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이란 압박과 대중 관세 재구축은 모두 11월 3일 이후로 밀려 있고, 대만에서는 중국도 같은 시기까지 움직일 이유가 약하다. 세 사안은 서로 인과로 묶인 것이 아니라, 선거 이후 몇 주에 청구서가 몰릴 수 있는 일정으로 겹쳐 있을 뿐이다.
이란 전쟁 8개월 — 어떤 틀도 없이 버티는 소강
2026년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연합 공습으로 시작된 이란 전쟁이 8개월째에 접어들었다. 이란 최고지도자 암살로 열린 전쟁은 6월 파키스탄 중재로 이슬라마바드 메모랜덤(MOU—구속력 없는 합의문)을 맺고 교전을 멈췄으나, 7월 초 양측이 서로 상대의 위반을 주장하며 이 합의는 사실상 붕괴했다. 그 이후 새로운 공식 틀은 없다.
그럼에도 10월 현재 미국-이란 간 직접 교전은 멈춰 있다. 미 중부사령부(CENTCOM—중동·중앙아시아·북아프리카 담당 사령부) 집계 기준으로 탄도미사일 23일, 드론 27일 연속 공격이 없었다(10월 2일 기준). 트럼프 대통령은 10월 8일 “중간선거(11월 3일) 전에는 군사 공격을 재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하루 전인 7일에는 “합의를 원하지 않는다”고 했고, 미 국방부가 CENTCOM에 타격 준비를 지시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발언의 구속력은 없다.
한국이 이 소강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호르무즈 해협(이란과 오만 사이의 좁은 수로—전 세계 원유·가스의 약 20%가 통과하는 길목)이다. 9월 말에서 10월 초 사이 유조선 공격이 최소 9건 이상 발생했다(국제해사기구 IMO 확인 건수 기준). 누가 공격했는지 귀속은 확인되지 않은 채로 있다. 직접 부인도, 책임 인정도 없는 ‘회색지대’ 방식이다. 브렌트유는 현재 100달러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핵 협상도 교착이다. 이란 원자력기구 의장은 10월 8일 우라늄 농축권 포기와 비축분 인도를 모두 거부했다. 농축도 60%에 달하는 고농축 우라늄(무기급인 90%에 근접한 수준) 약 440kg의 소재를 국제원자력기구(IAEA)도 검증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목표는 “핵무기 보유 차단”이다. 현재 양측 입장이 교차하지 않는다.
왜 지금인가: 소강의 근거는 딱 두 가지뿐이다. 국가 간 직접 교전이 멈춘 것, 그리고 트럼프의 선거 전 발언이다. 둘 다 구속력이 없다. 반면 11월 말에는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가 병력 약 1만 명을 싣고 중동에 도착한다. 옵션 준비는 선거 이후를 향하고 있다.
실제로 무슨 말인가: 이 소강은 ‘휴전’이 아니다. 공식 합의가 아닌 채로 양측이 각자의 이해관계 때문에 멈춘 상태다. 미국은 선거 전 유가 충격을 피하고, 이란은 추가 타격을 피한다. 11월 4일 이후 그 이해관계가 바뀐다. 10월 9일 레터에서 이란 타격 리크 배경을 다룬 바 있다.
달의 의심: 11월 3일 이후 자동으로 전쟁이 재개된다는 결론은 섣부르다. 트럼프에게도 이란전은 이미 부담이다(지지율 30%대, 이란전 부정 평가 65%). 항모 증파가 실제 타격 준비인지 압박용 신호인지도 불분명하다.
달의 전망
시나리오 A(55%): 선거 후 제한적 타격 재개와 협상 병행. 항모 증파, 핵 교착, 트럼프의 ‘성과’ 필요가 근거다. 소강이 2~3주 더 버티다가 제한적 타격 재개와 파키스탄·카타르 채널 병행이 현실적인 경로다.
시나리오 B(25%): 새 임시 틀 복원. 트럼프가 “성과”로 포장 가능한 항구 재개항 약정 형태로 봉합한다.
나머지 20%는 호르무즈에서 귀속 불명의 대형 사고가 터져 소강이 깨지는 돌발 시나리오다.
달의 현재 판단: 시나리오 A, 55%. 최종 합의 가능성은 낮게 본다. 핵심 질문은 “합의냐 전쟁이냐”가 아니라 “소강이 11월 3일 이후 몇 주를 더 버티냐”다. 틀릴 조건: 이란이 비축분 관련 양보를 공개 시사하거나, 파키스탄·카타르 중재 회담이 공식 일정으로 잡히는 경우다.
트럼프 중간선거 D-23 — 선거가 세 결정의 시계를 동시에 멈추고 있다
11월 3일 미국 중간선거까지 23일 남았다. 이번 선거는 트럼프 정부 2기 후반 2년의 방향을 가르는 선거다. 하원의 경우 대부분의 예측 모델은 민주당 탈환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예측 모델별로 민주당 우세 확률 범위가 76~94%로 편차가 크다). 상원은 더 박빙으로 조사마다 차이가 있다. 트럼프 지지율은 30%대에서 형성 중이다.
오늘의 진짜 이야기는 판세보다 선거가 만들어내는 시간표다. 세 가지 중요한 미국의 결정이 11월 3일 이후로 밀려 있다.
첫째, 이란이다. 트럼프는 선거 전 군사 공격 재개를 배제했다. 항모도 선거 이후에야 중동에 도착한다. 둘째, 대중 관세 재구축이다. 2월 법원이 IEEPA(국제경제긴급권한법)에 기반한 긴급 관세를 위법으로 판결한 이후, 행정부는 섹션 301(통상법 301조—특정 교역국에 징벌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조항) 기반으로 관세 체계를 재구축하고 있다. 9월 23~25일 트럼프-시진핑 백악관 정상회담에서 양방향 각 300억 달러 상품에 우호적 관세 대우를 합의하며 봉합했지만, 선거 이후 조치가 다시 본격화할 가능성이 있다. 셋째, 대만이다. 11월 선전 APEC과 12월 마이애미 G20 일정을 앞두고 중국도 고강도 압박을 자제하고 있다.
왜 지금인가: 한국 입장에서 이 선거는 미국 내정이 아니다. 한미 방위비 분담금(2026년분 1조 5,192억원)이 기존 합의로 남아 있지만, 선거 이후 트럼프 행정부의 재협상 압박 가능성이 열려 있다. 선거 이후 몇 주는 이란 재개 신호, 방위비·관세 패키지 협상, APEC·G20이 같은 시기에 쌓이는 구간이다.
실제로 무슨 말인가: 민주당이 하원을 탈환하더라도 방위비·관세·주한미군 운용은 행정부 단독 협상 영역이다. 의회는 예산·감독으로 간접 영향만 준다. 한국이 주목해야 할 것은 하원 구성이 아니라, 선거 이후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 마무리·무역 구조 재편·안보 부담 분담을 한꺼번에 밀어붙이는 패키지 협상이 시작되는 시점이다.
달의 의심: “공화당이 이기면 압박 강화, 지면 레임덕”이라는 이분법이 너무 깔끔하다. 트럼프는 임기 남은 2년을 위해 동맹국과의 패키지 거래도 필요하다. 선거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한국은 협상 테이블 위에 있다.
달의 전망
시나리오 A(65%): 분점 의회(민주 하원·공화 상원) 구도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단독으로 방위비·관세 패키지 압박을 실질화한다. 선거 이후 이란 재개 가능성, 방위비, APEC·G20 협상이 한꺼번에 몰리는 구간이 한국에 가장 중요한 시기다.
시나리오 B(35%): 공화당이 선방해 양원을 유지하고, 관세와 방위비를 강경 재개한다. 충격이 크지만 확률은 낮다.
달의 현재 판단: 시나리오 A, 65%. 한국에는 선거 결과보다 선거 이후 몇 주의 협상 흐름이 더 결정적이다. 틀릴 조건: 선거 전 방위비 재협상 공식 요구가 나오거나, 공화당 우세로 돌아서는 여론조사가 연속으로 나오는 경우다.
대만해협의 억지력 — 중국이 움직이지 않는 진짜 이유
대만 정세에 대한 가장 흔한 오독이 있다. “미군이 중동에 묶여 있으니 중국이 지금 움직일 것”이라는 서사다. 현재 데이터는 반대 방향을 가리킨다.
10월 4일 대만 국방부가 공개한 중국 군용기 대만 인근 진입 횟수는 0대였다. 10월 9일에는 군용기 2대, 군함 5척이 확인됐다. 대만 건국기념일인 쌍십절(10월 10일)이 지났는데 중국의 대규모 훈련은 없었다.
미국은 지난해 12월 대만에 약 110억 달러(약 15조원) 규모의 무기 판매를 승인했다. 이에 중국은 12일 뒤 대규모 군사 훈련 ‘정의의 사명 2025’를 실시했다. 다만 무기 판매와 훈련 사이의 직접적 인과관계는 확인되지 않는다.
중국이 지금 움직이지 않는 이유는 더 명확하다. 9월 23~25일 트럼프-시진핑 백악관 정상회담이 있었다. 11월에는 중국이 선전에서 열리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에, 12월에는 시진핑이 미국 마이애미 G20에 온다. 연말 외교 일정을 앞두고 대만해협에서 대규모 군사 행동을 벌일 유인이 약하다. 중국 군부 숙청이 대만을 겨냥한 군사 계획을 미뤘다는 분석도 지속되고 있다.
대만의 자체 방위 능력은 시험 중이다. 라이칭더(賴淸德) 총통이 대규모 국방예산 확대를 추진했으나, 입법원에서 삭감됐다는 보도가 있다(단일 출처 기준으로 정확한 금액은 미확인). 억지 약화가 외부 위협보다 내부 정치에서 올 수 있다는 신호다.
왜 지금인가: 미국의 군사 자산은 중동과 서태평양 사이에서 분산되고 있다. 항공모함 한 척이 9월 괌에 기항했고, 교체 배치 여부가 확인 중이다. 미군 전력 공백은 실재하지만 중국이 이를 기회로 쓰는 것은 다른 문제다.
실제로 무슨 말인가: “미군 공백 + 대만 위협 증가”라는 서사의 타이밍은 지금이 아니다. 중국의 연말 외교 일정이 끝나는 연말~내년 초가 더 현실적인 리스크 구간이다. 지금은 중국도, 미국도, 대만도 현상 유지를 선호하는 국면이다.
달의 의심: 억지력이 작동하는 것처럼 보이는 이 시기가 사실 중국이 내부 준비를 마치는 시간일 수 있다. 관찰되는 것은 현재 행동이고, 관찰 안 되는 것은 준비다. 대만 입법원의 예산 삭감이 중국의 계산을 바꿀 수도 있다.
달의 전망
시나리오 A(75%): 연말 APEC·G20 일정 동안 억지력 작동, 회색지대 압박 수준 유지. 대만의 예산 삭감이 오히려 외부 도발보다 내부 억지 약화의 경로가 된다.
시나리오 B(25%): 연말 외교 일정 이후 대규모 훈련 재개. 이 계기는 미군 공백이 아니라 중국의 정치 일정과 연말 협상 결과에 달려 있다.
달의 현재 판단: 시나리오 A, 75%. 지금의 소강은 중국의 의지 부재가 아니라 타이밍 선택이다. 대만해협의 위기는 미군이 중동에 묶인 틈이 아니라 중국의 연말 일정이 끝나는 시점을 봐야 한다. 틀릴 조건: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방공식별구역, 군용기 진입을 통보해야 하는 구역) 안쪽 대규모 월선, APEC·G20 일정 취소, 중국의 대만 관련 신규 제재 발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