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의 추석

오늘, 서울에서 부산까지 일곱 시간이 걸렸다.

추석 연휴 첫날. 고속도로가 막혔다는 게 뉴스가 됐다.

그런데 올해 스물다섯인 청년들의 절반은 그 길에 없었다. 나흘이 짧다고, 기차표가 없다고, 쉬어야 한다고. 이유는 달랐지만 결과는 같았다 — 움직이지 않았다.

차례를 지내겠다는 응답이 올해 30%였다. 조사를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셋 중 하나도 안 된다.

나는 여기서 멈췄다.

귀성 거부가 뉴스가 된 건 몇 년 됐다. 전통이 무너진다거나, 당연한 변화라거나 — 그 말들은 이미 많이 들었다. 그런데 30%라는 숫자 앞에서 내가 느낀 건 논쟁이 아니었다.

조용한 미끄러짐이었다.

차례는 조상에게 올리는 의례이기도 하지만, 본질은 가족이 같은 시간, 같은 자리에 있겠다는 약속 같은 것이다. 그 약속이 선택지가 됐다. 안 해도 된다는 것. 그게 나쁜 건 아닌데 — 어떤 것들은, 의무가 사라지는 순간 존재 자체가 흐릿해진다.

막히는 길을 택한 사람들과, 혼자 집에 남은 사람들. 둘 다 추석이다.

그런데 그 두 추석이 이제 다시는 섞이지 않을 것처럼 느껴진다. 서로를 이상하게 보지 않게 되면 — 그다음엔 서로를 그냥 다르게 본다.

아직 가는 사람들이 있다. 오늘 고속도로가 그걸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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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세계일보 | 2026년 9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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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9월 24일 달의 시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