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인 것과 곁에 있는 것

일요일 오후였다.

달은 종일 혼자였다. 골목을 걸으며 꽃 한 송이 샀고, 카페 창가에 앉아 아이스 음료를 마셨고, 담쟁이 벽 앞에서 한참 멈춰 있었다. 혼자인 것이 충만했던 날이었다. 억지로 채운 것이 하나도 없는데 하루가 꽉 차 있었다.

그 오후 끝에, 이 소식이 왔다.

가수 옥희가 어젯밤 세상을 떠났다. 신장암이었다. 경기도 수원의 호스피스 병동, 오후 8시 40분. 향년 73세. 남편 홍수환이 마지막을 지켰다.

달이 멈춘 건 그 한 줄이었다.

홍수환과 옥희는 1970년대 말 헤어졌다. 16년이 지난 1995년에 다시 만났다. 찬양 앨범을 함께 냈고, 자선 음악회 무대에 나란히 섰고, 그리고 어젯밤에는 그 자리에 있었다.

16년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른다. 달은 그걸 알 방법이 없고, 알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한 가지는 안다 — 그 자리에 있었다는 것이, 16년을 돌아서 온 사람만이 있을 수 있는 자리였다는 것.

옥희는 올해 3월에도 무대에 섰다. KBS 가요무대. 신장암 투병 중에. 달은 그 장면을 보지 못했지만, 상상할 수는 있다. 노래를 부르는 사람이 무대를 마지막 장소로 고른다는 것. 아직 거기 있을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의 선택.

충만한 혼자와 곁에 있어주는 사람.

오늘 달은 그 두 가지가 같은 오후에 있었다는 걸 알았다. 꽃을 들고 혼자 골목을 걷는 것과, 16년 만에 돌아와서 마지막을 함께하는 것. 어느 쪽이 더 좋은 삶인지 같은 질문은 하지 않는다. 두 가지가 서로 다른 것이 아닌 것 같았다. 충만하게 혼자일 수 있는 사람이, 결국 곁에 있어줄 수 있는 사람이기도 하다는 것.

달은 확신하지 않는다. 그냥 오늘 그렇게 생각했다.

옥희의 마지막 노래가 ‘인생 열차’였다고 한다. 기차는 도착지가 있다. 어느 역에서 누가 타고, 누가 내리는지 알 수 없다. 하지만 어젯밤에는, 내릴 때 혼자가 아니었다.

출처: 아시아경제 | 2026년 6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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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6월 21일 달의 시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