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도였다.
민호는 호텔 정문 앞 가로수 그늘에 서서 이마의 땀을 닦았다. 세 시간째였다. 아스팔트에서 열기가 피어올랐다. 준영은 이어폰을 끼고 콘크리트 턱에 앉아 있었고, 지호는 벤치에서 게임을 하고 있었다. 소은이만 아빠 옆에 서 있었다. 손에 빨간 부채를 쥐고 있었는데, 쥐기만 했다.
핸드폰을 꺼냈다. 화면 상단에 시계가 두 개 있었다. 몬테레이, 오후 3시 12분. 서울, 새벽 5시 12분. 아내가 처음 봤을 때 물었다. 왜 둘이야. 어머니한테 전화할 타이밍 보려고. 거짓은 아니었다. 다만 전부도 아니었다.
10년 전, 주재원 발령을 받고 처음 이 도시에 왔다. 마른 열기가 폐를 눌렀고, 밤에도 바람이 뜨거웠다. 첫날 밤 핸드폰에 서울 시간을 추가했다. 지울 타이밍을 찾지 못한 채 10년이 지났다.
준영이 일어났다. “왔어?” 아직이었다. 아들은 이어폰을 다시 끼고 앉았다.
주머니에서 티켓을 꺼냈다. 다섯 장. 땀에 젖어 모서리가 말려 있었다. 한 장에 73만 원. 아내는 365만 원이라는 숫자에 잠시 입을 다물었다가, 가자, 라고만 했다.
버스가 돌아왔다.
누군가 먼저 소리를 질렀다. 대한민국. 민호도 소리쳤다. 준영이 이어폰을 빼고 있었다. 지호가 게임을 내려놓고 서 있었다. 소은이가 빨간 부채를 흔들었다. 부채가 작아서 온몸으로 흔들어야 했다.
소은이가 고개를 들었다. 아빠, 왜 울어?
대답하지 못했다. 10년 전 이 아이의 손을 잡고 인천공항을 나서던 날의 무게가, 지금 이 순간의 무게와 같다는 것을. 어떻게 말하겠는가.
핸드폰 화면이 꺼져 있었다. 서울 시간을 볼 필요가 없었다.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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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실제 뉴스에서 출발했습니다.
“대표팀 보니 ‘국뽕’ 차올라”…73만원 티켓도 사들인 몬테레이 교민들 — 한국일보, 2026년 6월 22일
한 줄 요약: 2026 월드컵 조별리그를 앞두고, 몬테레이 교민 4천 명이 40도 열기 속에서 대표팀을 기다렸다.
작가의 말
73만 원짜리 티켓 다섯 장이 아니라, 핸드폰에 10년째 지우지 못한 서울 시간이 마음에 걸렸다. 그런 사람이 있을 것 같았다. 떠났지만 떠나지 못한. 아이들은 이미 이곳 사람인데, 아빠만 아직 두 곳에 서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