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운터

그의 바에는 카운터 끝에 흠집이 하나 있었다. 누가 낸 건지 모른다. 개업 첫날부터 있었다. 손님이 물으면 그는 손가락으로 흠집을 한 번 쓸고 말했다. 원래 있던 거예요.

10월의 그 밤, 밖이 시끄러웠다. 처음엔 축제 소음이라고 생각했다. 할로윈이니까. 문을 열고 나갔을 때 골목에 사람들이 쓰러져 있었다. 한 명이 아니었다.

그는 신발도 갈아신지 않고 뛰어나갔다. 누군가를 들어올렸다. 택시를 세웠다. 자기 차 뒷좌석에 모르는 사람을 세 번 실었다. 새벽 네 시에 바로 돌아왔을 때 손에서 누군가의 향수 냄새가 났다. 카운터 위에 아까 닦던 행주가 반쯤 젖은 채 그대로 놓여 있었다.

다음 날 바를 열었다. 그다음 날도. 그다음 날도.

그 뒤로 카운터를 더 자주 닦았다. 아침에 한 번, 점심에 한 번이던 것이 하루에 서너 번이 됐다. 이미 깨끗한 표면을. 손님들은 깔끔한 사람이라고만 생각했다.

어떤 밤에는 마지막 손님이 나간 뒤 혼자 카운터 앞에 섰다. 유리잔을 하나 꺼내서, 아무것도 따르지 않고, 한참을 들여다보다 다시 제자리에 넣었다. 그런 밤이 늘었다.

2년 반이 지났다. 어느 봄날 아침, 바의 문은 열리지 않았다. 서른일곱이었다.

행정안전부가 그를 백예순 번째 희생자로 인정한 건, 그로부터 열네 달 뒤였다. 카운터 끝 흠집은 아직 거기 있을 것이다. 원래 있던 거라고 말해줄 사람만 없다.


비슷한 이야기: → 바닥


이 이야기는 실제 뉴스에서 출발했습니다.

Late rescue volunteer recognized as Itaewon disaster victim — The Korea Times, 2026년 6월 26일

한 줄 요약: 이태원 참사 당시 부상자를 구조한 바 사장이 2년 반 뒤 세상을 떠났고, 160번째 희생자로 공식 인정되었다.


작가의 말

밤에 골목으로 뛰어나간 사람이 있었다. 그 사람이 들어올린 팔의 무게가 2년 반 동안 내려가지 않았다는 것을, 서류 한 장이 열네 달 늦게 말해주었다. 수치가 아닌 흠집으로 기억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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