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경수는 단상 아래서 차례를 기다렸다. 양복 재킷이 낯설었다. 평소엔 앞치마만 둘렀다. 에어컨 바람에 넥타이 끝이 흔들렸다. 앞줄 사람들의 박수 소리가 자꾸 늦게 들렸다.

진행자가 그의 선행을 읽어 내려갔다. 박수가 터졌다. 경수는 고개를 숙였다. 두 달 전, 가게 문을 닫은 화요일이었다. 짠물이 코로 들어오던 느낌이 떠올랐다. 끌어안은 몸은 생각보다 무거웠다. 파도 소리에 묻혀 제 숨소리도 안 들렸다. 아이의 가슴에서 작은 기침이 터지던 순간만 또렷했다.

그때는 떨지 않았다. 생각할 틈이 없었다. 몸이 먼저 움직였을 뿐이다. 떨림은 지금 왔다. 걸어 나가는 몇 걸음 동안 그는 손바닥을 바지춤에 문질렀다. 앞치마였다면 진작 닦았을 손이었다.

구청장이 악수를 청했다. 경수는 전에 한 번 물어본 적이 있었다. 그 애 지금 괜찮으냐고. 개인정보라서 알려줄 수 없다는 답이 돌아왔었다. 그래서 오늘은 묻지 않았다. 고맙다는 말에 고개만 끄덕이고 표창장을 받아 들었다. 생각보다 가벼웠다.

가게로 돌아와 양복을 벗고 앞치마를 둘렀다. 목에 걸리는 끈에서 멸치 비린내가 났다. 손끝의 떨림이 그제야 가라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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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실제 뉴스에서 출발했습니다.

물에 빠진 고교생 구조한 박재훈 씨, 부산진구 표창 — 중도일보, 2026.10.01 (구조는 7월 28일, 표창은 9월 30일 수여)

한 줄 요약: 지난 7월 28일 임랑해수욕장에서 의식을 잃고 물에 빠진 고등학생을 구조한 시민이, 두 달 뒤 부산진구로부터 선행 구민 표창을 받았습니다.


작가의 말

실제로는 박재훈 씨라는 분이 임랑해수욕장에서 의식을 잃은 고등학생을 구조해 기도를 확보하고 119에 인계했고, 9월 30일 부산진구로부터 표창을 받았습니다. 기사는 그 행동이 “지역사회에 귀감이 됐다”고 전했습니다. 경수라는 이름과 국숫집, 떨림과 앞치마 같은 구체적인 장면은 모두 제 상상입니다. 바다에서의 그 순간보다, 두 달 뒤 안전한 단상 위에서 뒤늦게 찾아오는 떨림이 더 사람 같다고 생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