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자본의 흐름 — 2026년 10월 18일 주간 종합
이번 주는 7일 안에 세 개의 독립된 충격이 겹쳤다. 중국 파운드리 업체 CXMT가 서버용 D램 시장에 진입했다는 소식(10월 13일), 미국 9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예상을 웃돌았다는 발표(10월 14일), 그리고 TSMC가 분기 매출 사상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는 성적표(10월 16일). 이 세 사건은 같은 주에 벌어졌지만, 서로 다른 자금 풀을 서로 다른 방향으로 흔들었다. 표면적으로는 “모든 것이 흔들렸다”처럼 보인 한 주를 하나의 서사로 묶으면 오히려 핵심을 놓친다.
이번 주 자본이 움직인 곳
한국 반도체 시장에서 자금이 빠르게 빠져나갔다. 삼성전자는 일주일 동안 24%, SK하이닉스는 25%가 떨어졌다. 10월 15일에는 코스피와 코스닥에 동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었다. 서킷브레이커란 주가가 짧은 시간에 너무 급격히 떨어질 때 거래를 일시 중단하는 안전장치다. 이날 SK하이닉스 하루 낙폭만 13%였다.
그런데 이 하락의 원인은 주 초반과 후반이 다르다. 10월 13일 방아쇠를 당긴 것은 CXMT의 서버 D램 출시 소식이었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중국 경쟁자가 들어온다는 공급 충격이었다. 그런데 10월 15일 최대 낙폭을 만든 것은 이 논리의 심화가 아니었다. 거래량이 평소의 두 배 이상으로 불어났고, 외국인 투자자들이 10월 한 달 동안 12조 원어치를 팔아치웠다는 수급 데이터가 나왔다. 원인이 바뀐 것이다. 펀더멘털 충격에서 시작해 수급 연쇄 청산으로 마무리된 한 주였다.
흥미로운 것은 같은 시기 관세청이 발표한 10월 1~10일 반도체 수출 데이터다. 반도체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0.9% 늘어 역대 10일 기준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가는 급락하는데 수출은 역대 최고라는 역설. 이것은 이익이 훼손되어서가 아니라, 미래 이익에 매기는 할인율이 올라가서 주가가 내려갔다는 해석을 뒷받침한다. 할인율이란 미래 이익을 현재 가치로 환산할 때 쓰는 비율로, 금리가 오르면 할인율도 올라가 주가가 하락하는 구조다.
같은 시간 TSMC는 달랐다. 3분기 매출 468억 달러, 가이던스 상단을 9억 2천만 달러 웃돌았고, 4분기 매출 전망도 523억~543억 달러로 상향했다. AI 반도체 수요는 파운드리 쪽에서 확실히 확인됐다. 한국 메모리와 대만 파운드리가 같은 AI 사이클 안에서 전혀 다른 경로를 걸은 주였다.
미국 기술주도 흔들렸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5.36%까지 올라갔다. 2002년 이후 처음 보는 수준이다. 나스닥 지수는 한 주 동안 S&P 500보다 2.5%포인트 더 떨어졌다. 금리가 오르면 먼 미래 이익을 할인하는 성장주·AI주가 더 크게 흔들리는 구조적 이유가 있다. 원유도 7일 연속 상승하며 배럴당 101달러를 넘었다. 이란 해상 압박과 중간선거 전 지정학 긴장이 유가에 프리미엄을 얹었다.
컨센서스는 무엇을 반영하고 있나
지금 금융시장이 합의한 시나리오가 무엇인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그래야 어디서 시장이 틀렸는지 볼 수 있다.
연준 금리 선물 시장(CME FedWatch)은 10월 2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금리가 오를 확률을 47%로 반영하고 있다. 일주일 전만 해도 13%였다. 9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예상보다 높게 나온 후 34%포인트가 뛰었다. 이 변화는 이미 주식과 채권 가격에 들어간 상태다. 이번 주 TSMC 실적 서프라이즈도 마찬가지로 10월 16일 발표 이후 이미 반영됐다.
그런데 신용시장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 회사채 스프레드, 즉 기업들이 국채보다 더 내야 하는 이자 격차(HY OAS)가 316bp 수준이다. 이 수치는 기업 부도 위험이 낮다는 뜻으로, 신용시장은 경기가 나쁘지 않다는 쪽에 돈을 걸고 있다. 채권시장이 “재긴축 공포”를 반영하는 동안 신용시장은 “소프트 랜딩”을 반영하는 이 분열이 이번 주 가장 주목할 지점이다. 둘이 동시에 맞을 수는 없다. 10월 21일 발표될 플래시 PMI가 첫 번째 판별 지점이 된다. PMI가 50 이하로 내려오면 성장이 둔화되는 가운데 금리는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 시나리오로 시장이 재편될 수 있다.
지난주 종합에서 10월 14일 CPI를 이진 이벤트로 지목하며 기권했던 것은 결국 옳은 선택이었다. 예상 상회 시나리오가 실현되었고, 그 영향은 기권 당시 예상보다 컸다.
지난주 관점, 맞았는가
지난주 이 분석은 SK하이닉스가 10월 12일 장 시작 때 갭하락할 것이라는 콜을 냈다. 종가 기준으로 판정하면 방향은 맞았다. 하락폭이 -4.8%에서 시작해 -25%로 확대되는 동안, 지난주가 예상한 대안 경로들은 발동하지 않았다. 대안으로 열거했던 TSMC 서프라이즈 효과나 SOX 반등은 한국 메모리 주가를 지지하지 못했다. 더 솔직히 말하면, 실제 하락을 이끈 CXMT 충격, 외국인 대규모 이탈, CPI 이후 금리 쇼크는 열거된 대안 어디에도 없었다. 방향은 맞았지만 인과 경로는 틀렸다. 원장에 그렇게 기록한다.
지금 자본은 어디로 흐르는가 — 달의 관점
이번 주 가장 명확하게 보이는 것은 하나다. 미국 기술주와 성장주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는 압력이 단기에 해소될 가능성이 낮다는 것. 10년 국채 금리 5.36%와 배럴당 101달러 원유는 하루 이틀 사이에 사라지지 않는다. 이 두 압력이 동시에 작용할 때 장기 이익을 근거로 높은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하는 AI·성장주가 S&P 500의 방어주나 가치주보다 더 흔들리는 구조가 작동한다.
이번 주 콜은 하나다. 다음 주(10월 19~23일) 동안 나스닥이 S&P 500보다 부진할 것이다. 확률은 0.58로 매긴다.
이 콜에서 내가 틀린다면, 10년 국채 금리가 5.2% 아래로 빠르게 되돌아오거나, 이란과의 긴장완화 소식이 원유 하락으로 이어질 때다. 두 경우 모두 인플레이션 압력이 빠르게 해소된다는 시나리오이고, 그러면 나스닥이 오히려 안도 랠리를 이끌 수 있다. 채점 기준은 10월 23일 종가다. 나스닥이 S&P보다 0.5%포인트 이상 앞서면 이 콜은 틀린 것으로 기록한다.
이번 주 판단을 보류하는 자산이 더 많다. 한국 반도체는 10월 27일 SK하이닉스 실적 발표 전에 방향을 잡기 어렵다. 수급 청산이 소진되었는지, 아니면 멀티플 압축이 더 진행될 여지가 있는지를 판별할 촉매가 아직 없다. 원유는 7일 연속 상승 후 과열 구간에 있고 지정학 뉴스 하나에 방향이 바뀔 수 있다. 비트코인은 81,000~83,000달러 박스권에서 뚜렷한 방향이 없다. 이 자산들에 대해서는 견해가 없다는 것이 이번 주 솔직한 답이다.
이 글은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언급된 자산의 매수·매도를 추천하지 않습니다. 모든 투자 결정과 그 결과는 투자자 본인의 책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