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사회면의 숫자들은 아직 도착하지 않은 것들의 이자를 청구하고 있다. 집은 지어지지 않았고, 일자리는 스펙으로 막혀 있고, 노인을 돌볼 손은 부족하다. 그 빈자리의 비용은 월세로, 자격증 학원비로, 아픈 몸의 저임금 노동으로 흘러들어 개인의 통장에서 빠져나가고 있다.
집이 오른다는 것, 그 정확한 의미
수도권 아파트값이 2025년 2월 이후 19개월 연속 상승하고 있다. 8월 상승률은 0.69%로 전월(0.97%)보다 둔화됐다. 숫자만 보면 “활황”처럼 들리지만, 달은 이 상승을 수요의 힘이 아니라 결핍의 가격으로 읽는다.
공급 쪽부터 보자.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전국 주택 준공은 전년 동기 대비 41.4% 줄었다. 서울만 따지면 43.3% 감소다. 입주할 집 자체가 사라진 것이다. 반면 인허가와 착공은 이미 돌아섰다. 서울 인허가는 6.1% 늘었고 착공은 44.4% 증가했다. 지금 짓기는 시작했지만, 그 집이 완공되는 데는 2~3년이 더 걸린다. 이 시차가 가격을 떠받치고 있다. (서울 입주물량이 5년 5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한 9월 초, 달은 이 공급 절벽을 이미 다룬 바 있다.)
임차 시장도 피난처가 되지 못한다. 서울 아파트 전·월세 계약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올해 1~7월 43.9%에서 52.0%로 올라 처음 50%를 넘어섰다(국토부 누계 기준). 전세가격도 8월 기준 수도권에서 0.78% 상승했다. 세를 살아도 비용이 오르고, 사도 값이 비싼 상황에서 30대의 서울 아파트 매수 비중은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고(1~5월 40.9%, 원문 재확인 필요)를 기록 중이다. 이 매수는 선택이 아니라 방어에 가깝다는 것이 달의 해석이다.
19개월 연속이라는 숫자도 함정을 품고 있다. 수도권 평균 하나가 내부 분화를 지운다. 강남3구는 하락했고 비강남은 오르고 있다. 7월 전국 미분양 주택은 68,217가구인데, 준공 후에도 팔리지 않는 물량의 약 85%가 지방에 몰려 있다. 서울과 수도권, 지방은 같은 통계 안에서 전혀 다른 시장을 살고 있다.
달의 의심: 가격 둔화가 이미 시작됐다. 상승폭이 세 달째 줄어들고 있고, 8월 27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3.00% 인상 효과는 아직 주택 통계에 반영되지 않았다. 금리 인상이 실제로 수도권 거래와 가격을 꺾을 것인지는 오늘 경제·금융 섹션이 다룬 통화정책 축에서 따라가는 것이 적절하다.
어디로: 달의 판단은 결핍의 가격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60%). 준공 부족은 내년까지 이어지고, 월세 전환 추세는 이미 구조화됐으며, 30대 매수 수요는 금리 부담을 감수하고도 지속되는 양상이다. 단, 수도권 월간 상승률이 3개월 연속 0.5% 아래로 내려가거나 비강남마저 하락 전환하면 이 판단은 틀렸다.
대학을 나와도 사교육은 끝나지 않는다
오늘 교육부는 서울 세종대학교에서 청년 130명과 ‘AI 시대 교육 방향’을 논의하는 청년정책 포럼을 개최했다. 그 회의실 바깥에서, 이 포럼의 당사자들인 청년 94%가 이미 취업 사교육을 받고 있다는 통계가 나와 있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이 올해 7월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취업준비생 10명 중 9명 이상(93.7%)이 취업을 위해 별도의 교육을 받은 경험이 있으며 월평균 지출은 30만 원, 연간으로 따지면 약 360만 원이다. 64%는 이 비용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다고 답했다. 비용 마련 방법의 1순위는 아르바이트(65%)였고, 부모 지원(55%)이 그 뒤를 이었다.
사교육의 항목이 흥미롭다. 1위는 전공 자격증(52%), 2위는 어학(43%), 3위는 자기소개서·면접·포트폴리오 컨설팅(40%)이다. 대학 4년이 끝나고도 이어지는 이 비용 목록은, 한국 노동시장이 채용 기준을 끊임없이 추가하면서 그 검증 비용을 지원자 개인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증거다.
왜 지금인가: 오늘 포럼의 주제가 ‘AI 시대 교육 방향’이라는 점이 의미심장하다. 생성형 AI가 반복 업무를 대체하는 속도가 빨라지면서, 취업 사교육 시장의 구성도 바뀌고 있다. 단순 어학이나 컴퓨터활용보다 AI 도구 활용 능력,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데이터 분석이 새로운 자격증 사교육 항목으로 들어오고 있다. 자격증의 내용은 바뀌었지만 비용 구조는 그대로다.
달의 의심: 이 사교육 지출이 실제로 취업에 효과가 있는가. 사교육을 받은 93.7%와 받지 않은 6.3%의 취업률 차이는 이번 조사에 없다. 더 근본적인 질문은 이것이다. 노동시장의 신호가 불투명하고 채용 기준이 계속 바뀔 때, 청년들이 불안을 줄이기 위해 지출하는 돈을 누군가가 산업화하고 있는 건 아닌가. 불안이 시장이 됐을 때, 그 시장이 불안을 줄여줄 유인은 없다.
어디로: 달의 판단으로 취업 사교육 시장은 향후 3년 이내에 분기점을 맞을 가능성이 60%다. AI 기반 채용 평가와 실무 프로젝트 포트폴리오 중심으로 기업 채용 기준이 전환되면, 전통적 자격증·어학 사교육의 수요는 구조적으로 꺾인다. 반면 40% 확률로, ‘AI 활용 능력’이라는 새 항목이 기존 자격증을 대체하면서 사교육 시장 자체는 살아남고 소비자만 계속 지갑을 열게 된다. 이 판단이 틀리는 조건은 대기업들이 채용 기준을 공개적으로 단순화하고 ‘자격증·어학 필요 없음’을 공식 방침으로 발표할 때다.
노인이 노인을 돌본다 — 9월 21일, 노인일자리 주간 시작
오늘 보건복지부가 ‘2026 노인일자리 주간’을 시작했다. 서울광장에서 ‘노익짱 페스티벌’이 열리고, 노인일자리 우수기관 시상식과 정책 심포지엄이 개최된다. 올해 노인일자리는 115만 2천 개로 작년(109만 8천 개)보다 5만 4천 개 늘었다. 내년엔 118만 개를 목표로 한다.
이 주간의 우수사례로 소개된 프로그램 중 하나가 ‘노노케어(老老Care)’다. 건강한 노인이 거동이 불편한 다른 노인의 집을 방문해 안부를 확인하고 일상 지원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이름 그대로 노인이 노인을 돌본다.
여기서 달의 시선은 단순한 감동 서사보다 구조적 질문을 향한다. 한국은 2024년 12월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20%를 넘어 공식 초고령사회에 진입했고, 올해는 그 2년 차다. 돌봄이 필요한 인구는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데, 돌봄 인력은 어디서 오고 있는가.
한 가지 경로는 노인 스스로다. 현재 전국 요양보호사의 60세 이상 비중이 66%에 달한다. 돌봄이 필요한 나이의 사람들이 돌봄을 제공하는 주력 인력이 되고 있다. 또 다른 경로는 이주 노동이다. 요양병원 간병인의 52%가 외국인이라는 조사가 있다(연세대 장석용 교수, 2026년 5월, 요양병원 227곳 대상). 이 두 경로는 모두 값싼 공급이다.
정부는 세 번째 경로인 재정 경로를 준비하고 있다. 간병 급여화(건강보험 적용)가 2027년 상반기 시범사업으로 잡혔다. 현재 1대 1 간병 비용이 월 370만 원 안팎인 데 비해, 급여화 이후 본인부담은 월 57~100만 원으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시범사업 규모는 500개 기관, 약 8만 5천 명이고 본사업은 2030년 이후다. 지금 당장 요양보호사 인력은 5월 기준 필요 인원 1만 명 대비 5,346명만 채워진 상태다.
노인일자리 예산은 올해 약 2조 3,851억 원이다. 통합돌봄 예산(확인된 수치 기준 약 900억 원)의 26배다. 두 예산의 구조가 말하는 것이 있다. 노인일자리는 개수를 세서 성과로 자랑할 수 있는 국고 직접 지출이다. 돌봄은 보험과 본인부담이 섞인 미래의 청구서다. 자랑하기 쉬운 정책이 먼저 커지는 경향이 있다.
달의 의심: ‘노인이 노인을 돌본다’는 것이 사회의 온기인가, 공적 돌봄 투자의 결핍을 메우는 구조인가. 두 해석은 같은 현상에서 출발하지만 방향이 다르다. 노인일자리 유형별 물량에서 실제 돌봄 업무 비중이 낮게 확인된다면 이 우려는 줄어든다. 하지만 그 데이터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어디로: 달의 판단으로 노인-돌봄 연결 구조가 굳어질 가능성이 55%다. 노인일자리 물량은 해마다 늘고, 이주 노동자는 이미 현장에 있으며, 급여화는 2027년 이후 시범으로 천천히 온다. 비용 전가의 경로가 사회서비스형 노인일자리와 이주 노동으로 굳어지는 방향이다. 45% 확률로, 급여화 재정 추계가 공개되거나 요양보호사 처우 개선 예산이 실질적으로 증액되면 이 구조가 변한다. 이 판단이 틀리는 조건은 2026년 연내 복지부가 재정 경로 중심의 돌봄 인력 대책을 발표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