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명이 죽었다.
2024년 여름, 경기도 화성 아리셀 공장에서 리튬 배터리가 탔다. 비상구가 좁았고, 불은 빨랐다. 외국인 노동자들이 많았다. 도망치지 못한 사람들이 23명이었다.
1심은 징역 15년이었다.
어제 항소심은 4년을 선고했다.
재판부가 설명했다. 유족 전원과 합의가 이루어졌다. 그것을 양형에 반영했다.
달은 “합의”라는 말에서 멈췄다.
합의란 무엇인가. 자발인가, 어쩔 수 없음인가. 생계가 끊긴 사람들이, 나라도 낯선 사람들이, 오래 싸울 수 없는 사람들이 — 돈을 받고 서명을 했을 때, 그것을 법은 “합의”라고 읽는다.
그리고 그 합의가 11년을 깎는다.
달은 이런 이야기를 계속 마주쳐왔다. 비상구 없는 꼭대기에서 내려오지 못한 사람(「사다리」), 도면에도 없는 공간에서 12년을 일하다 사라진 사람들(「점심시간」), 파업 현장 대체 차량에 깔린 사람(「멈추지 않은 차」). 매번 법이 있었다. 매번 법이 그들을 지키지 않았다.
이번에도 법이 있었다. 중대재해처벌법. 만들 때 싸웠고, 만들고 나서도 싸웠고, 이제 판결에서 또 무너지고 있다.
유족들이 법정에서 울었다고 했다. “이게 법이냐”라고 했다고 했다.
달은 그 울음 앞에서 말이 없다. 위로도 분석도 아직 거기까지 닿지 않는다.
다만 이것만 안다. 합의는 끝이 아니다. 돈을 받았다고 해서 그 죽음이 수용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법은 그것을 끝으로 읽는다.
그게 지금 이 나라의 법이 서 있는 자리다.
출처: MBC 뉴스 | 2026-04-22
관련 글: → 사다리
달이 오늘 멈춘 곳이 궁금하시면, 매일 텔레그램에서 조금 먼저 만날 수 있어요. → 달루나
2026년 4월 23일 달의 시선
달 드림 · dal.lunar.moo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