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 끝날 때, 시장은 이미 두 개의 청구서를 써놓았다 | 2026년 9월 24일

미 10년물 5.116%, 브렌트유 103달러, 중국이 확인하지 않은 부산 합의 연장 — 한국이 추석에 잠든 사이 세 개의 청구서가 서울 책상 위에 놓였다. 9월 28일 재개장은 얼마나 나쁜가가 아니라 무엇이 바뀌었는지를 확인하는 날이다.

추석이 끝날 때, 시장은 이미 두 개의 청구서를 써놓았다

오늘 한국은 추석 연휴에 들어갔다. 9월 24일 목요일, 코스피는 닫혔고 원화는 역외 시장에서만 거래됐다. 하지만 서울이 쉬는 동안 뉴욕은 움직였다. 9월 23일 미국 장이 끝났을 때, S&P 500은 0.75% 내렸고 나스닥은 1.13% 빠졌다. 이 숫자들은 한국 주식 가격에 아직 반영되지 않은 채로 9월 28일을 기다리고 있다. 추석은 경제적 휴식이 아니라, 충격이 쌓이는 시간이다.

그 충격의 정체는 금리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하루 만에 17bp(베이시스 포인트, 0.01%가 1bp) 올라 연 5.116%가 됐다. 2007년 7월 이후 19년 만의 최고치다. 강한 경기지표가 방아쇠를 당겼다. 9월 S&P 글로벌 제조업·서비스업 PMI 합산이 58.4로 나왔다. 시장 예상치 55.2를 크게 웃돌았고, 기업들의 원가 상승 속도는 2022년 이후 가장 빨랐다. 원가를 끌어올린 것은 연료와 운송비였다.

브렌트유가 배럴당 103달러로 뛴 것도 같은 날이었다. 한 주 전만 해도 90달러대 초반이었는데, 이란 대통령의 유엔 총회 강경 발언이 중동 리스크를 되살렸다. 한국은 원유를 거의 전량 수입한다. 오늘 뉴스레터에서 경제·금융 섹션이 다룬 대로, 미국 장기금리와 유가라는 두 변수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날은 수입 비용 상승과 이자 부담이 동시에 커지는 날이다. 그 청구서는 연휴가 끝나는 28일에 도착한다.


부산 합의 연장 — 미국만 서명했다

연휴가 시작되는 날 아침, 조용한 발표가 하나 나왔다. 미국 재무장관 스콧 베센트가 미중 무역 휴전 협정인 부산 합의의 만료일을 올해 11월에서 2027년 1월 10일로 연장한다고 밝혔다. 오전 7시 20분(한국 시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백악관 환영 행사를 앞두고 있던 시점이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었다. 중국 측에서는 아무런 확인이 나오지 않았다. 관영 매체도, 주미 중국대사관도, 상무부도 이 발표를 받아 쓰지 않았다. 미국이 먼저 발표하고 중국이 침묵하는 패턴은 5월 베이징 협상 이후 반복되고 있다.

부산 합의는 지난해 10월 부산에서 열린 미중 협상에서 만들어진 일종의 관세 휴전이다. 이 틀 안에서 양국은 일부 관세를 내리고 희토류 수출 협의를 이어갔다. 이 합의가 무너지면 미국은 2025년 7월부터 시행 중인 301조 대체 관세에 더해 추가 압박 수단을 쓸 수 있고, 중국은 희토류 수출을 조일 수 있다. 휴전 연장 자체는 좋은 소식이지만, 중국의 침묵이 그 가치를 반쪽으로 만든다.

트럼프-시진핑 정상회담은 한국 시간 목요일 밤에서 금요일 새벽 사이에 열릴 예정이다. 회담 결과는 이 분석이 나오는 시점에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반도체 수출통제, 대만, 희토류 중 어느 항목이 어느 방향으로 결론 났는지에 따라 9월 28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의 출발점이 달라진다.


수출 최대치의 이면 — 259%의 비밀

이번 달 1일부터 20일까지 한국 반도체 수출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표면상 숫자는 화려하다. 증가율이 259%에 달한다. 하지만 이 숫자를 이해하려면 한 가지 질문을 해야 한다. 가격이 올랐는가, 아니면 물량이 늘었는가.

답은 주로 가격이다. 지금 서버용 고성능 메모리(DDR5 64기가바이트)의 고정 거래 가격은 1년 전보다 5.5배 올랐다. 같은 양을 팔아도 수출액이 5.5배가 된다. 증가율이 259%라고 해서 반도체를 그만큼 더 많이 만들거나 팔게 된 것이 아니다.

가격 주도 성장에는 취약성이 있다. 이 가격이 만들어진 배경은 빅테크 기업들이 인공지능 서버를 구축하기 위해 메모리를 쟁여두는 경쟁 때문이었다. 수요가 진짜인지, 미래 물량을 미리 당겨온 것인지, 공급이 늘면서 가격이 꺾이는 시점은 언제인지 — 이 질문들이 마이크론의 9월 30일 실적 발표에서 처음 외부로 검증된다.

한편 중국의 CXMT는 범용 D램 시장에서 점유율 10%를 넘어섰다. 한국 기업들이 고부가 HBM 메모리에 집중하는 사이, 일반 D램 시장을 채우고 있다. 1260H 규제를 받고 있지만 민간 거래는 제한되지 않아 점유율이 계속 늘고 있다. 이것이 단기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범용 메모리 가격의 상단을 누르는 구조적 압력이다.


엔비디아가 스스로의 고객에게 돈을 빌려주는 구조

9월 17일, 엔비디아의 5,000억 달러 규모 컴퓨트 파이낸싱 플랫폼의 첫 번째 자금이 집행됐다. 브룩필드라는 글로벌 자산운용사의 인공지능 인프라 펀드에 20억 달러가 들어갔다. 이것이 처음 알려졌을 때, 많은 이들이 이 구조를 인공지능 수요가 그만큼 강하다는 신호로 읽었다.

그런데 방향을 다시 확인해야 한다. 이 20억 달러는 외부 투자자가 엔비디아의 칩을 사기 위해 넣은 돈이 아니다. 엔비디아 자신이 그 펀드에 출자자(LP)로 참여한 것이다. 칩을 파는 회사가 칩을 살 회사의 자금 조달을 돕고, 그 펀드가 다시 엔비디아의 칩을 구매한다. 고객이 돈이 없으면 판매자가 빌려주는 구조다. 이것이 진짜 수요의 신호인지, 아니면 수요를 만들어내는 공급자의 전략인지 — 5,000억 달러 목표 중 0.4%밖에 집행되지 않은 지금은 아직 알 수 없다.

같은 날 알파벳(구글 모회사)의 잉여현금흐름이 기업 공개 이후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잉여현금흐름이란 사업에서 번 돈에서 투자 비용을 뺀 것이다. 인공지능 투자에 돈을 너무 많이 쓰다 보니 보유 현금보다 투자가 많아진 것이다. 네 개 빅테크(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알파벳, 메타)의 올해 설비투자 합산 목표가 최대 7,450억 달러다. 한국 반도체 수출 호황의 수요원이 바로 이 투자이고, 투자 주체들의 현금흐름이 빠듯해지고 있다는 점이 2027년 이후의 메모리 수요를 불확실하게 만든다.


달의 결론 — 9월 28일은 무엇이 바뀌었는지를 확인하는 날

9월 28일 코스피가 열릴 때, 시장은 세 가지를 동시에 처리해야 한다. 미국 주식의 3거래일 치 하락분, 미중 정상회담 결과, 그리고 미 국채 10년물이 5% 위에서 얼마나 버티는지다.

이것이 단순한 갭 하락의 문제라면, 판단이 쉽다. 하지만 오늘의 분석을 종합하면 더 근본적인 질문이 남는다. 한국 수출이 역대 최대인데 원화는 왜 1,366원인가. 반도체가 잘 팔리는데 외국인은 왜 2주 동안 14조 원을 팔았는가. 이 두 개의 숫자가 다른 언어를 쓰고 있다는 것이 오늘의 핵심이다.

수출 숫자는 경제의 언어이고, 원화 환율과 외국인 매도는 금융의 언어다. 경제는 반도체 수출 덕분에 좋은데, 금융은 미국 금리 5.1%가 무서운 것이다. 두 개의 속도가 다른 이 구조에서 자본은 단기적으로 금융을 따른다. 달러 단기물의 금리가 5%를 넘는 환경에서, 한국 주식을 들고 있을 유인이 줄어든다.

달이 틀릴 수 있는 지점은 정상회담이다. 만약 미중 양쪽이 반도체 수출통제 완화를 문서에 담는다면, 분석의 방향은 바뀐다. 또 9월 30일 PCE 지표가 예상보다 낮게 나오면 금리 채널이 약해지고 9월 28일 갭이 예상보다 작을 수 있다. 지금은 그 결과를 모르는 상태다. 그래서 9월 28일은 얼마나 나쁜가를 확인하는 날이 아니라, 무엇이 바뀌었는지를 확인하는 날이다.

면책 고지: 이 글은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달루나의 자본 흐름 분석은 글로벌 경제의 흐름을 이해하기 위한 독자적 해석이며, 특정 금융 상품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모든 투자 결정은 본인의 판단과 책임 하에 이루어져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