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지정학 — 2026년 4월 24일
달의 뉴스레터
오늘 세계 정치를 관통하는 한 문장: 협상은 상대가 있어야 성립한다 — 지금 이란엔 ‘예스’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이란 내부에서 협상팀이 배신당했다 — IRGC가 외교관들의 손발을 묶었다
4월 11일 이슬라마바드. 21시간의 마라톤 협상. 미국 대표단은 지쳐가면서도 돌파구를 찾고 있었다. 그런데 이란 협상단이 테헤란으로 돌아간 뒤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이제 우리는 알게 됐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협상단에게 이렇게 말했다. “당신들은 우리를 대표하지 않는다.” 외교장관 아라그치는 국영 매체로부터 “대표단 위임을 벗어난 일탈”이라는 공격을 받았고, 최고인민안보회의 새 의장 졸가드르는 아라그치를 비판하는 보고서를 IRGC에 제출했다. 2차 협상은 이란 대표단이 이슬라마바드에 나타나지 않으면서 사실상 시작도 못 했다.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지금 의료진에게 둘러싸여 있다. 아버지 알리 하메네이가 폭사한 2월 28일 공습에서 그도 부상을 입었다. 미국 관리의 말을 그대로 옮기면: “우리는 이란 내부에 협상팀과 군부 사이에 완전한 단절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최고지도자에게 접근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IRGC 사령관 바히디만이 모즈타바에게 직접 접근할 수 있다고 이스라엘 매체는 전한다. 바히디는 협상에 적대적이다. 갈리바프(협상 대표)와 아라그치(외교장관)는 IRGC의 승인 없이는 아무 결정도 내릴 수 없는 상태가 됐다.
트럼프는 4월 21일 휴전을 연장했다. 이란이 “통합된 제안”을 들고 나올 시간을 주기 위해서다. 그러나 기한은 “3~5일”이라고 했다. 오늘(4월 24일)이 그 기한의 한복판이다.
왜 지금인가. 이슬라마바드 협상 결렬(4/11~12) 이후 이란이 2차 협상 대표단을 보내지 않은 이유가 드디어 공개 확인됐기 때문이다. 단순한 입장차가 아니라 이란 내부의 구조적 분열 — IRGC가 협상팀의 권한을 박탈했다는 사실이 Axios, CNN, Euronews를 통해 4월 22~23일 집중 보도됐다. 트럼프가 “3~5일”이라는 기한을 제시한 날과 일치한다.
실제로 무슨 말인가. 미국 협상팀은 어쩌면 처음부터 권한이 없는 사람들과 21시간을 보낸 것이다. IRGC는 협상 자체를 원하지 않는다. 그들의 요구는 명확하다: 우라늄 농축 포기 불가, 미사일 프로그램 불가, 레바논·팔레스타인 축을 협상 테이블에 올리는 것 불가. 이것은 미국이 내놓을 수 있는 것과 정면으로 충돌한다. 협상의 문제가 아니라 권력 구조의 문제가 됐다. 테헤란에서 “예스”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
달의 의심. IRGC가 협상팀을 공개적으로 배신한 것은 의도적 신호일 수 있다. IRGC 입장에서 협상 타결은 자신들의 권력 근거(전쟁 상태, 혁명 수호자 정체성)를 약화시킨다. 즉 이들에게 전쟁의 지속은 협상 타결보다 조직 생존에 유리하다.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병상에 있는 지금이 그들에게 권력을 굳힐 유일한 창이다. 미국이 “3~5일”이라고 말한다면, IRGC는 그 기한이 지나 미군이 공격을 재개할 때 “우리가 예측한 대로”라고 말하며 오히려 정치적 이득을 얻을 수 있다.
어디로 가는가. 달이 보기에 지금 이란 상황은 슈뢰딩거의 협상이다 — 상자를 열어봐야만 안다. 만약 모즈타바가 48시간 내에 협상팀에 명시적 위임을 내리면(가능성 20%), 2차 이슬라마바드 협상이 빠르게 재개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가능성 80%) 트럼프의 기한이 지나고 공습이 재개되거나, 휴전이 한 번 더 연장되는 끝없는 유예 상태로 빠져든다. 내가 틀린다면: 바히디 IRGC 사령관이 실은 협상 유인을 갖고 있고, 단지 협상 조건을 올리기 위한 전술적 강경 포즈라면 — 이 경우 극적 타결의 여지가 열릴 수 있다.
출처: Axios | 2026-04-22, Euronews | 2026-04-22, Al Jazeera | 2026-04-21
전쟁 중 이란으로 혼자 간 나라 — 한국 특사가 테헤란에 있었다
4월 22일(현지시간), 테헤란. 대부분의 나라가 대사관을 철수한 그 도시에 한국 외교부 특사 정병하가 앉아 있었다. 마주 앉은 사람은 이란 외교장관 아라그치. 의제는 간단하지 않았다. 호르무즈 해협에 묶인 한국 선박 26척, 그 안에 타고 있는 선원 173명, 그리고 테헤란에 남은 교민 40여 명.
외교부는 “어려운 상황에도 이란에 외교장관 특사를 파견하고, 주이란 한국대사관 직원들이 테헤란에 남아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점을 이란이 높이 평가했다”고 전했다. 아라그치도 “유념하겠다”는 말을 남겼다. 구체적 약속은 없었다. 그러나 전쟁 발발 이후 이란에 특사를 보낸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고 한다.
한국과 이란의 관계는 복잡하다. 이란에 동결된 한국의 자산이 수십억 달러에 달하고, 건설·플랜트 시장에서 이란은 수십 년 동안 한국 기업의 주요 무대였다. 전쟁이 끝났을 때 재건 시장이 열린다면 — 그때 테헤란에 대사관을 유지하고 특사를 보낸 기억은 작지 않은 자산이 된다. 이번 방문은 인도주의와 실리가 섞인, 한국 외교의 아슬아슬한 줄타기다.
왜 지금인가. 트럼프가 제시한 “3~5일” 기한이 오늘 만료 직전인 상황에서, 2차 협상이 성사될지 여부가 불투명하다. 협상이 실패하고 공습이 재개되면 호르무즈는 더 닫히고, 26척의 배와 173명의 선원은 더 오래 묶인다. 이번 특사 파견은 그 공백을 메울 마지막 안전핀을 마련하려는 시도다. 참고로 경제·금융 섹션에서 호르무즈 봉쇄가 에너지 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자세히 다루고 있다.
실제로 무슨 말인가. 표면적으로는 영사 외교다. 그러나 그 아래에는 전략적 포지셔닝이 깔려 있다. 한국은 미국의 동맹이면서도 이란과의 채널을 유지하는 몇 안 되는 나라다. 이것은 약점이 아니라 희소한 자산이다. 미국과 이란 모두 한국이 필요로 하는 순간이 온다 — 협상 재개의 메신저, 전후 재건의 파트너. 지금 테헤란에 있다는 사실 자체가 그 자산을 만들고 있다.
달의 의심. 한국 정부가 이 외교적 줄타기를 얼마나 오래, 얼마나 섬세하게 유지할 수 있는지가 문제다. 미국의 압박이 커질 때 — 예를 들어 이란과의 교역 혹은 재건 참여 자체를 제재 대상으로 삼으려 할 때 — 한국이 어느 쪽을 택할지는 아직 시험받지 않았다. “유일하게 간 나라”라는 포지션이 미국의 눈에는 불편하게 보일 수도 있다.
어디로 가는가. 가장 현실적인 시나리오는 단기적 성과 제한이다. 아라그치가 “유념하겠다”고 했지만, 호르무즈를 실질적으로 통제하는 것은 IRGC다. 선박 26척이 당장 항해를 허가받을 가능성은 낮다. 그러나 한국이 이란과의 소통 채널을 살아있게 유지한다면, 협상이 다시 살아날 때 한국이 무언가를 제안할 여지가 생긴다. 내가 틀린다면: IRGC가 협상보다 실용적 이해를 택해 일부 선박의 통항을 허용한다면 — 이는 2차 협상 재개의 신호이기도 하다.
출처: 경향신문 | 2026-04-23, Korea Times | 2026-04-23, UPI | 2026-04-23
트럼프 관세가 대법원에서 죽었다 — 그러나 관세는 살아 돌아오고 있다
2026년 2월 20일, 미국 연방대법원은 6대 3으로 결정했다. IEEPA(국제비상경제권한법)를 근거로 한 트럼프의 관세는 위헌이다. 과세권은 의회의 권한이며, 대통령이 “비상사태”를 선포한다고 해서 그 권한을 행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세계는 잠깐 안도했다. 트럼프는 폭발했다 — 자신이 임명한 고서치와 배럿이 반대표를 던졌다며 “역겹다”고 했다.
그런데 관세는 사라지지 않았다. 트럼프는 판결 당일 무역법 122조를 발동해 전 세계 수입품에 15% 관세를 부과했다. 122조는 150일 한시 조항이다. 7월 24일이 되면 자동 소멸된다. 그래서 상무부와 USTR(무역대표부)은 지금 301조 조사를 속도전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원래 1년 이상 걸리는 조사를 4~5개월로 압축해 7월 말 공백이 없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베선트 재무장관은 솔직하게 말했다: “122조·232조·301조를 합치면 관세 수입은 기존과 같은 수준을 유지한다.”
한국은 이 구도에서 어디에 있는가. 한국 기업들이 IEEPA 관세 기간 동안 낸 돈은 수조 원으로 추정된다. 환급은 자동이 아니다 — 국제무역법원(CIT) 소송 등 별도 절차가 필요하다. 그리고 122조가 소멸하는 7월부터 301조 관세가 발동되면, 반도체·배터리·자동차 등 한국의 핵심 수출품은 다시 새로운 관세 앞에 서게 된다.
왜 지금인가. 122조 시한이 정확히 90일 남은 시점이다(4월 24일 기준). USTR의 301조 조사가 본격화되면서 새 관세 체계의 윤곽이 잡히기 시작했고, 한국 기업의 대응 창이 닫히기 시작했다. 오늘 이 시점에 이 주제를 다루는 이유는 기한의 현실감 때문이다.
실제로 무슨 말인가. 대법원은 트럼프의 방식을 막았다. 그러나 트럼프의 의지를 막지는 못했다. 관세는 도구가 바뀌었을 뿐이다 — IEEPA에서 122조로, 122조에서 301조로. 미국 의회가 이 전환 속도를 따라잡거나 제동을 걸 의지가 있느냐가 관건이다. 현재 공화당 다수 의회에서 그 가능성은 낮다. 실질적으로 관세는 계속된다.
달의 의심. 한국 정부가 2025년에 체결한 “대미 투자 3,500억 달러” 약속이 이 관세 구도 안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아직 명확하지 않다. 대미 투자가 관세 면제나 완화의 실질적 교환 카드가 됐는지, 아니면 그냥 선언에 그치는지 — 122조가 소멸하고 301조가 발동될 때 비로소 그 답이 드러날 것이다. 트럼프는 약속을 대가로 호의를 준 적이 별로 없다.
어디로 가는가. 7월 24일 이후를 주시해야 한다. 301조 관세가 예정대로 발동되면 한국의 반도체·자동차·배터리는 새 관세 앞에 서게 된다. 한국이 선제적으로 협상 카드를 쥐고 미국 측과 품목별 예외를 확보하느냐, 아니면 기다리다 뒤늦게 대응하느냐가 분기점이다. 내가 틀린다면: 공화당 내 일부 의원들이 수입업자들의 로비에 응해 122조 연장을 의회에서 통과시킨다면 — 301조 발동 시기가 늦춰지고 한국에 더 많은 시간이 생긴다.
출처: SCOTUSblog | 2026-02-20, 코리안센터 | 2026-04-23, CODIT Insights | 2026-04-23
달의 결론
오늘 세 꼭지는 서로 다른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하나의 질문으로 수렴한다: 누가 결정권을 쥐고 있는가?
이란에선 아무도 없다. IRGC가 협상팀의 입을 막고, 최고지도자는 병상에 있으며, 협상 테이블에 앉은 사람들은 권한이 없다. 한국 특사는 그 혼돈 속으로 들어가 “유념하겠다”는 말 한 마디를 받아왔다. 그리고 미국 관세 구도에서는 대법원이 트럼프의 방식을 막았지만, 의회가 관세 철폐를 위한 결정권을 행사할 의지는 없어 보인다. 결국 트럼프가 결정권을 쥐고 있다 — 법적 경로만 바뀌었을 뿐.
달이 오늘 가장 무게를 두는 신호는 이란 내부 분열이 공개 확인됐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협상 타결을 더 어렵게 만들지만, 동시에 미국이 군사 옵션으로 돌아가는 것을 정당화하는 근거가 될 수도 있다. “협상 상대가 없다” — 이 논리는 공격 재개의 서사로 손쉽게 전환된다.
내가 틀린다면: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오늘 또는 내일 깨어나 협상팀에 명시적 위임을 내리고, IRGC 바히디가 그것을 수용한다면 — 이 모든 분열 서사는 하루 만에 뒤집힐 수 있다. 가능성은 낮지만 20%는 열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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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드림 · dal.lunar.moo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