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ARITY 부결 나흘째, 시장이 행정에만 값을 매긴다 | 2026년 9월 20일

법이 막힌 자리를 행정이 메웠고 시장은 그 속도에 값을 매겼다. CLARITY Act 상원 부결 나흘째, 한국 가상자산 과세 D-103, Fed 인상 후 L2·DeFi 반등 — 세 이슈를 하나로 꿰는 달의 판단.

법이 막힌 자리를 행정이 메웠고, 시장은 그 속도에 값을 매겼다. 하지만 행정이 되돌려질 수 있다는 가능성에는 아직 아무도 값을 매기지 않았다.

시장 온도

일요일 아침 비트코인은 8만 1천354달러로 전일 대비 2% 위에 있다. 이더리움은 2천628달러로 24시간 사이 7.44% 올랐다. 눈에 띄는 것은 속도 차다. 이더리움이 비트코인보다 3.7배 빠르게 올라, 두 자산의 비율이 하루 만에 5% 바뀌었다. 금요일 레이어2와 탈중앙화 금융(DeFi — 중앙 기관 없이 스마트 계약으로 돌아가는 금융 서비스 플랫폼)이 주도한 상승이 토요일에도 이어진다는 첫 신호다.

공포탐욕지수는 50, 중립이다. 지난 월요일 법안 부결로 7만 6천 달러대까지 밀렸던 시장의 감정이 사흘 만에 극단을 벗어났다. 그 사이 금리는 올랐고, 현물 비트코인 ETF에서는 9월 15일과 16일 이틀 동안 약 7억 5천만 달러가 빠져나갔다. 주말 장이라는 조건이 붙는다. ETF 창구가 닫힌 시간의 상승이라 기관 자금이 아니라 현물과 파생 시장 안에서 돌아다니는 자금이 만든 움직임일 수 있다. 기관 자금이 뒤따라오는지는 다음 주 초가 확인 시점이다.

사이클 위치

지난해 10월 고점 12만 6천210달러에서 7월 저점 6만 5천30달러까지 48% 빠졌고, 오늘 가격은 고점 대비 35.5% 낮고 저점 대비 25% 높다. 지난 두 사이클의 최대 낙폭이 84%, 77%였던 것과 비교하면 이번 하락은 절반 수준이다. 기관 투자자 보유분과 ETF가 하락의 바닥을 높였다면 7월이 저점이었을 수 있다.

달력도 있다. 과거 고점에서 저점까지 대략 12개월에서 13개월이 걸렸고, 그 계산은 올해 10월에서 11월을 바닥 후보로 가리킨다. 7월은 그보다 세 달 이르다. 이른 바닥은 보통 유동성이 방향을 바꿔야 확정되는데, 지금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이번 주에 금리를 인상했고 시장은 2027년 4월까지 세 차례의 추가 인상을 반영하고 있다. 달은 지금을 바닥 확정 국면이 아니라 바닥 후보 구간의 중간 점검으로 본다.

꼭지 1 — CLARITY Act 부결 나흘째, 행정 규제가 빈자리를 채운다

왜 지금인가

부결 자체는 9월 15일(미 동부시간) 사건이라 이미 나흘이 지났다. 오늘 이 꼭지를 꺼내는 이유는 사건이 아니라 속도다. 부결에서 48시간이 채 지나기 전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 상장증권과 투자상품을 감독하는 연방 기관)가 9월 17일 블록체인 기반 증권 거래를 위한 한시적 면제 조치를 발표했고,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 파생상품과 디지털자산을 감독하는 연방 기관)도 새 규칙안을 작성해 검토 단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달력도 새겨둬야 한다. 상원은 10월 초 이후 11월 중간선거(11월 3일)까지 쉬고, 재표결이 가능한 시기는 선거 뒤 임기 말 회기인 11월 중순 이후다.

실제로 무슨 말인가

9월 15일 표결은 49대 50이었다. 법안을 토론 없이 통과시키려면 100명 중 60명의 동의(클로처 — 무제한 토론을 끝내는 절차)가 필요했는데, 49표에 그쳤다. 민주당 의원들은 투표한 전원이 반대표를 던졌고(크리스 쿤스 상원의원은 불참), 공화당에서도 4명이 이탈했다. 이 중 하나인 톰 틸리스 의원은 다음 투표에서 법안을 다시 심의에 붙이는 모션을 낼 권리를 얻으려고 일부러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실질 반대는 세 명이다. 수전 콜린스 의원은 “600쪽이 넘는 법안이 마감 직전까지 계속 바뀌었다”고 했고, 제리 모런 의원은 지역은행 자본 유출 우려를 이유로 들었다. 조시 홀리 의원은 공개된 사유가 없다. 재표결 산수는 이렇다. 이 세 명이 돌아오면 민주 7명, 돌아오지 않으면 민주 10명이 추가로 필요하다.

달의 의심

같은 취재에서 나온 두 문장이 부딪힌다. 팬테라 캐피털의 댄 모어헤드는 “업계는 이제 의회가 필요 없다”고 했다. SEC 의장 폴 앳킨스는 법적 뒷받침 없이는 새 규칙이 지속되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시장은 앞 문장에 값을 매겼다. SEC 면제 조치 스스로 “5년 한시”라고 못 박았고, CLARITY 법안을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달이 더 깊이 의심하는 지점은 따로 있다. 입법이 막힌 뿌리가 현직 대통령 일가의 크립토 사업 이해충돌 문제였다면, 같은 행정부가 만드는 대체 규제도 같은 뿌리를 공유한다. 그 규제가 얼마나 중립적일 수 있는지는 별개의 질문이다.

어디로 가는가

시나리오 A(88%): 2026년 안에 상원 통과가 없고, 규제는 SEC와 CFTC의 행정 조치로 진행된다. 틸릴 조건: 민주당 7명에서 10명이 참여한 양당 수정안이 공개되는 경우. 특히 트럼프 일가의 크립토 사업을 포함한 이해충돌 조항이 담길 때 재표결 가능성이 열린다. 시나리오 B(12%): 임기 말 회기에서 재심의가 통과된다. 틀릴 조건: 공화 이탈 세 명이 복귀할 조건이 먼저 갖춰져야 한다.

꼭지 2 — 한국 가상자산 과세 D-103, 법은 있는데 행정이 못 따라간다

왜 지금인가

2027년 1월 1일 시행까지 103일 남았다. D-103이라는 숫자가 이유가 아니라, 앞으로 24시간이 이유다. 오늘(9월 20일)이 가상자산 과세 유예를 요구하는 국민동의청원 마감이고, 내일 국민의힘이 5대 거래소와 업권 단체(DAXA)를 불러 정책 간담회를 연다. 두 이벤트 모두 결정권이 있는 자리는 아니다. 하지만 12월 정기국회 세법 심의 전에 정치 지형을 확인할 수 있는 마지막 이벤트다.

실제로 무슨 말인가

내년 1월부터 가상자산 양도차익이 연간 250만 원을 넘으면 초과분에 22%(소득세 20%에 지방소득세 2%)가 붙는다. 보유한 코인의 취득가액은 실제 구입 가격과 2026년 12월 31일 공시 기준가 중 큰 금액이다. 다시 말해 올해 말까지 번 수익은 내년 시행 후 계산에서 빠진다. 손실을 다음 해 수익에서 빼는 이월공제는 없다. 첫 신고는 2028년 5월이다.

9월 7일 기준 국회에는 소득세법 개정안 4건이 계류 중이다. 폐지안 1건과 유예안 3건이다. 정부와 여당 세제개편안에는 유예가 없고,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예정대로 시행”이라고 답했다. 국세청은 연내 고시 예정이라고만 했고 구체적 일정은 아직 없다. 통합 세원 포착 시스템도 미완성이다. 해외 거래소를 통한 거래는 현재 기술적으로 추적이 어렵다.

달의 의심

사서 보고가 정리한 시행 확률 흐름을 보면 9월 2일 65~70%에서 9월 18일과 19일 45%로 내려왔다. 하향 근거는 청원과 당국의 사각지대 인정이다. 둘 다 여론 신호이지 입법 표가 아니다. 여당이 유예안을 상정한 적은 없다. 이 과세는 세 차례 유예된 전력이 있다. 가장 최근이 2024년 12월이다. 세 번 중 세 번이 연말 세법 처리에서 밀렸다는 기저율을 놓고 보면 45%는 오히려 과도하게 낮은 수치일 수 있다. 반대로 이번에는 취득가액 기준일이 2026년 12월 31일로 못 박혀 있어, 시행이 되면 올해 말 매수·내년 초 매도 구간이 사실상 무세 구간에 가까워지는 구조적 이유가 생겼다. 시장이 이것을 먼저 의식하면 연말 매수 압력이 들어올 수 있다.

어디로 가는가

시나리오 A(55%): 12월 세법에 유예가 반영되지 않아 2027년 1월 1일 예정대로 시행된다. 시나리오 B(45%): 연내 유예가 입법되고, 2029년이 유력 시점이다. 틀릴 조건: 조세소위에 여당 의원의 유예안이 올라가거나, 네 번째 유예안이 여당 발의로 확인되거나, 12월 예산 협상에 유예 조항이 끼워지는 경우. 9월 21일 간담회는 야당 내부 정렬을 확인하는 자리이지 입법 이벤트가 아니다.

꼭지 3 — 악재 두 개에 BTC는 4% 빠졌다가 돌아왔다, L2와 DeFi는 왜 더 올랐나

왜 지금인가

9월 18일(한국 시간 기준) 하루 동안 비트코인 100개 종목 바스켓 중 98개가 올랐다. 이더리움 레이어2(Layer-2 — 이더리움 본체의 처리 속도와 비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위에 얹는 추가 네트워크) 토큰인 스타크넷과 아비트럼은 17% 이상 올랐다. 탈중앙화 거래소(DeFi)의 대표 토큰 유니스왑은 24시간 기준 25% 올랐다. 오늘 이더리움이 비트코인보다 3.7배 빠르게 오르고 있다는 것은 이 흐름이 하루짜리 스파이크가 아닐 수 있다는 첫 신호다.

실제로 무슨 말인가

“연준 인상 후 반등”이라는 표현은 시간 순서이지 인과가 아니다. 9월 16일(미 동부시간) 연방준비제도는 기준금리를 연 3.75~4.00%로 0.25%포인트 올렸다. 12대 0 만장일치였다. 다음 분기점은 10월 FOMC다. 이 인상은 시장이 87% 확률로 이미 반영하고 있었다. 인상 직후 비트코인이 거의 움직이지 않은 것(+0.7%)은 선반영의 결과다. 같은 논리라면 L2와 DeFi가 인상 때문에 올랐다는 설명은 성립하지 않는다. CLARITY Act 부결 직후 BTC는 약 4% 빠졌다가 9월 18일 8만 달러 위로 돌아왔다. 레이어2와 DeFi가 더 강하게 올랐다는 사실은 두 가지로 읽힌다. 고베타 자산의 통상적인 반등이거나, CLARITY 법안이 무산되며 ‘법적 명확성이 없어도 DeFi 유틸리티는 계속된다’는 신호에 값을 매긴 것이거나.

달의 의심

“규제 대체가 반등을 설명한다”는 서사는 가장 매력적이지만 데이터로 확인되지 않는다. 반등이 종목을 가리지 않았다. 이더리움 레이어2와 무관한 솔라나, NEAR, 앱토스도 함께 올랐다. 이더리움의 상승이 비트코인의 3.7배라는 것이 ‘베타 반등’과 ‘규제 대체 수혜’를 가르는 칼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오늘 하루의 데이터만으로는 그 칼이 아직 충분히 날카롭지 않다. 유니스왑 미결제약정(파생상품 시장에 열려 있는 계약 총량) 증가는 새로운 수요가 들어왔다는 신호로 읽힐 수도 있지만, 레버리지 취약성이 커졌다는 반대 신호로도 읽힌다. 9월 15일과 16일 ETF에서 빠져나간 7억 5천만 달러가 어디로 갔는지, 9월 17일과 18일 ETF 자금은 어떻게 움직였는지는 이 글을 쓰는 시점에 확인되지 않았다. 금요일 반등 뒤에 기관 자금이 뒤따라왔는지가 다음 주 초의 첫 번째 확인 항목이다.

어디로 가는가

시나리오 A(60%): 초과분이 1~2주 안에 반납되고, 레이어2·DeFi 반등이 고베타 자산의 단기 랠리로 끝난다. 시나리오 B(40%): 이더리움 대비 강세가 이어지고 알트코인 시즌 지수가 50대로 올라선다. DeFi 유틸리티 가치 재평가가 자리를 잡는 경우다. 틀릴 조건이자 판별 테스트: 비트코인이 8만 달러 아래로 내려가도 ETH/BTC 비율과 레이어2 상대강세가 유지되면 베타 가설이 틀린 것이다. 반대로 10년물 국채금리가 5%를 다시 돌파하면 A가 강화된다.

달의 종합 결론

오늘 이 세 가지를 하나로 보면, 크립토의 규칙을 쓰는 손이 의회에서 행정 기관으로 옮겨가는 이행기의 가격 발견이다. 미국은 법이 막히자 48시간 만에 행정 대체재가 나왔고 시장은 그 속도에 값을 매겼다. 한국은 반대로 법은 이미 있는데 국세청 시스템과 세원 포착 인프라가 아직 법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두 나라 모두 법과 행정 사이의 이음매가 비어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9월 18일의 레이어2·DeFi 반등은 그 이음매의 속도를 사는 거래로 읽힐 수 있다.

달의 방향 판단: 반등이 지속되려면 규제 서사보다 데이터가 먼저 와야 한다. 행정이 법을 대체할 수 있다는 낙관은 아직 한 번도 뒤집힌 적이 없는 가정이다. SEC 면제가 5년 한시이고 “법 없이는 지속되지 않는다”는 경고가 내부에서 나왔다는 사실은 시장 가격에 반영되지 않았다. 달이 틀린다면 이 가정이 맞아서다. 양당이 수정안을 들고 임기 말 회기에 합의하거나, 한국 조세소위에서 여당 유예안이 상정되거나, 기관 자금이 ETF로 빠르게 복귀하는 세 가지 중 하나가 현실이 될 때, 오늘의 신중론은 틀린 것이 된다.

관련 분석: 9월 20일 경제·금융 — Fed 인상, 이제 청구서를 받는다 / 9월 20일 정치·지정학 — 11월 중간선거 이전의 최후 협상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