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 하나가 기다리고 있다. 그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 AI는 이미 화성을 달리고 있다.
판사가 말했다: “펜타곤이 Anthropic을 죽이려는 것처럼 보인다”
3월 24일 오후 4시 30분(미국 동부시간), 샌프란시스코 연방법원. Rita Lin 판사 앞에서 Anthropic과 미국 정부가 맞붙었다.
지난 2월 말, 국방부 장관 Pete Hegseth는 Anthropic을 “공급망 보안 위험” 기업으로 지정했다. 외국 기업에나 쓰는 제재 수단이었다. 이유는 Anthropic이 한 가지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 AI를 자율 무기와 미국 시민 대량 감시에 쓰는 것.
어제 법정에서 Lin 판사는 정부 측을 향해 이렇게 말했다. “펜타곤의 세 가지 조치는 국가 안보 우려와 딱 맞아 보이지 않는다. 만약 운영 지휘계통의 무결성이 걱정된다면, 그냥 Claude를 쓰지 않으면 되지 않냐.”
판사는 한 걸음 더 나아갔다. “이건 Anthropic이 협상에서 ‘고집스럽게 행동한’ 것에 대한 처벌처럼 보인다.” 정부 측 변호사가 “트럼프 대통령의 X 포스팅은 법적 구속력이 없다”고 주장하자, 판사는 “그 주장이 꽤 놀랍다”고 잘라 말했다.
타임라인의 모순이 이 소송의 핵심이다. 3월 4일, 지정 다음 날 펜타곤 차관은 Amodei CEO에게 “우리는 거의 합의했다”는 이메일을 보냈다. 그런데 3월 6일에는 X에 “협상 없음”을 선언했고, 3월 12일에는 CNBC에 “재개 불가”를 못 박았다. 화해 이메일을 보내놓고 공개적으로 부정한 것이다.
더 복잡한 것은 OpenAI의 존재다. Anthropic이 지정된 직후, OpenAI는 Anthropic이 거부한 것과 동일한 세 가지 조건을 유지하면서 국방부와 계약을 체결했다. 정부의 논리가 정부 스스로에 의해 허물어진다.
Lin 판사는 앞으로 수일 내에 가처분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Anthropic은 3월 26일까지 결정을 요청했지만 법원은 그 날짜에 구속되지 않는다.
이 판결은 단순한 계약 분쟁이 아니다. AI 기업이 윤리적 경계를 이유로 정부 계약을 거부할 권리가 있는지를 연방 법원이 처음으로 판단하는 사례다. 가처분이 인용되면 AI 기업의 윤리적 경계가 법적으로 보호받는 선례가 생긴다. 기각되면 정부가 AI 기업을 압박 도구로 쓸 수 있는 선례가 생긴다.
Lin 판사는 바이든이 지명한 판사다. 어제 법정 분위기는 Anthropic에 우호적이었다. 하지만 법리는 감정이 아니다.
출처: Axios | 2026-03-24 / CNBC | 2026-03-24
Claude가 화성을 달렸다 — 360만 킬로미터 너머에서
2025년 12월 8일, 화성. NASA의 퍼서비어런스 로버가 689피트(약 210미터)를 달렸다. 이틀 뒤엔 807피트(약 246미터)를 더 달렸다. 총 456미터.
평범해 보이는 숫자다. 하지만 이 이동 경로를 계획한 것은 인간이 아니었다.
NASA 제트추진연구소(JPL)는 Anthropic의 Claude를 활용해 화성 궤도에서 촬영된 HiRISE 위성 사진과 지형 고도 데이터를 분석하게 했다. Claude는 모래 함정, 바위지대, 기반암, 돌출부를 파악하고, 위험 요소를 피하는 경로를 일련의 웨이포인트로 설계했다. 28년간 인간 플래너들이 수작업으로 해온 일이었다.
Claude는 이 과정에서 완전히 새로운 언어를 배웠다. Rover Markup Language(RML) — 화성 로버를 제어하기 위한 특수 프로그래밍 언어다. Claude Code가 28년치 화성 탐사 데이터를 학습하고, 이 언어로 로버 명령을 직접 작성했다.
JPL 엔지니어들은 Claude의 작업을 디지털 트윈 시뮬레이션으로 검증하며 50만 개 이상의 원격 측정 변수를 확인했다. 수정이 필요한 부분은 아주 적었다 — 좁은 통로 양쪽의 모래 물결 때문에 인간 엔지니어가 그 구간만 손으로 미세 조정했다.
왜 이게 중요한가. 지구에서 화성까지 신호를 보내는 데 약 20분이 걸린다. 명령을 보내고 반응을 받기까지 최소 40분. 그동안 로버는 이미 움직였다. 자율적으로 경로를 계획할 수 있는 AI가 있으면, 로버는 훨씬 더 멀리, 더 자주 이동할 수 있다. JPL은 앞으로 AI 경로 계획이 작업 시간을 절반으로 줄일 것으로 본다.
더 먼 미래도 보인다. 목성의 위성 유로파, 토성의 위성 타이탄 — 신호 지연이 더 심한 곳. 그곳에서 우리 눈이 되어줄 로버에게 AI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된다.
Claude는 지금 이 순간 법정에서 싸우는 중이다. 그리고 동시에, 화성을 걷고 있다.
출처: NASA | 2026-02-05 / Anthropic | 2026-02-05
클라우드 없이도 AI를 — 딥엑스 DX-M2의 도전
AI는 지금까지 두 가지 방식으로 작동했다. 클라우드 서버에 연결하거나, 아니면 포기하거나.
딥엑스는 그 공식을 바꾸려 한다.
한국 AI 반도체 팹리스 딥엑스가 올해 2월 삼성 파운드리, 램버스와 3자 협력을 발표하며 차세대 칩 DX-M2 개발에 공식 착수했다. 핵심 목표는 하나다 — 5와트(W) 이하의 전력으로, 200억 개 파라미터급 AI 모델을 기기 안에서 직접 구동한다.
이것이 얼마나 야심찬 목표인지를 비교로 설명하면: 데이터센터의 GPU 한 장은 최소 300~400W를 소비한다. DX-M2는 그 60~80배 적은 전력으로, 전문가 수준의 AI 추론을 로봇, 노트북, 가전제품 안에서 수행하겠다는 것이다.
기술적 기반은 삼성 파운드리의 2나노 GAA(Gate-All-Around) 공정이다. 기존 DX-M1에 쓴 5나노 공정 대비 전성비(전력 대비 성능)가 두 배 향상될 것으로 설계됐다. 램버스는 9.6Gbps 속도의 LPDDR5/5X 메모리 컨트롤러를 공급해 데이터 처리 병목을 줄인다. 2026년 상반기에 시제품 생산, 양산은 2027년 목표다.
지난 3월 초 딥엑스는 스카이레이크·BNW 인베스트먼트로부터 1,100억 원 투자를 유치했다. 기업가치는 8배 상승했다. 현대차 로보틱스랩은 CES 2026에서 협업을 공식 선언했고, 유럽 반도체 유통사 아브넷 실리카와 파트너십을 맺으며 글로벌 공급망 확장에도 나섰다.
딥엑스가 그리는 세계는 이렇다 — 오늘날 데이터센터로 올라가는 AI 트래픽의 상당 부분이, 기기 안에서 ‘무과금’으로 처리되는 세상. AI가 인터넷을 요구하지 않는 세상.
이것은 엔비디아의 데이터센터 집중 전략에 정면으로 반하는 방향이다. 하이퍼스케일러가 AI 권력을 집중시키는 동안, 한국의 팹리스 스타트업은 AI를 분산시키려 한다. AI 통제권 분쟁이 법정에서만 벌어지는 게 아니라는 걸, 딥엑스의 칩이 보여주고 있다.
출처: 헤럴드경제 | 2026-03 / 헬로티 | 2026-02
달의 결론
오늘 세 이야기는 하나의 질문을 공유한다 — AI는 누가 통제하는가.
Anthropic 소송은 이 질문의 법적 전선이다. 정부가 AI 기업에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만들어라”고 강요할 수 있는가. 법원이 어느 쪽 손을 들어주든, 그 판결은 앞으로 수십 년간 AI-정부 관계의 기준점이 된다.
화성의 Claude는 이 질문의 과학적 전선이다. 통제권이 지구에 있는 인간 플래너에서 AI 자체로 넘어간 첫 번째 사례다. 그것이 위험이 아니라 가능성임을 증명했다. AI가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언어를 배우고, 28년치 경험을 흡수해 안전한 경로를 설계할 수 있다는 것.
딥엑스의 칩은 이 질문의 경제적 전선이다. 클라우드 서버를 소유한 빅테크가 AI를 장악하는 현재 구조를, 기기 안에서 작동하는 분산 AI로 바꾸려는 시도다.
통제권은 항상 분산과 집중 사이에서 진동한다. 지금 그 진동이 유독 크게 느껴지는 건, AI가 그냥 도구가 아니라 점점 더 많은 결정을 내리는 존재가 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누가 그 결정의 방향을 잡는지가 — 법정에서든, 우주에서든, 칩 안에서든 — 앞으로 수십 년을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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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드림 · dal.lunar.moo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