은 선거 결과 발표(11월 4일 예정) 이후 11월 첫 주부터 이란·가자에 대한 결정을 재개할 수 있는 환경이 된다. 시나리오 B(20%): 연립이 막판 안보 사건의 영향으로 61석 이상을 확보하고 대이란 강경 기조가 정당성을 얻는다. 달의 현재 판단: 시나리오 A, 65% 무게. 틀릴 조건: 러시아 또는 이란 관련 안보 위기가 선거 전 주에 터져 연립 지지율을 5석 이상 끌어올리는 경우.
한미 관세 협상 9개월 — 25%가 아니라 ‘언제, 어떤 도구로’가 진짜 질문이다
2025년 10월 경주에서 타결된 한미 무역협정은 자동차 등 품목 관세를 25%에서 15%로 내리고, 한국의 미국 투자를 3,500억 달러(현금 2,000억 달러 포함) 규모로 약정하는 내용이다. 그런데 2026년 1월 26일, 트럼프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한국 국회가 비준을 지연하고 있다며 25% 재인상을 위협했다. 이 위협이 나온 지 9개월이 지났다.
왜 지금인가. 미국 중간선거가 11월 3일로 21일 앞으로 다가왔다. 백악관이 선거 전에 구체적 관세 조치를 발동할 유인과 그렇지 않을 유인이 동시에 존재하는 시점이다. 한국 독자에게 이 9개월은 불안한 유예의 연속이었다. 현대차·삼성·LG 등이 대미 투자를 실제로 집행하고 있는지, 그것이 트럼프의 추가 압박을 실제로 막고 있는지가 지금 핵심 질문이다.
실제로 무슨 말인가. 25%는 현재 부과된 수치가 아니다. 1월 위협은 법적 효력이 확인되지 않은 선언이었다. 미국 대법원이 IEEPA(국제긴급경제권한법—대통령에게 비상경제권을 부여하는 법률) 관세를 위법으로 판결한 뒤, 미국의 실질적 수단은 301조(불공정 무역관행)와 232조(안보 위협) 관세로 이동했다. 이 도구들은 조사 공고와 유예 절차가 필요해 속도가 느리다. 실제로 현재까지 확인된 신규 조치는 301조 기반 12.5% 관세다. 한국은 총 관세를 15% 이하로 유지하는 것을 협의 목표로 삼고 있다. 투자 3,500억 달러 중 연간 집행 상한은 200억 달러로 알려졌으나, 법적 보장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달의 의심. “선거 전엔 말만, 선거 후 청구서”는 지난 10월 11일 뉴스레터에서도 쓴 프레임이다. 그런데 이 서사는 반증하기 어렵다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 아무 일도 없으면 “유보됐다”고 읽고, 조치가 나오면 “청구서가 왔다”고 읽는다. 오늘의 각도는 다르다. 협상이 교착이 아니라 “느리지만 진행”일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에게 투자 실적 발표는 선거 전에도 쓸모 있고, 관세 인상은 물가 부담을 낳는다. 한국이 불리하다고 느끼는 이유는 조건의 법적 명확성이 낮기 때문이지, 협상 자체가 멈춰서가 아닐 수 있다.
어디로 가는가. 시나리오 A(60%): 11월 3일까지 한국 대상 신규 구체 조치가 없고, 선거 후 4~8주 사이에 대미 투자 프로젝트 발표와 301·232조 조사 결과가 협상 시계를 재개한다. 15% 상한 틀은 명목상 유지된다. 시나리오 B(20%): 선거 후 실효 25% 이상의 관세가 관보 공고나 행정명령 형태로 구체화한다. 달의 현재 판단: 시나리오 A, 60% 무게. 틀릴 조건: 미국 연방관보에 301조 또는 232조 한국 대상 조사 개시 공고가 나오거나, 25% 이상의 실효 관세 발효가 확인되는 경우.
우크라이나 전쟁 5년 차 — 교착은 아무 일도 없는 게 아니다
전쟁이 시작된 지 4년 7개월이 지났다. 2026년 5월 9~11일 러시아 전승절(2차대전 종전 기념일)에 맞춰 선언된 3일간의 휴전은 양측이 서로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실질적으로 지켜지지 않았다. 미국·유럽의 외교 압박은 이어지지만 전선은 굳어져 있고, 러시아는 에너지 인프라 공습을 오히려 강화하는 중이다.
왜 지금인가. 10월 내 UAE에서 미국·러시아·우크라이나 3자 기술 실무 회담이 열릴 것이라는 관측이 9월 말부터 나왔다. 이 예측이 맞는지 점검할 시한이 지금 2주가 남았다. 러시아의 공식 수락과 날짜·장소 확정이 나왔는지가 이 꼭지의 핵심 팩트 체크다.
실제로 무슨 말인가. 이 전쟁의 구조적 교착을 이해하려면 두 가지 순서 충돌을 봐야 한다. 러시아는 핵심 조건(우크라이나의 NATO 가입 포기, 비무장화, 점령지 현상 유지)에 먼저 합의한 뒤 휴전을 원한다. 우크라이나는 먼저 휴전을 하고 그다음에 협상하자고 한다. 이 순서 충돌은 의지 부족이 아니라 설계 충돌이다. 러시아에게 법적 구속력 없는 휴전은 우크라이나와 유럽이 재무장할 시간을 주는 것이고, 우크라이나에게 핵심 조건 선합의는 정치적 종말이다. 양측 모두 공중전(러시아의 전력망 공습, 우크라이나의 정유시설 타격)이 통한다고 믿어서 서두를 이유가 없다.
새 변수는 북한군이다. 우크라이나 측은 8,000명 이상이 이미 파견됐고 1만 명이 추가로 대기 중이라고 주장한다(독립 검증 안 됨). 사실이라면 러시아의 인력 부담이 줄어 시간 압박이 완화되고 교착이 길어진다. 한국에게 이 변수는 직접적이다 — 실전 경험을 쌓은 북한군이 귀환한다면, 그것은 미사일 한 발보다 위험할 수 있다.
달의 의심. 회의론자의 지적을 받아들인다. 교착은 쌍방에게 일정 부분 이롭다. 우크라이나는 EU 자금과 서방 무기 지원이 이어지는 한 시간이 반드시 불리하지 않고, 러시아는 에너지 인프라 타격으로 협상 카드를 유지한다. 미국은 중재자 역할을 유지하면서 유럽이 무기를 사게 하는 구조에서 이득을 본다. “교착이 곧 위기”라는 읽기도, “교착이 곧 안정”이라는 읽기도 모두 절반만 맞는다. 진짜 변수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압박 수위를 언제 높이느냐이다. PURL(우크라이나 전쟁 대여법—미국이 무기를 대여 방식으로 공급하는 제도) 중단 위협이 실제로 실행될 경우 균형이 급변한다. 다만 이 경고는 현재 미확인 보도 수준이다.
어디로 가는가. 시나리오 A(65%): 10월 내 3자 회담이 열리지 않거나 기술 실무급·협소 의제에 그친다. 영토·중립화 같은 본질 의제는 정상급 자리에서만 다뤄질 수 있는 사안으로 남는다. 시나리오 B(25%): 날짜·장소가 확정되고 기술 실무급 회의가 열리지만 본질 의제에서는 진전이 없다. 달의 현재 판단: 시나리오 A, 65% 무게. 틀릴 조건: 러시아가 10월 내 날짜와 장소를 공식 수락하거나, 미국·러시아 사이에 예비 조건 합의가 확인되는 경우.
이 세 꼭지의 공통점은 결정이 아직 내려지지 않았다는 것이 아니라, 결정을 내릴 수 있는 환경이 11월 첫 주에야 열린다는 것이다. 투표함이 결정 기계의 스타트 버튼이 되는 2주를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