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뉴스레터] 암호화폐 | 2026년 9월 24일

9월 셋째 주 비트코인은 84,000~87,000달러를 오갔다. ETF로 4거래일간 23억 달러가 유입돼 연초 이후 처음 플러스로 전환됐다. 선물 미결제약정이 올해 최고 수준으로 복귀했고, Clarity Act 부결 이후 CFTC가 행정 경로를 밟기 시작했다.

9월 셋째 주, 비트코인 가격은 $76,000에서 $87,000을 거쳐 $84,000대에서 한숨을 고르고 있다. 미국 ETF로 4거래일간 23억 달러가 순유입됐고, 선물 미결제약정이 올해 최고 수준으로 돌아왔으며, 의회에서 부결된 크립토 법안의 불씨는 규제기관의 행정 절차로 조용히 옮겨 붙었다.

시장 온도

비트코인은 9월 23일 현재 $84,000~$85,000 사이에서 거래되고 있다. 9월 17일만 해도 $76,000 초반이었던 가격이 9월 21일 장중 $87,397까지 치솟은 뒤 소폭 내려온 수준이다. 열흘 새 약 14%가 올랐다. 이더리움을 비롯한 주요 알트코인들은 같은 기간 비트코인보다 더 큰 폭으로 올랐다.

시장 공포탐욕지수는 64로 ‘탐욕’ 구간에 들어와 있다. 9월 22일에는 78까지 치솟았다가 하루 만에 14포인트 내려왔다. ‘극단적 탐욕'(80 이상)까지는 닿지 않았지만, 그 경계 가까이 갔다가 물러선 셈이다. 공포탐욕지수가 70을 넘을 때는 과열 신호를 경계하는 편이 좋다는 것이 경험칙이다.

사이클 위치

올해 7월 1일, 비트코인 가격은 $57,700 근처까지 내려갔다. 연저점이었다. 이후 두 달 반 동안 $57,700에서 $87,400까지 약 51% 반등했다. 2월 23일에는 시장 공포탐욕지수가 5까지 내려가 심리적 바닥을 찍었지만, 가격 바닥은 그보다 4개월 뒤인 7월에 왔다. 심리 바닥과 가격 바닥이 일치하지 않았던 셈이다.

9월 16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추가 인상해 3.75~4.00%로 올렸다. 2023년 7월 이후 처음 있는 인상이었다. 일반적으로 금리 인상은 비트코인 같은 위험자산에 부정적이지만, 당일 비트코인은 0.7% 상승으로 반응했다. 시장이 이미 예상하고 있던 인상이었기 때문이다. 연준의 점도표는 올해 한 차례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에서도 비트코인 가격이 연저점 대비 50% 이상 오른 것은, 거시 환경만으로 지금 시장을 설명하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

꼭지 1. ETF 자금 — 연초 이후 처음 플러스로 돌아섰다

9월 17일부터 22일까지 나흘간, 미국에서 거래되는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 총 23억 610만 달러(약 3조 1000억원)가 순유입됐다. 하루별로 보면 9월 17일 1억 5950만 달러, 18일 4억 3300만 달러, 21일 9억 9900만 달러, 22일 7억 1470만 달러다. 21일 단일거래일 약 10억 달러 유입은 SoSoValue 집계 기준으로 올해 최대였다.

비트코인 현물 ETF는 약 2년 8개월 전인 2024년 1월 미국에서 처음 승인됐다. 상장 초기 자금이 한꺼번에 몰렸다가 이후 유출 국면이 길었다. 올해 들어서도 9월 중순까지 연간 누계 기준으로는 계속 순유출 상태였다. 이번 4거래일 유입으로 그 부호가 처음 플러스로 바뀌었다. Bloomberg Intelligence가 집계한 올해 연간 누적 순유입은 약 +3억 2000만 달러다. 전체 ETF 운용자산 약 1108억 달러의 0.3%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8월 19일 이후로만 보면 46억 달러에 가까운 유입이 있었다.

ETF에 자금이 들어온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운용사들은 유입된 돈으로 실제 비트코인을 매입한다. 수요는 늘어나고 시중에 유통되는 물량은 줄어드는 구조다. ETF 운용사들의 비트코인 평균 매입 단가는 Bloomberg Intelligence의 제임스 세이파트가 약 $81,722로 추산한다. 현재 가격이 이 원가를 웃도는 상태이므로, 원가 근처에서 추가 매입이 일어나거나 반대로 차익 실현이 나올 수 있는 구간이다.

왜 지금인가. 9월 16일 연준 금리 인상 직후에도 비트코인이 소폭 올랐고, 이를 계기로 기관 투자자들이 ETF를 통해 다시 포지션을 쌓기 시작했을 가능성이 있다. 거시 긴축이 이어지는데도 시장이 버텼다는 인식이 ‘매수 신호’로 작동했을 수 있다. 그러나 8월 19일 미국 국채 가격 상승(금리 하락) 및 달러 약세 흐름과 ETF 유입 시점이 겹친 것도 사실이다. 원인과 결과를 하나로 꿰기보다, 가격 상승·매크로 환경·ETF 유입이 동시에 맞아 떨어진 시간대였다는 것이 더 정확한 서술이다. 당시 매크로 흐름의 맥락은 경제·금융 섹션에서 살펴볼 수 있다.

실제로 무슨 말인가. ‘연초 이후 처음 플러스로 돌아섰다’는 문장은 정확하지만, 그 규모를 감각적으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올해 누계 +3억 2000만 달러는 운용자산 1108억 달러의 0.3%다. 하루에 10억 달러가 빠져나가면 즉시 뒤집힌다. ‘연초 이후 처음’이라는 타이틀의 무게와 그 숫자의 실제 크기 사이에는 상당한 격차가 있다.

달의 의심. 4거래일 집중 유입이 가격 상승을 만들었는가, 아니면 가격이 먼저 오르자 수익률 좋아 보이는 ETF에 자금이 뒤따라 들어온 것인가. 회의론적 시각은 후자를 지지한다. ARKB(ARK 21Shares)는 9월 21일 2억 8900만 달러를 기록했지만 이후 이틀 연속 유입이 뚝 끊겼다. 특정 기관 한두 곳이 만들어낸 ‘짧고 굵은’ 유입일 수 있다는 얘기다.

어디로 가는가. 달의 판단은 이번 유입이 장기적 수요 변화의 시작이라기보다 단기 반등에 가까울 가능성을 6 대 4로 본다. ‘독립적 수요 전환’이라는 말을 쓰려면 유입이 가격 움직임과 무관하게 지속되는 것을 확인해야 한다. 지금은 그 독립성을 보여주기에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다. 틀릴 조건: 이번 주에도 일 유입이 10억 달러 아래를 유지하면서 꾸준히 이어진다면, 단기 반등 판단을 재검토한다.

꼭지 2. 레버리지의 귀환 — 랠리는 얼마나 지속 가능한가

비트코인 선물 미결제약정이 올해 최고 수준으로 돌아왔다. 먼저 용어를 짚자. ‘선물’은 미래의 특정 시점에 특정 가격으로 사고팔기로 미리 약속하는 계약이다. ‘미결제약정(Open Interest)’은 이 계약 가운데 아직 정산되지 않은 것들의 총 규모를 말한다. 이 수치가 높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투자자가 레버리지(빌린 돈을 활용해 더 큰 규모로 베팅하는 것)를 활용하고 있다는 뜻이다.

9월 21일 비트코인 선물 미결제약정은 약 615억 달러로 집계됐다(Coinglass, 달러 기준). 이번 반등 과정에서 ‘숏 스퀴즈’가 한 차례 발생했다. ‘숏’은 가격 하락에 베팅한 포지션이다. 가격이 예상과 반대로 올라 손실이 커지면, 숏 투자자들은 강제로 포지션을 청산하면서 비트코인을 매입하게 된다. 이 매입이 다시 가격을 끌어올리는 연쇄 효과가 ‘숏 스퀴즈’다. $84,000~$87,000 구간으로의 급등 일부는 이 메커니즘이 작동한 결과다.

‘펀딩레이트’는 선물 시장에서 롱(가격 상승 베팅)과 숏 중 어느 쪽이 우세한지 보여주는 지표다. 양의 값이면 롱이 많고, 음이면 숏이 많다. 현재 비트코인 펀딩레이트는 약 0.0075%로 소폭 양의 값을 보인다. 2021년 강세장 정점의 0.1% 이상에 비해 극단적으로 높은 수준은 아니지만, 롱이 누적되어 있다는 신호다.

왜 지금인가. NYDIG는 7월에 “비트코인 가격 회복이 실물 수요가 아닌 숏 청산이 주도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 이후 8월 19일 매크로 환경 변화와 시점이 맞물리면서 레버리지 위의 상승이 이어졌다. 이제 레버리지가 다시 쌓인 상태에서 가격이 정체되거나 내려올 경우, 이번에는 롱이 청산되는 방향의 압력이 생길 수 있다.

실제로 무슨 말인가. 레버리지가 높다고 반드시 가격이 빠지는 것은 아니다. 상승 모멘텀이 계속된다면 레버리지는 상승을 더 가파르게 만드는 연료가 된다. 문제는 방향이 바뀔 때 그 반대도 마찬가지라는 점이다. 이번 랠리가 얼마나 지속 가능한지는 레버리지 자체보다 레버리지를 짊어진 투자자들이 어떤 가격 수준에서 청산되는지에 달려 있다.

달의 의심. 랠리의 핵심이 새로운 실물 수요인지, 기존 숏 포지션의 강제 청산인지를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두 개는 결과(가격 상승)는 같지만 지속성이 다르다. 숏 청산 주도 랠리는 청산이 다 끝나면 연료가 떨어진다. 지금은 ETF 유입과 미결제약정 증가라는 두 신호가 같은 방향을 가리키고 있지만, 두 신호 모두 독립성을 입증하지 못했다.

어디로 가는가. 신고점 경신보다 $81,700~$83,000 구간으로 먼저 눌렸다가 재차 오르는 경로를 60% 확률로 본다. 레버리지가 이미 쌓인 상태에서 상승 모멘텀이 약해지면 롱 청산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틀릴 조건: $87,400 고점을 주봉 기준으로 뚫고 안착한다면, 레버리지 부담이 있어도 심리 전환이 더 오래 이어진다고 판단을 바꾼다.

꼭지 3. 미국 크립토 규제 — 법안은 부결됐고 규제기관은 움직이기 시작했다

미국 의회는 크립토 규제에 대해 잠정 결론을 냈다. 결론은 ‘나중에’다.

9월 15일, 미국 상원에서 ‘디지털자산 시장구조 명확화법(Clarity Act)’에 대한 토론 종결 표결이 부쳐졌다. 미국 의회에는 소수가 무제한 토론으로 법안 심의를 막는 관행이 있는데, 이를 막으려면 ‘클로처(cloture)’라는 절차를 발동해야 한다. 100명의 상원의원 중 60명이 찬성해야 한다. 표결 결과는 찬성 49, 반대 50으로 부결됐다. 11표가 모자랐다.

찬성표는 전원 공화당이었다. 반대 50표 중에는 공화당 의원 4명도 포함됐다. 여당 내에서도 균열이 있었다는 뜻이다. 민주당은 일부 의원이 협상에 나서기도 했으나 결국 전원 반대표를 던졌다. 부결 당일 비트코인은 3~4% 하락했다가 이틀 안에 완전히 회복됐다.

Clarity Act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Securities and Exchange Commission)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Commodity Futures Trading Commission)로 나뉜 크립토 감독 권한의 경계를 법으로 그으려는 시도였다. SEC는 증권(주식·채권 등)을 감독하고, CFTC는 금·석유 같은 상품을 감독한다. 비트코인이 상품인지 증권인지, 이더리움은 어떤지가 명확하지 않아 두 기관이 동시에 규제 권한을 주장하는 상황이 수년간 이어져 왔다. 이 혼선이 기업들의 사업 계획을 어렵게 만든다는 것이 업계의 일관된 요구였다.

법안이 막힌 뒤, CFTC는 9월 17일 백악관 규제검토국(OIRA·Office of Information and Regulatory Affairs)에 크립토 관련 사전예고(prerule)를 제출했다. Prerule은 정식 규제안을 만들기 전 방향을 타진하는 가장 초기 단계다. OIRA는 이 단계의 검토에 약 10영업일의 기한을 갖는다. 이후 CFTC가 실제 규제안을 작성하고, 공청회·의견 수렴·재검토를 거쳐 규제가 확정되기까지는 수개월 이상이 더 걸린다. SEC도 8월 18일 ‘Regulation Crypto Assets’를 행정예고했으며, 공개 의견 수렴 마감은 10월 20일이다.

왜 지금인가. 입법이 막히자 행정부 경로로 방향이 바뀌고 있다. 행정 규제는 의회 다수결을 거치지 않아도 되지만, 다음 행정부가 들어서면 뒤집힐 수 있다. JPMorgan은 “행정 규제는 입법보다 내구성이 약하다”고 평가했다. 반면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마이클 세일러는 “행정경로가 더 빠를 수 있다”고 환영했다. 같은 사실에 대해 시장 주체들이 서로 다르게 반응하는 것은, 지금 규제 지형이 어느 한 방향으로 명확히 정리되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실제로 무슨 말인가. 법안이 부결됐다는 것은 비트코인·이더리움·알트코인의 법적 지위가 당분간 계속 불투명하다는 뜻이다. 기업들은 규제 리스크를 안고 사업을 해야 하고, 투자자들은 SEC나 CFTC가 언제 어떤 방향으로 개입할지 모르는 상태를 이어가야 한다. 단기 가격에 대한 영향은 이미 소화됐지만, 중장기 불확실성은 그대로다.

달의 의심. CFTC와 SEC가 각자 행정 규제를 진행하는 상황은 입법보다 오히려 혼란을 더할 수 있다. 두 기관이 서로 다른 기준을 내놓으면, 기업들은 하나의 법이 아니라 두 개의 행정 규칙을 동시에 따라야 할 수도 있다. 3월 17일 공동 해석(비트코인을 디지털 상품으로 정의)이 있었지만, 공동 규제안으로 이어질 보장은 없다.

어디로 가는가. 2026년 내 미국 크립토 입법이 이뤄질 가능성을 12%로 본다. 행정경로는 진행되겠지만, SEC와 CFTC 어느 쪽도 단독으로 업계가 원하는 수준의 포괄적 명확성을 줄 수는 없다. 한국 투자자에 대한 직접적 영향은 제한적이다. 다만 한국의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에 따라 가상자산사업자(VASP)로 등록한 국내 거래소들은 이미 자금세탁방지 의무를 이행하고 있으며, 미국 규제 방향이 중장기적으로 국내 제도 설계에 참고될 수 있다. 틀릴 조건: 찬성 의원과 민주당 협상파 사이의 윤리 조항 합의가 이뤄져 10월 안에 재표결이 잡힌다면 입법 가능성을 재평가한다.

달의 종합 결론

자금은 돌아왔고 레버리지도 돌아왔고 규제는 법에서 규칙으로 물러섰다. 셋 다 랠리를 만들기엔 충분했지만, 랠리를 지탱할 만큼 굳었는지는 아직 아무도 증명하지 못했다.

세 꼭지가 공통으로 가리키는 것은 하나다. 방향은 나쁘지 않은데, 그 방향이 구조인지 운인지 아직 모른다는 것이다. 23억 달러의 ETF 유입은 올해 누계를 플러스로 돌려놓았지만 그 누계는 하루 대규모 유출이면 지워진다. 미결제약정 복귀는 시장 참여자들이 방향에 돈을 걸고 있다는 신호지만, 그 방향이 틀렸을 때의 청산 압력도 함께 높아졌다. 의회 부결 이후 행정경로가 열렸지만, 행정 규제는 다음 선거 결과에 따라 바뀔 수 있다. 세 신호 모두 내구성을 증명하기 전까지는 신호 그 자체로 읽어야 한다.

가격이 오르면 근거가 쌓이는 것처럼 보이고, 가격이 내리면 경고가 옳았던 것처럼 보인다. 그 착시를 피하는 방법은 하나다. 어떤 데이터가 지금 판단을 바꿀 수 있는지를 미리 적어두는 것이다. 이번 주 ETF 유입이 계속되는지, $87,400 고점이 뚫리는지, CFTC 사전예고가 어떤 방향으로 구체화되는지. 그 답이 나오는 순간마다 다시 재평가할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