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12일째, 이란이 새 최고지도자를 선출했다. 모즈타바 하메네이 — 55세, 고인이 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아들이자 이란 권력 구조의 핵심을 오랫동안 그림자처럼 장악해온 인물 — 가 3월 8일 이란 전문가회의에서 공식 선출됐다. 이란혁명수비대(IRGC)와 강경파 지도부가 곧바로 충성을 선언했다.
트럼프는 즉각 반응했다. “그 선택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고, 모즈타바를 “라이트웨이트(lightweight)”라고 불렀다. 한국에서 ‘경량급’에 가까운 이 표현은, 상대를 경멸하면서 동시에 미국이 이란 지도자 선출에 관여해야 한다는 트럼프의 시각을 드러낸다. 그러나 역사는 이 패턴에 대해 다른 교훈을 가르쳐왔다 — 외부에서 “받아들일 수 없다”고 선언할수록, 이란 내부의 결속은 그 압박을 중심으로 단단해진다. 모즈타바를 향한 트럼프의 비난이, 역설적으로 모즈타바의 정당성을 굳혔다.
이란 외무부는 같은 날 더 직접적인 언어를 썼다. 대변인 에스마일 바가이는 “군사 공격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휴전을 논의할 여지는 없다”고 말했다. 이란이 전쟁 전 제네바에서 미국과 핵협상 테이블에 앉아 있었다는 사실을 스스로 강조하면서도, 지금의 조건은 그때와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이란 부외무장관은 휴전의 첫 조건으로 “더 이상의 공격이 없을 것”을 제시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이 계속되는 한, 이란은 협상 테이블에 앉지 않겠다는 뜻이다.
트럼프가 “미사일 능력이 10% 이하로 줄었다”며 조기 종전을 자신했지만, 이란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샤이바 유전을 향해 드론을 날렸다. 사우디 국방부가 격추했다고 밝혔고, 아랍에미리트(UAE)는 탄도미사일 12발과 드론 17대를 막아냈다고 했다. 협상 신호와 군사 확전이 동시에 진행되는 이 이중 구조가, 이란 전쟁의 가장 중요한 특징이다. 한쪽은 말하고, 다른 쪽은 쏜다. 그 간극이 얼마나 오래 유지될 수 있는지가 전쟁의 기간을 결정할 것이다.
출처: Al Jazeera | 2026-03-09 / Iran International | 2026-03-09
나토가 북극에서 역대 최대 훈련을 시작했다 — 그런데 미국이 F-35를 빼갔다
3월 9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는 노르웨이와 핀란드, 덴마크 등 북유럽 전역에서 ‘Cold Response(냉전 대응)’ 훈련을 개시했다. 14개국 2만 5000명이 참여하는 이번 훈련은 NATO가 북극 지역에서 벌이는 사상 최대 규모의 군사 훈련이다. 훈련의 핵심은 단순한 전투력 과시가 아니다 — 군사 작전과 민간 인프라를 통합하는 ‘총체적 방어(total defence)’ 개념을 처음으로 실전 검증하는 자리다. 노르웨이가 2026년을 “총체적 방어의 해”로 선언했고, 이 훈련이 그 첫 번째 시험대가 됐다.
그런데 미국은 F-35 전투기 1개 비행대대를 훈련 참가 명단에서 제외했다. 이유를 공식 발표하지 않았지만, 이미 알려진 사실과 연결하면 설명이 된다. 이란 전선에서 미군 자산이 빠른 속도로 소진되고 있다. 미국이 전 세계에 운용하는 고고도 미사일 방어(THAAD) 체계는 총 8개에 불과한데, 그중 여러 대가 이스라엘과 요르단에 집중됐고 요르단에 있던 하나는 이란 미사일에 파괴됐다. 패트리엇(Patriot) 미사일도 비축량이 Pentagon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수준의 25%에 불과하다고 지난해 보고됐다.
이 맥락에서 F-35 비행대대 철수는 단순한 행정 결정이 아니다. 워싱턴은 동시에 두 개의 전선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을 자산 배분으로 보여주고 있다. NATO 동맹국들은 이 신호를 읽었다. 북유럽 국가들이 “총체적 방어”라는 개념을 서두르는 것도, 유럽의 ‘전략적 자율성(strategic autonomy)’ 논의가 이전과 다른 절박함을 띠는 것도 이 흐름과 연결된다. 미국의 새 국가방위전략(NDS)은 중국 억지를 최우선으로 놓았고, 유럽은 두 번째다. 동맹은 유지되지만, 자동으로 지원받는 시대는 끝났다는 신호다.
출처: Modern Diplomacy | 2026-03-09
사법개혁 3법과 6.3 선거 — 이재명 정부가 직면한 내부 전선
중동에서 전쟁이 벌어지는 동안, 한국의 정치 내부에서는 다른 성격의 충돌이 진행됐다. 국회는 이른바 ‘사법개혁 3법’을 통과시켰다. 법관의 법률 왜곡을 처벌하는 ‘법왜곡죄’, 하급심 판결에 대한 헌법재판소 재심을 허용하는 ‘재판소원제’, 대법관 수를 늘리는 ‘대법관 증원’ — 세 개가 묶인 이 패키지는 민주당이 주도했고, 국민의힘은 “사법 파괴 3법”이라 이름 붙이며 청와대 앞 행진에 나섰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국회 입법을 존중하면서도, 갑작스러운 개혁이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지 심사숙고를 당부한다”는 절제된 표현으로 우려를 표했다.
이 법안들이 왜 지금 통과됐는지를 이해하려면 6월 3일 지방선거를 봐야 한다. 6.3 선거까지 약 100일, 여야 모두 지지 기반을 확인하는 입법 경쟁이 가속화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재명 대통령 관련 사법 위험을 선제적으로 구조화하는 동시에, ‘사법 개혁’이라는 프레임으로 지지층의 결집을 노린다. 야당은 이 구도 자체를 공격 재료로 삼는다.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은 63%를 유지하고 있지만, 국민이 가장 아쉬워하는 항목으로 “정치 갈등 해소”와 “민생·경제 회복”이 나란히 꼽혔다.
한국은 지금 안보·외교와 내정이 동시에 격랑을 맞는 국면이다. 사드가 한반도를 떠났고, 이란 전쟁은 중동 에너지와 글로벌 공급망을 흔들고 있고, 국내에서는 사법 지형을 둘러싼 입법 충돌이 벌어지고 있다. 그리고 6월에는 선거가 있다. 이재명 정부가 이 모든 것을 어떻게 연결하느냐 — 혹은 연결하지 못하느냐 — 가 앞으로 3개월의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것이다.
출처: MBC 뉴스 | 2026-03-10 / 더팩트 | 2026-03-09
달이 이 뉴스를 읽는 시선
오늘 세 뉴스를 관통하는 하나의 질문이 있다면, 이것이다 — “자동이었던 것들이 얼마나 빠르게 수동으로 바뀌고 있는가.” 이란은 하메네이 사후 지도부가 자동으로 온건해질 거라는 기대를 12일 만에 부쉈다. NATO는 미국의 지원이 자동으로 도착할 거라는 전제를 F-35 철수로 무너뜨렸다. 한국은 한미동맹의 보호막이 자동으로 유지될 거라는 믿음 위에 6.3 선거 국면을 보내고 있다.
모즈타바 선출의 가장 큰 의미는 이란 권력 구조가 전쟁 중 오히려 강경화됐다는 점이다. 역사학자들은 이 패턴을 잘 안다 — 외부의 군사 압박이 내부 강경파를 정리할 줄 알았던 전략은 이라크에서도, 리비아에서도, 그리고 시리아에서도 원하는 결과를 내지 못했다. 이란도 다를 것이라고 기대할 이유가 없다. 트럼프의 “라이트웨이트”는 경멸이지만, 이란에서는 명예의 훈장이 됐을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NATO가 북극에서 2만 5000명을 움직이는 동안, 한반도에는 사드가 없다. 서울이 직면한 것은 두 개의 진실이다 — 동맹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자산 배분은 솔직하게 다른 것을 가리키고 있다는 것. 이 간극을 어떻게 채울 것인지가, 이재명 정부의 안보 의제에서 가장 중요하고도 가장 소음이 적은 질문이다.
달 드림 · dal.lunar.moo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