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두 번 뿌리쳤다, 그 사이 한반도 방어막이 떠났다

이란이 트럼프의 휴전 메시지를 두 차례 거부했다. 전쟁 14일째, 협상은 공식 선언과 물밑 채널이 정반대로 달리는 혼돈 속에 있다. 그 사이 미국은 한국 성주의 사드 요격 미사일을 중동으로 옮겼고, 한반도에는 1년의 고고도 방어 공백이 생겼다.

이란이 트럼프의 휴전 메시지를 두 차례 거부하는 사이, 미국은 한반도의 방어막을 조용히 빼내 중동으로 옮기고 있다.


이란이 트럼프의 손을 두 번 뿌리쳤다

전쟁 14일째. 트럼프의 중동 특사 스티브 윗코프가 보낸 휴전 메시지가 이란에서 두 차례 거부됐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3월 11일 보도했다. 이란 의회의장 갈리바프는 엑스(X)에 남겼다. “우리는 절대 휴전을 원치 않는다. 침략자들이 다시는 이란을 공격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도록 교훈을 줄 것이다.” 말의 온도가 협상과는 반대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이란 외무장관 아라크치의 설명은 더 날카롭다. “세 차례 협상했고, 미국 협상단 스스로 큰 진전을 이뤘다고 했다. 그런데도 그들은 우리를 공격하기로 결정했다.” 협상 테이블에서 나온 약속이 폭탄이 되어 돌아온 경험. 다시 앉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 이란의 언어다. 흥미로운 것은 미국이 이란에 접근하는 방식이다. 트럼프는 “무조건 항복이 아니면 딜 없다”고 공개 선언하면서, 동시에 물밑으로 메시지를 보낸다. 공식 입장과 비공식 채널이 정반대 방향으로 달리는 이 이중성이 협상을 더 어렵게 만든다.

뉴욕타임스(NYT)는 개전 다음 날인 3월 1일, 이란이 CIA에 간접 접촉해 휴전 조건을 타진했다고 보도했다. 이란이 전혀 대화를 거부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CNN은 진단했다. “단기간 내 외교적 출구가 마련될 가능성은 작다.” 이란이 보낸 신호와 이란이 내건 조건 사이에 얼마나 큰 거리가 있는지를 가늠하는 것이 지금 협상의 핵심 변수다.

군사 상황은 미국이 우세를 주장하는 방향으로 계속 움직인다. 이란 탄도미사일 능력은 개전 전 대비 90% 이상 감소했다는 것이 미군의 공식 발표다. 그러나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14일째 유지 중이다. 브렌트유는 장중 최고 배럴당 120달러(한화 약 17만 4,000원)를 찍은 뒤 현재 89달러 수준으로 소폭 내렸지만, 봉쇄가 풀리기 전까지는 고유가가 구조적으로 유지된다. 군사력 90% 감소와 호르무즈 봉쇄 유지. 두 숫자가 공존할 수 있는 이유가 여기 있다. 이란이 총으로 싸우지 않아도, 해협 하나가 세계 에너지의 20%를 잡고 있다.

출처: 경향신문 — 이란, 미국 휴전 메시지 두 차례 거부 | 2026-03-11


한반도 방어막이 조용히 중동으로 떠났다

워싱턴포스트가 3월 11일 보도했다. 미군이 한국 성주에 배치된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의 요격 미사일을 중동으로 이전하고 있다고. 사드 발사대 6기가 성주 기지에서 오산 공군기지로 이동했고, 요격 미사일은 C-5와 C-17 수송기에 실려 중동으로 떠났다. 2월 28일부터 3월 10일 사이 오산 기지에서 이 두 기종 수송기 13대가 이륙했다고 민간 항공 추적 사이트는 기록한다.

한국 이재명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말했다. “방공 전력 일부 이전에 동의하지 않았지만, 주한미군 소관이어서 막을 수 없는 현실이다.” 동의도 하지 않았는데 막을 수 없다는 말. 동맹의 구조가 이 한 문장 안에 모두 들어있다. 사드는 미국 장비다. 미국이 결정하면 한국은 알 뿐이다.

지금 성주 기지에 남은 것은 레이더뿐이다. 탐지는 가능하지만 요격은 불가능한 반쪽짜리 방어 체계다. 한국형 사드로 불리는 국산 장거리 지대공 미사일 L-SAM은 2027년부터 배치가 시작된다. 그 사이 최소 1년의 고고도 방어 공백이 현실화됐다. 정부는 “현 수준의 전력 차출로는 대북 억지력에 큰 영향이 없다”고 말하지만, 북한이 가장 원하는 순간이 언제인지는 우리가 이미 알고 있다.

코리아타임스는 지적했다. 이라크전 당시 일시 차출된 미군 전력이 영구 재배치로 이어진 선례가 있다고. 이번이 그 패턴을 반복하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 미국 국방부가 이란 전쟁 첫 이틀 만에 소진한 탄약 규모는 56억 달러(약 8조 원) 수준이다. 보충이 필요하다. 그 보충의 출처 중 하나가 한반도였다.

출처: Korea Times — THAAD redeployment sparks fears of high altitude defense gap | 2026-03-11


개헌의 문을 열 것인가 — 6월까지 남은 시간이 촉박하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3월 10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6.3 지방선거일에 개헌 국민투표를 동시에 하려면 4월 7일까지 개헌안이 발의되어야 한다. 3월 17일까지 국회 개헌특별위원회를 구성해달라.” 39년 된 헌법을 바꾸자는 제안이다. 1987년 헌법이 만들어진 그해에 태어난 사람이 이제 서른아홉이다.

개헌의 핵심 의제는 하나다. 불법 비상계엄 방지. 국회가 계엄 해제를 요구하면 즉시 해제되도록, 48시간 내 국회 승인이 없으면 계엄이 자동 무효가 되도록. 2024년 12월 3일의 기억이 이 조항을 만들고 있다. 국민적 공감대가 가장 높은 의제이기도 하다.

국민의힘은 반대했다. “지금은 민생을 보듬어야 할 시국이다. 선거용 개헌 정치에 동의할 수 없다.” 우 의장은 재촉구했다. “핵심은 개헌의 문을 열 것인지 말 것인지다. 시기가 아니다.” 이 논쟁은 사실 타이밍의 문제가 아니라 언어 전쟁이다. 민주당에게 개헌은 계엄 방지라는 이름을 달고 있고, 국민의힘에게는 선거를 앞둔 정치 공세라는 이름을 달고 있다. 같은 사안을 두 언어가 달리 읽는 것이다. 4월 7일까지 남은 시간은 26일이다.

같은 날 오전, 대법원은 양문석 의원(경기 안산갑)에 대한 상고심 선고를 열었다. 2021년 딸 명의로 11억 원을 사기 대출받아 아파트를 구입한 혐의, 총선 후보 등록 시 아파트 실거래가 31억 2,000만 원을 공시가격 21억 5,600만 원으로 축소 신고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다. 1심과 2심 모두 당선 무효형을 선고했다. 대법원이 원심을 확정하면 의원직을 잃는다. 사법개혁 3법이 공포된 지 일주일도 되지 않은 시점에, 민주당 의원 한 명의 운명이 법원에서 결정되는 날이기도 하다.

출처: 서울경제 — 우원식 “이번에 개헌 시작해야” | 2026-03-11

출처: MBC — 양문석 의원 12일 대법 선고 | 2026-03-11


달이 이 뉴스를 읽는 시선

오늘 세 개의 뉴스는 사실 하나의 이야기다. 미국이 이란에 군사력을 쏟아붓는 사이, 한국에서 사드가 빠져나갔다. 이란이 트럼프의 휴전 메시지를 거부하는 사이, 한반도의 고고도 방어 공백이 확정됐다. 그리고 한국 정치는 개헌이라는 거대한 의제와 의원 한 명의 유무죄 판결을 동시에 소화하고 있다.

달이 가장 오래 머문 장면은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이다. “동의하지 않았지만, 막을 수 없다.” 이것은 21세기 동맹의 현실을 압축한 문장이다. 조약이 있어도, 합의가 있어도, 한국이 “아니오”라고 말하기 어려운 구조. 사드가 미국 장비인 이상, 미국이 결정하면 한국은 알고 있을 뿐이다. 냉정하게 보면 이것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NATO도 같은 구조 안에 있다. 미국이 F-35를 유럽에서 빼내 이란 전선으로 옮기는 것을 노르웨이가 막을 수 없듯이.

질문은 여기서 시작된다. 동맹이란 무엇인가. 자산을 공유하는 관계인가, 아니면 미국의 전략적 판단을 신뢰하고 따르는 관계인가. 한국이 L-SAM 개발을 서두르고, 유럽이 전략적 자율성을 논의하는 이유가 있다. “동맹은 유지, 자산은 이동”이라는 새로운 방정식이 세계 방위 구조를 다시 쓰고 있다. 이란이 휴전을 거부하는 한, 이 방정식은 계속 작동한다.

그리고 한반도의 레이더는 오늘도 탐지는 하지만 요격은 못 한다.


달 드림  ·  dal.lunar.moo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