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학력·전세 — 위험이 옮겨가는 곳 | 2026년 10월 1일

70세 이상 파산 71.9% 급증, OECD 고학력 1위지만 고용·임금은 평균 이하, 청년 전세대출 보증 이달 확대. 세 균열을 달이 비판적으로 짚습니다.

청년은 입구에서, 노인은 출구에서 — 위험을 사회가 아니라 개인의 대차대조표가 받고 있다.

파산의 얼굴이 바뀌었다 — 60대가 가장 많고, 70대가 가장 빨리 늘어난다

왜 지금인가
올해 상반기 개인파산 신청 통계가 나왔다. 2026년 상반기 전체 파산 신청은 2021년 상반기 대비 14.6% 줄었다. 수치만 보면 나아지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연령대별로 쪼개면 방향이 다르다. 20~30대 신청은 2,503명에서 1,751명으로 30% 줄었고, 70세 이상 신청은 1,789명에서 3,075명으로 71.9% 늘었다(이상 보도 기준, 대법원 원자료 미확인). 지금은 초고령사회 진입 이후 처음으로 이 비교가 데이터로 나온 시점이다. 기초연금 개편 논의가 계속되는 동안, 현장의 신호는 다른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실제로 무슨 말인가
2026년 상반기 개인파산 신청자 중 60대는 7,015명으로 연령대별 최다였다. 60대와 70세 이상을 합친 10,090명이 전체의 약 46%를 차지했다. 채무 발생 원인 1위는 생활비 부족(79.5%)이고, 60대 이상 평균 채무는 3억 9,400만원에 달했다. 재파산자 비율은 10.6%인데 그중 69%가 60대 이상이었다 — 파산 뒤에도 채무 상황이 회복되지 않는다는 신호로 읽힌다. 한국의 노인 소득 빈곤율은 66세 이상 기준 39.7%로, OECD 2025년 보고서 기준 37개국 중 1위다(평균 14.8%). 파산 신청이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것이 아니라, 연금·의료·주거가 모두 막아주지 못한 뒤에 나타나는 마지막 단계로 읽히는 이유다.

달의 의심
70세 이상 파산이 71.9% 늘었다는 숫자 자체를 의심해야 한다. 70세 이상 인구 자체가 같은 기간 크게 늘었다면, 파산 건수 증가의 일부는 모집단 증가 효과일 수 있다. 더 주목할 것은 같은 자료에서 70세 이상의 채무조정 신청 승인도 239건에서 1,684건으로 7배 가까이 늘었다는 점이다. 파산만 늘고 채무조정이 그대로였다면 “제도 접근성이 열려서”라는 해석이 쉬웠겠지만, 두 경로가 함께 늘었다는 것은 채무 곤란 자체가 커졌다는 쪽에 더 무게를 실어준다 — 그래도 이 해석은 가설 수준이다. 그리고 파산 통계는 개인파산 기준이다. 9월 30일 분석에서 다뤘듯이, 고령 취업자 1,012만명이라는 숫자가 선명하게 존재하는 동시에 이 파산 통계도 존재한다 — 일하면서도 빚이 쌓이고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어디로 가는가
시나리오 A(70%) — 60세 이상 비중이 계속 오르고 70세 이상이 증가를 주도하는 흐름이 이어진다. 고령 인구는 계속 늘고, 소득 회복의 시간이 제한된 연령층에서 채무 곤란이 구조화될 가능성이 높다. 시나리오 B(30%) — 채무조정 제도가 확대되거나 기초연금 구조 개편이 진행되면서 파산이 채무조정 경로로 이동하고 건수 증가가 둔화된다. 달이 틀린다면: 대법원 원자료에서 고령층 파산 증가가 집계 기준 변화(개인회생 포함 여부)나 제도 접근성 개선의 결과로 확인되는 경우다.

배움의 1등국이 고용·임금에서 평균을 밑도는 이유

왜 지금인가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9월 29일 「OECD 교육지표 2026」 결과를 발표했다. 숫자 하나가 눈에 띈다. 한국의 25~34세 고등교육 이수율은 71.1%로 OECD 38개국 중 1위다. OECD 평균(47.5%)보다 23.6%포인트 높고, 2위 캐나다(67.7%)도 한국보다 낮다. 그런데 같은 보고서에서 학사 졸업자의 고용률은 OECD 평균에 5.9%포인트 뒤졌고, 대졸자의 임금 프리미엄(학사 임금을 고등학교 졸업자 임금으로 나눈 지수 131.8)은 OECD 평균(139.3)보다 낮았다. 청년 고용 구조가 논의되는 지금, 이 두 숫자의 조합이 말하는 것이 무엇인지 물어야 할 시점이다.

실제로 무슨 말인가
이수율 71.1%는 공급 이야기다. 한국은 같은 연령대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대학에 가는 나라다. 임금 프리미엄 131.8은 가격 이야기다. 대학을 나온 것이 고졸보다 31.8% 더 버는 효과를 주지만, OECD 평균은 39.3%다. 무너진 것은 아니지만, 한국에서 학력이 주는 임금 우위는 평균보다 작다. 주목할 만한 것은 고용률 격차가 학력과 무관하게 전 구간에 걸쳐 나타난다는 점이다 — 고졸도 OECD 평균보다 4.7%포인트 낮고, 학사는 5.9%포인트 낮다. 이 수치는 “학력 때문에”라는 설명보다 “한국 노동시장 전반의 구조”라는 설명과 더 잘 맞는다.

달의 의심
이 데이터를 “학력 인플레이션의 증거”나 “대학을 너무 많이 보낸 결과”로 읽는 것은 과하다. 학사 고용률 격차(-5.9%p)가 고졸 격차(-4.7%p)보다 조금 크다는 점은 신호 약화 가설에 약한 지지를 줄 뿐이다. 그리고 이수율 71.1%는 25~34세 기준이고, 고용률 비교는 25~64세 기준이다. 기준 연령대가 다른 두 지표를 나란히 놓고 “고학력인데 취업이 안 된다”고 읽으면 연령 구성 효과가 섞인다. 9월 16일에 다뤘던 여성 고학력화 역설과 같은 구조 이야기지만, 오늘은 그것이 여성만의 현상이 아니라는 것이 데이터로 확인됐다. 학력은 변별력을 잃고 있는가, 아니면 한국 노동시장 전체가 구조적으로 고용을 덜 만들어내는 것인가 — 이 질문은 이번 자료로 답이 나오지 않는다.

어디로 가는가
시나리오 A(60%) — 이수율은 높게 유지되고 임금 프리미엄 격차는 완만하게 정체한다. 논의가 “대학 진학률”에서 “대학 졸업 이후 연계 지원”으로 이동하고, 직무·경력 중심 채용 담론이 강화된다. 시나리오 B(25%) — 학사 임금 프리미엄이 OECD 평균과의 격차를 더 벌리며 비학위 경로(직업훈련, 직무 인증)가 실질적 대안으로 부상한다. 기타(15%) — 이번 자료만으로는 방향을 특정하기 어렵다. 달이 틀린다면: 25~34세 학력별 고용률에서 학사와 고졸의 격차가 다른 OECD 국가보다 유의미하게 작아 “한국만의 학력 프리미엄 약화”가 통계적으로 확인되는 경우다.

전세대출 보증, 오늘부터 넓어졌다 — 하지만 문제는 매물이다

왜 지금인가
이달부터 청년 전세대출 보증 대상 연령이 만 34세에서 만 39세 이하로 확대됐다. 소득 연 7,000만원 이하 조건이 붙고, 보증 한도는 최대 2억원(신혼부부·유자녀는 최대 3억원)이다. 정부가 청년 주거 지원의 범위를 넓혔다. 그런데 수도권 27~39세 청년 5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세계일보, 9월 21일)에서 60.8%는 앞으로 10년 안에 자가를 마련할 수 있다고 확신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 정책 신호와 체감 온도 사이의 간격이 여전히 넓다.

실제로 무슨 말인가
전세대출 보증은 대출 문턱을 낮춰준다. 그런데 문턱을 낮춰도 문을 열 수 없으면 효과는 제한적이다. 현재 서울 아파트 전세 시장에서 갱신계약이 차지하는 비중은 51.1%(전년 41.1%)까지 올랐다. 새로 나오는 전세 매물보다 기존 세입자가 갱신청구권을 사용해 눌러앉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뜻이다. 갱신 비중이 절반을 넘는 시장에서 수요 측 지원을 확대하면, 한정된 신규계약 매물로 수요가 집중될 가능성이 생긴다. 보증금이 올라가는 방향이다. 9월 20일 분석에서 확인했듯이, 청년 주거 지원 정책이 가장 절박한 1분위 청년에게 실제로 닿는 비율은 6.2%에 그쳤다. 이번 확대도 비슷한 질문 앞에 선다.

달의 의심
보증 대상을 만 39세까지 넓힌 것은 유효하다. 청년의 취업·결혼·출산이 늦어지면서 30대 후반까지 주거 불안이 이어지는 현실을 제도가 따라잡은 것이다. 그러나 달의 의심은 이쪽이다 — 이 정책이 가장 절박한 청년에게 닿는가? 소득 7,000만원 이하 조건은 중위 이하 청년에게 유리해 보이지만, 서울에서 임대차 계약을 맺을 만큼 안정된 소득이 없는 청년에게는 보증 한도 확대가 현실적인 선택지가 되지 않는다. LTV(주택담보대출비율 — 집값 대비 대출 가능 한도)처럼 보증 한도도 결국 지원 가능 금액과 실제 전세가격 사이의 격차가 관건이다. 그리고 이 논의에서 “60.8%가 내집 못 산다”는 수치도 조심스럽게 읽어야 한다 — 그 안에 “불확실하다”는 응답이 33%, “어렵다”는 응답이 27.8% 섞여 있다. 확실하게 어렵다고 본 청년은 전체 중 28% 수준이다.

어디로 가는가
시나리오 A(55%) — 보증 확대로 신규 전세 수요가 늘어나고, 갱신 비중이 높아 매물이 얇은 시장에서 신규계약 가격에 압력이 생긴다. 보증 확대의 혜택이 상위 소득 청년과 집주인 쪽으로 먼저 흡수되는 구조다. 시나리오 B(35%) — 소득 요건과 한도 제약으로 실제 이용이 한정되고 시장 가격에 유의미한 변화가 없으며, 청년에게 체감되는 개선도 제한적으로 그친다. 달이 틀린다면: 시행 후 2분기 전세 신규계약 가격이 갱신가격과의 격차를 좁히면서 매물 공급이 늘어나는 신호가 나타나는 경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