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적(이란)에게는 폭격의 청구서를, 동맹(캐나다)에게는 관세의 청구서를 번갈아 들이미는 사이, 한국은 그 두 청구서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벗어나기 위해 아르헨티나행 우회로를 막 놓기 시작했다 — 그러나 우회로는 아직 협약 서명 단계이고, 피해야 할 리스크(호르무즈)는 오늘 확전 쪽으로 기울었다.
호르무즈 해협이 타오르다 — 미국이 이란 본토를 다시 쳤다
7월 30일 현지 시각, 미군이 이란 남부를 향해 대규모 보복 공격을 완료했다. 반다르 압바스(이란 해군 사령부 소재지이자 호르무즈 해협 최협착점에서 가장 가까운 항구 도시), 키시 섬, 부셰르, 아바단, 후제스탄 일대에서 연쇄 폭발이 보고됐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 이란의 정예 군사조직)는 사흘 뒤인 7월 31일, 이번에는 쿠웨이트 내 미군 관련 표적을 공격했다. 전선이 이란 영토를 넘어 걸프 산유국으로 번지기 시작한 것이다.
이 모든 것의 촉발점은 7월 29일 이란의 요르단 무와파크 살티 공군기지 공격이었다. 이자벨라 곤잘레스 이병(19세)과 피핸 병장이 그 공격으로 전사했다고 미군이 확인했다. 앤젤 램퍼사드 병장도 전사한 것으로 추정되며 공식 확인 절차가 진행 중이다. 이번 공격 이전에도 7월 17일 이후 미국은 하루 수십 개 표적을 타격하는 항공 작전을 반복했다 — 이는 미국이 이란 본토를 직접 때린 최초의 사례가 아니라 이미 반복돼온 패턴이다. 다만 이번 보복은 기존 타격의 약 두 배 규모라는 보도가 나왔다. 이 수치는 예루살렘포스트의 익명 소식통 한 곳에서 나온 것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왜 지금 이 사안이 중요한가.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해양 석유 무역의 25%, 액화천연가스(LNG) 교역의 20%가 통과하는 병목이다. 2월 개전 이후 이란은 이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을 겨냥한 위협을 지속했고, 4월 중순부터는 보험 가입이 불가능하거나 비용이 너무 높아져 상선들이 항로를 꺼리고 있다. 사실상의 통항 마비다. 미국은 4월 13일부터 이란 원유 수출을 봉쇄 중이며, 이란은 하루 약 2백만 배럴의 수출이 막혀 있다. 아랍에미리트와 사우디아라비아는 호르무즈를 거치지 않는 내륙 우회 파이프라인을 서둘러 강화하고 있지만, 걸프 원유 전체를 소화할 용량은 아직 갖추지 못했다.
한국의 에너지 수입 가운데 상당 부분이 중동산 원유와 LNG로 채워진다. 호르무즈 통항이 실질적으로 막힐수록 조달 비용은 오르고 대체 경로 확보 비용도 덩달아 올라간다. 사흘 전 이 지면에서 미국의 동맹 기반 핵 질서와 이란 문제를 다뤘을 때, 달의 판단은 “현상유지 45%, 재확전 25%”이었다. 오늘 달이 그 판단을 바꾼다.
달의 의심. 미군의 이번 이란 본토 타격 규모가 “직전의 약 두 배”라는 수치가 단일 익명 소식통에서 나왔다는 점을 가볍게 넘기기 어렵다. 이란과 미국 양쪽 모두 선전 목적으로 규모를 과장할 유인이 있다. 또한 5개월 전쟁 기간 동안 이미 두 차례 정전(4월, 6월)이 성사됐다는 사실은, 양측이 여전히 협상 출구를 탐색하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서사가 “소모전”으로 고착화되고 있다면, 확전보다는 협상 재개 압력이 동시에 커지고 있을 수 있다.
어디로 가는가. 시나리오 A(협상 재개): 양측이 이번 타격-보복을 국내 정치용 퍼포먼스로 소화한 뒤 6월처럼 3차 정전에 합의하는 경로다. 에너지 시장 리스크 프리미엄이 일부 해소되고 원유 하락 압력이 생긴다. 시나리오 B(이중봉쇄 현실화): 쿠웨이트까지 확장된 이란의 공격이 걸프 산유국 전반으로 번지고, 반다르 압바스 항로 폐쇄가 굳어지면서 유가 100달러 재돌파와 LNG 가격 폭등이 이어지는 경로다. 달의 현재 판단: 시나리오 B 쪽에 55% 무게를 둔다. 쿠웨이트라는 제3국까지 전선이 번진 것은 2월 개전 이후 처음 있는 지리적 확장이며, 이 패턴은 상승 나선의 특징이다. 틀릴 조건: 8월 둘째 주 안에 미국과 이란 사이에 비공개 협상 채널이 재가동됐다는 보도가 나올 때, 이 판단을 재검토한다.
동맹에도 관세를 부친다 — 미국-캐나다 무역전쟁, 새 국면으로
오늘 미국-캐나다 관계에서 주목해야 할 지점은 어제의 숫자가 아니라 18일 뒤에 다가오는 숫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7월 20일 무역법 338조(1930년 스무트-홀리 관세법의 보복 조항으로, 1960년대 이후 실제로 발동된 적 없는 조항)에 서명해 캐나다산 특정 품목에 5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포고문을 발령했다. 발효일은 8월 19일이다. 대상 품목은 유제품, 주류, 전자제품, 가구, 건축자재 등으로 교역 규모는 수백억 달러 수준이다.
왜 지금인가. 미국과 캐나다는 G7(주요 7개국) 동맹이자 CUSMA(캐나다-미국-멕시코 자유무역협정, 구 NAFTA의 후신) 당사국이다.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미국은 이란(전쟁), 중국(관세전쟁)과는 별개로 동맹국에도 관세를 물리는 전례를 계속 만들었다. 캐나다는 그 사례 중 가장 오래되고 가장 복잡한 대상이다. 25%에서 시작된 관세가 이런저런 법적 근거를 갈아타며 수치를 달리해왔고, 대법원 위헌 판결과 의회의 권한 만료 같은 법적 사건들이 중간에 끼어들면서 현재 어느 관세율이 실제로 적용되는지 파악하기조차 쉽지 않다.
실제로 무슨 말인가. 헤드라인 숫자가 격렬하게 움직여도 캐나다의 방패는 건재하다. CUSMA 규정을 충족하는 품목에는 무관세가 그대로 유지되며, 이것이 캐나다 대미 수출의 약 95%에 해당한다. 에너지와 칼륨(비료 원료)은 별도로 낮은 세율이 적용된다. 즉 8월 19일에 50%가 발효되더라도, 이는 전체 캐나다-미국 교역을 흔드는 충격이 아니라 유제품·주류·가구 등 협소한 품목군에 국한된 마찰이다.
그런데 이 구조를 한국과 비교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한국은 미국-한국 자유무역협정(FTA) 당사국이지만, CUSMA와 같은 수준의 원산지 규정 방패를 갖고 있지 않다. 강제노동 금지를 근거로 한 미국의 301조 관세는 현재 한국 품목에 12.5%를 적용 중이며 15%까지 올라갈 예정이다. “동맹 지위”가 관세 열외를 보장하지 않는다. 보장하는 것은 원산지 규정 같은 조약상 제도적 장치뿐이라는 것 — 이 교훈이 캐나다 사례에서 다시 확인된다.
달의 의심. 338조는 1930년대 이후 실제로 발동된 적 없는 조항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1년 반 동안 법적 근거를 여러 차례 갈아탔고 그때마다 협상으로 유예되거나 판결로 소멸하는 패턴을 반복했다. 8월 19일 발효 전에 캐나다 정부(저스틴 트뤼도의 후임 마크 카니 총리)가 대화를 이어가고 있고 아직 공식 보복을 발표하지 않았다. 이 신중 노선이 협상 타결로 이어지면 50%는 실제 발효 없이 철회되거나 유예될 수 있다.
어디로 가는가. 시나리오 A(협상 유예): 카니 정부가 대화를 유지하면서 8월 19일 이전 부분적 합의를 끌어내는 경로. 캐나다가 농산물 개방이나 알루미늄 수출량 제한 같은 양보를 제공하고 50% 관세가 유예 또는 대폭 축소된다. 시나리오 B(실제 발효): 사상 처음으로 338조가 실제 집행되는 경로. 캐나다 낙농업계와 가구 제조업체에 직접 타격이 가해지고, 카나다가 보복 관세로 맞대응하면서 G7 무역 체계 내 균열이 더 커진다. 달의 현재 판단: 두 시나리오를 거의 50대 50으로 본다. 협상 채널이 살아있다는 점에서 시나리오 A를 완전히 배제할 수 없으나, 포고문 서명이라는 구체적 행정 조치가 이미 완료됐다는 점에서 “위협만 하고 철회하는” 패턴과는 질적으로 다르다. 틀릴 조건: 8월 10일 이전에 캐나다 총리와 트럼프 사이에 전화 회담이 열리고 협상 진전이 공개될 때, 시나리오 A로 판단을 수정한다.
이재명, 아르헨티나 리튬을 향해 손을 뻗었다 — 협약은 맺었고, 계약은 아직이다
어제(7월 31일) 이재명 대통령이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쳤다. 22년 만의 아르헨티나 공식 방문이다. 7박 11일 순방(샌프란시스코 AI 세일즈 외교 → 브라질 국빈 방문 → 칠레 → 아르헨티나)의 마지막 행선지였다.
왜 지금인가. 아르헨티나는 아르헨티나-볼리비아-칠레로 이어지는 ‘리튬 삼각지대’의 핵심 당사국이다. 이 지역에 세계 리튬 확인 매장량의 60% 이상이 몰려 있다. 리튬은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자재다. 한국이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세 배터리 기업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는 한, 리튬 확보는 “있으면 좋은 것”이 아니라 “없으면 멈추는 것”에 가깝다. 22년 만에 대통령이 직접 아르헨티나 땅을 밟은 이유다.
실제로 무슨 말인가. 이번 회담에서 구속력 있는 신규 성과로 확인된 것은 두 가지다. 첫째, 이중과세방지협정(DTAA)이 최종 타결됐다. 양국 간 투자와 소득에 대한 세금을 두 번 물리지 않겠다는 조약으로, 기업 투자의 기초 인프라다. 둘째, 원유 수입을 시범 단계에서 본격 수입으로 전환하기로 합의했다. 아르헨티나산 원유가 한국 정유소로 들어오는 경로가 공식화된다. 리튬·구리 협력을 다룬 양해각서(MOU)도 여럿 체결됐지만, MOU는 협약이지 계약이 아니다. 포스코가 아르헨티나 살데오로에서 진행 중인 리튬 추출 프로젝트는 이번 회담이 만들어낸 게 아니라 2024~2025년 착공한 기존 사업이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이 아르헨티나에 직접 투자를 확정했다는 보도는 없다.
밀레이 대통령은 “시장 자유화, 달러화, 긴축”을 내세운 극우 자유주의자다. 아르헨티나는 역사적으로 반복된 통화위기와 디폴트(채무불이행)의 나라이기도 하다. 달러화 공약은 이미 “차기 선거 이후”로 유예됐다. 협력 파트너로서 매력적이지만, 정치적 불안정과 통화 리스크를 동시에 안고 있는 파트너다.
달의 의심. 이 정상회담의 성격을 냉정하게 보면, 포스코의 기존 사업에 정치적 후광을 씌우고 협력 의지를 재확인하는 자리에 가깝다. 메르코수르(남미공동시장) 협상 재개 합의도 2021년 이후 5년째 이어진 이견(농축산물 개방 여부)이 해소됐다는 뜻이 아니라 테이블에 다시 앉기로 했다는 뜻이다. 남미 외교가 성과로 이어지려면 후속 협상이 구체 투자 계약과 오프테이크 계약(광물 선구매 계약)으로 이어져야 한다.
어디로 가는가. 시나리오 A(실질 성과로 진전): 이중과세방지협정과 원유 수입 전환이 디딤돌이 되어 배터리 3사의 직접 투자, 리튬 오프테이크 계약, 메르코수르 협상 진전까지 이어지는 경로. 2027년 이전에 한국의 아르헨티나 광물 조달 비중이 의미 있게 늘어날 수 있다. 시나리오 B(MOU 단계에 정체): 정치 쇼케이스로 끝나고 후속 투자·계약이 수년간 나오지 않는 경로. 아르헨티나의 정치 불안정이 외국 기업의 발을 묶는 변수가 된다. 달의 현재 판단: B에 60% 무게를 둔다. 그러나 이번 호르무즈 악화 판단과 맞물리면, 원유 수입 다변화의 시급성은 어제보다 오늘 더 커졌다. “아직 MOU 단계”라는 평가가 사실이더라도, 방향 자체는 옳고 속도를 더 내야 할 이유가 늘었다. 틀릴 조건: 2026년 안에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중 한 곳이 아르헨티나 리튬 직접 투자 계약을 공시할 때, 시나리오 A로 판단을 상향한다.
면책 고지. 이 글은 공개된 뉴스 보도와 달의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된 정보 제공 목적의 뉴스레터입니다. 특정 투자·정책 행동을 권고하는 문서가 아닙니다. 분석의 출처는 CNN(2026년 7월 29일), Al Jazeera(2026년 7월 30일), CBC News, GHY International, 뉴스핌(2026년 7월 31일), 이데일리(2026년 7월 31일)이며, 미확인 수치는 본문에 명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