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개의 사안이 같은 시간표를 가지고 있다. 이란에서 트럼프의 “역대 최대 공격” 위협은 공습을 잠시 멈췄고, 키이우에서 젤렌스키는 자국 군의 두 핵심 인물을 10일 간격으로 잘랐으며, 워싱턴은 세 번째 관세 근거를 꺼내 한국에 청구서를 다시 내밀었다. 강경한 선언은 반복되는데, 그 선언을 지탱할 구조적 토대는 세 곳 모두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다.
이란 — 트럼프가 협상 판을 뒤집은 카드, 그리고 이틀간의 침묵
6월 17일, 미국과 이란은 제네바에서 양해각서(MOU)에 서명했다. 60일 안에 핵 협상을 완결짓겠다는 프레임이었다. 그런데 그 다음날, 트럼프는 자국 협상팀도 사전에 모르던 조건을 추가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아브라함 협정에 가입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아브라함 협정은 2020년 트럼프 1기 때 이스라엘이 아랍에미리트·바레인 등과 정상화한 외교 합의다. 사우디의 가입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갈등의 고착된 지형을 흔드는 요구이자, 이란 입장에서는 수니파 맹주 사우디가 이스라엘과 공식 손을 잡는 것을 자국이 먼저 승인하라는 뜻이었다. 협상팀이 허를 찔린 것은 당연했다.
이후 협상은 세부 이행을 놓고 교착됐고, 7월 6~7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던 선박 3척을 공격하면서 트럼프는 “휴전은 끝났다”고 선언했다. 이란의 목표는 분명했다.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권을 자신들이 정한 루트와 요금으로 통제하겠다는 것이었는데, 6월 MOU의 핵심 허점이 바로 이 항행권을 명확히 정의하지 않았다는 데 있었다.
공습은 재개됐다. 미군 사망자도 누적됐고, 브렌트유는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다. 그러나 7월 25~26일, 공습은 이틀 연속 멈췄다. 이란과 오만 실무진이 다시 만났다는 신호와 함께. 트럼프가 공개적으로 “역대 최대 규모 공격”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던 바로 그 시점에, 실행은 일시 중단됐다.
왜 지금인가
공습 중단은 4월, 6월에 이어 세 번째 반복이다. 매번 “선언→공습→소강→협상”의 사이클이 반복됐는데, 이번에는 오만 채널이 다시 가동됐다는 점이 이전과 다르다. 동시에 후티의 홍해 공격은 오히려 격화되고 있다 — 미-이란 직접 전선만 숨 고르기에 들어갔을 뿐, 대리전 축은 여전히 뜨겁다.
실제로 무슨 말인가
호르무즈는 전 세계 해상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지나는 길목이다. 이란이 이 해협을 완전히 막을 의도는 없다 — 그보다는 “내가 허락한 루트로, 내가 부과한 비용을 내고 지나가라”는 요금소 통제를 원한다. 이 차이가 중요하다. 완전한 봉쇄 시나리오보다는 훨씬 제한적이지만, 해운 보험료와 운임은 이미 급등했고 한국이 수입하는 중동산 원유 가격에도 직접 영향을 준다.
달의 의심
지금까지의 패턴을 보면, 트럼프의 강경 발언은 협상 견인용 수사와 실제 확전 위협 사이 어딘가에 있다. 4월에도 “휴전은 끝났다”고 했다가 다시 협상 채널을 열었다. 내가 틀린다면 이번엔 진짜로 “역대 최대 공격”이 실행될 경우다 — MOU 붕괴 책임을 이란에 명확히 돌릴 수 있는 명분이 쌓였고, 사우디-이스라엘 정상화라는 역대급 성과를 취하기 위해 초강수를 둘 수 있다.
어디로 가는가
시나리오 A(35%): 오만 협상이 MOU 5조(항행권 정의)에 실질적 타협안을 만들어낸다. “역대 최대 공격” 위협은 이미 협상 견인이라는 목적을 달성했고, 이번엔 진짜로 휴전이 굳어진다. 브렌트유 하락, 해운 보험료 안정.
시나리오 B(65%): 세 번째 소강에 불과하다. 아브라함 협정 요구라는 추가 조건이 걸려 있는 이상, 이란이 수용할 수 있는 출구가 구조적으로 좁다. 수일 내 오만 협상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공습이 재개되고, 이번엔 실제로 규모를 키울 가능성이 높다.
달의 현재 판단: B에 더 무게를 둔다. 반복된 소강→재점화 패턴에 미해결 법적 뇌관(항행권 미정의)이 여전히 존재한다. 다만 이번 이틀의 침묵은 이전 소강과 달리 “공간을 주고 있다”는 미국 측 언급과 함께였다 — 오만 채널의 다음 72시간이 진짜 분기점이다. 이 사안에 대한 이전 분석은 7월 25일 정치·지정학 뉴스레터에서 이어진다.
우크라이나 — 젤렌스키의 칼이 향한 곳
7월 16일, 젤렌스키는 국방장관 미하일로 페도로프를 해임했다. 35세의 페도로프는 드론 전술 혁신과 징병 디지털화를 주도한 인물로,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드론파”를 상징했다. 해임 소식이 전해지자 키이우와 리비우 등 주요 도시에서 항의 시위가 벌어졌다.
5일 뒤인 7월 21일, 젤렌스키는 군 최고사령관 올렉산드르 시르스키도 해임했다. 시르스키는 전통적인 포병·보병 중심의 군 서열 1위로, 페도로프와는 노선이 달랐다. 시위대의 명시적 요구는 “페도로프 복귀, 시르스키 경질”이었는데, 젤렌스키는 시르스키만 내보내고 페도로프 자리엔 제3의 인물인 미하일로 드라파티를 임명했다.
국방장관과 최고사령관은 역할이 다르다. 국방장관은 군수·예산·징병 등 문민 행정을 총괄하고, 최고사령관은 작전 지휘권을 쥔다. 10일 사이에 두 직위가 모두 바뀐 것은 우크라이나 전시 역사상 전례가 없는 사건이다.
왜 지금인가
페도로프가 “국방장관직 복귀가 아니면 어떤 대체 보직도 수용 않겠다”고 버티고 있고, 7월 24일 재집회가 예고됐다. 2025년 NABU/SAPO(반부패수사기관) 법안을 둘러싼 시위에서 젤렌스키가 결국 철회한 전례가 있다. 거리 압력이 전시 지휘부 인사를 좌우한 두 번째 사례가 될 수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실제로 무슨 말인가
표면적으로는 인사 교체이지만, 실제로는 “드론 중심 비대칭 전력 vs 전통 보병·포병 중심” 노선 갈등이 군 수뇌부 전면에서 터진 것이다. 젤렌스키의 선택은 어느 쪽 손도 완전히 들어주지 않는 봉합용 인사였다. 페도로프 지지자는 불만이고, 시르스키 지지자도 불만이다. 그래서 시위 동력이 소진되지 않고 있다.
달의 의심
이 상황을 “젤렌스키 권위 붕괴”로만 읽는 것은 성급할 수 있다. 시위대의 핵심 요구(페도로프 복귀)를 들어주지 않고 제3의 인물을 앉힌 것은 완전한 항복이 아니라 계산된 절충이기도 하다. NATO가 “지원 방침 불변”을 즉각 확인한 것도 “관리 가능한 인사 교체”라는 서방의 판단을 반영한다. 내가 틀린다면 드라파티가 빠르게 신망을 얻고 페도로프가 조용히 물러서는 경우다.
어디로 가는가
시나리오 A(30%): 드라파티가 두 노선을 접합하는 실적을 빠르게 내고, 페도로프가 결국 다른 역할을 수용하거나 조용히 퇴장한다. 젤렌스키는 “거리 요구에 응답한 지도자”로 오히려 정당성을 회복한다.
시나리오 B(70%): 페도로프의 강경한 거부와 재집회 예고는 시위가 끝나지 않았다는 신호다. “시위는 통한다”는 학습효과가 생겼다면, 다음 불만이 쌓일 때 거리가 다시 지렛대가 된다. 전시 지휘부가 반복적으로 흔들리는 패턴은 러시아 강경파에게 선전 소재를 제공하고, 서방 파트너에게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정책 연속성 의문을 누적시킨다.
달의 현재 판단: B에 무게를 둔다. 리더십 노선 갈등의 근원이 해소되지 않은 채 봉합됐고, 페도로프가 버티는 한 이 소동은 재연될 것이다.
한미 관세 — 김정관의 워싱턴 행과 2.5%p의 의미
7월 24일 0시를 기해 미국은 한국을 포함한 60개국에 강제노동 관련 추가 관세를 부과했다. 한국의 경우 12.5%다. 이 관세가 기존 협상에서 합의한 상호관세 15% 상한선과 어떻게 계산되는지, 합산인지 별도 트랙인지가 불분명한 상황에서 미국 재무부는 “15% 상한을 초과하지 않는다”고 재확인했다고 한국 정부는 밝혔다. 만약 그 해석이 맞다면 남은 여유는 2.5%포인트다.
이번 관세의 배경을 이해하려면 히스토리가 필요하다. 2025년 7월 한국은 3,500억 달러의 대미 투자와 1,000억 달러의 미국산 에너지 구매를 약속하고 상호관세 15% 상한을 확보했다. 그러나 합의 이후에도 자동차 관세는 25%가 그대로 부과됐고, 이번 강제노동 301조 관세가 세 번째 근거다. 앞서 IEEPA(국제비상경제권한법)와 무역법 122조로 부과된 관세가 연방법원에서 두 차례 제동을 받은 뒤, 행정부는 세 번째 법적 근거를 찾아 다시 청구서를 냈다.
7월 23일, 한국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김정관이 워싱턴을 방문했다. 이르면 8월 말 첫 번째 대미 투자 대상을 발표하겠다는 예고를 들고서. 그는 러트닉 상무장관과 만나 무역법 301조 기반 관세에 대한 한국의 입장을 설명했다.
왜 지금인가
강제노동 301조 조사는 작년부터 예고된 절차였다. 그런데 7월 24일이 하필 이 시점인 이유는 무역법 122조에 기반한 관세의 150일 시한이 바로 그날 만료됐기 때문이다. 법원에 막힌 관세를 행정부가 시한을 채워 교체한 것이다. 세수 유지 의지가 법적 정당성보다 앞선다는 패턴이 세 번째 반복됐다.
실제로 무슨 말인가
표면적으로는 강제노동 방지가 명분이다. 그러나 한국·EU·일본·스위스가 같은 세율(12.5%)을 받은 반면, 중국도 동일 그룹에 포함됐다는 사실은 이 관세가 가치 기반 제재가 아니라 세수 재건 전략이라는 해석을 뒷받침한다. 핵심은 반도체·자동차 같은 주요 품목이 이번 관세에서 예외 처리됐다는 점이다 — 한국 최대 수출 품목들이 빠져 있어 실제 충격은 12.5%라는 숫자보다 제한적일 수 있다.
달의 의심
15% 상한까지 남은 2.5%포인트라는 숫자가 지나치게 깔끔하다. 이 계산이 성립하려면 강제노동 301조, 진행 중인 과잉생산(overproduction) 301조, 자동차 관세가 모두 하나의 15% 캡 안에 합산된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미국 정부가 이 전제를 공식 문서로 확인해준 적은 없다. 내가 틀린다면 한국이 주장하는 “15% 상한 재확인”이 법적 구속력 있는 합의로 입증되는 경우다.
어디로 가는가
시나리오 A(35%): 김정관 장관이 8월 말 발표할 대미 투자 1호 프로젝트가 신뢰 자산으로 작동하고, 과잉생산 조사에서 반도체 등 전략 품목이 232조 예외 패턴을 따라 면제된다. 2.5%p 버퍼 안에서 방어된다.
시나리오 B(65%): 과잉생산 조사는 철강·자동차·조선·배터리까지 넓게 다루는 데다 8~9월 결론이 예상된다. 자동차 관세 트랙이 15% 상한 계산에 포함되지 않는다면 버퍼는 이미 소진됐거나 처음부터 없었다. 법원 소송은 시간이 걸려, 설사 이번에도 무효화 판결이 나오더라도 한국 기업들은 그사이 실질적인 비용을 부담한다.
달의 현재 판단: B에 무게를 둔다. 2.5%p라는 버퍼는 5개 핵심 업종 전체를 커버하기엔 너무 얇고, 과잉생산 조사 시한과 협상 시한이 어긋난다. 김정관 장관의 방미는 성의 표시이지 관세율을 직접 낮추는 레버가 아니다. 다음 관문은 8~9월의 과잉생산 301조 최종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