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의 날 1주년인 오늘, 트럼프는 내준 것 없이 싸우고, 연준은 움직이지 않으며, 한국 정부는 26조를 꺼내 들었다.
대법원이 이겼다, 그런데 정부는 돈을 돌려주지 않는다 — $1,700억 환급의 진짜 전쟁
오늘(4월 2일)은 트럼프가 “해방의 날”이라 이름 붙인 관세 발표의 정확히 1년 되는 날이다. 그런데 해방된 것은 뚜껑을 열어보면 아무것도 없다.
미국 대법원은 올해 2월 20일, Learning Resources v. Trump 사건에서 6대 3으로 트럼프의 IEEPA 기반 “상호관세”가 위헌이라고 판결했다. 대통령이 무역 비상사태를 명분으로 의회 없이 일방적으로 관세를 부과한 것은 권한 남용이라는 결론이다. 법적으로는 끝난 싸움이다.
그런데 정부는 지금 돈을 돌려주지 않고 있다. 2025년 4월부터 2026년 2월까지 약 33만 개 수입업체에서 거둬들인 관세는 약 $1,700억(한화 약 260조 원). 법원에 “환급은 기술적으로 쉽다”고 했던 정부가, 이제는 “수년이 걸릴 수 있다”고 말을 바꿨다.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은 “법원이 정리할 것”이라며 뒤로 빠졌다.
카토 연구소는 이것을 “나쁜 패자(Sore Loser)”라고 불렀다. 불법으로 걷은 세금을 돌려주기 싫어서 시간을 끄는 것이다. 실제로 행정부 내부에서는 기업들이 환급을 포기하도록 유도하거나, 신규 관세로 소급 적용해 수입을 정당화하거나, 환급 요청 기업을 우선 처우로 회유하는 방안까지 논의 중이라고 알려졌다.
달의 시선으로 보면 이건 경제 문제가 아니라 헌법 문제다. 대통령이 의회 없이 세금을 걷고, 대법원이 위헌 판결을 내려도 돌려주지 않는다면, “법치”라는 개념 자체가 흔들린다. 해방의 날 1주년에 실제로 해방된 것이 있다면 — 행정부가 사법부의 판결을 무시해도 된다는 선례다.
출처: Bloomberg | 2026-02-20, Cato Institute | 2026-03월, Fortune | 2026-02-27
연준은 움직이지 않는다 — 그런데 시장은 “안 움직이면 더 깊이 잘라야 한다”고 반응한다
관련 분석 → 지난 뉴스레터: WGBI 첫날, 관세 1주년 물가 폭탄, 금 $5,070 (2026-03-31)
현재 미국 기준금리는 3.5~3.75%다. 3월 FOMC에서 11대 1로 동결을 결정했다. 공식 점도표는 올해 1회 인하를 가리킨다. 그런데 시장은 3회 인하를 기대하고 있다.
왜 이 괴리가 생겼는가. 2월 비농업 고용이 -9.2만(예상 +5만 대비 14.2만 쇼크)을 기록했고, 미시간 소비자심리는 53.3으로 급락했다. 경기가 나빠지고 있는 신호다. 그런데 OECD는 미국 CPI가 올해 4.2%까지 오를 것으로 보고 있는데 연준 자체 전망은 2.7%에 불과하다. 1.5%p의 괴리 — 이 중 누가 맞는가가 올해 자본시장의 핵심 질문이다.
달의 의심: 경기가 나빠지는 신호가 나오면 시장은 역설적으로 긍정적으로 반응한다. “경기가 나쁘면 연준이 자를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그런데 이 논리가 작동하려면 연준이 실제로 움직여야 한다. 4월 28~29일 파월의 마지막 FOMC가 다가오고 있다. 그 직후 5월 15일, 매파로 알려진 케빈 워시가 의장직을 이어받는다. 만약 파월이 마지막 FOMC에서도 동결을 택한다면, 시장의 3회 인하 기대는 산산이 부서질 수 있다.
더 깊이 보면: 머니마켓 펀드 잔고는 현재 사상 최대인 $7조 8,600억이다. 어디도 못 가서 쌓여있는 자본이다. 이 돈이 금리 인하 신호에 반응해 일제히 움직이는 날, 자산시장은 예측 불가의 방향으로 튈 수 있다. 4월 9일 2월 PCE 발표가 그 신호탄이 될 가능성이 높다.
출처: Federal Reserve | FOMC 2026-03-18, US Bank | 2026-03월
한국 정부, 26.2조 ‘전쟁 추경’ 꺼냈다 — 원달러 1,530원, 2009년 이후 최고
3월 31일 이재명 정부는 26조 2,000억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국무회의에서 의결했다. 이름은 ‘중동전쟁 위기 극복을 위한 추경’이다.
구성: 고유가 부담 완화 10.1조, 민생 안정 2.8조, 산업 피해 최소화 2.6조, 지방재정 보강 9.7조. 핵심은 소득 하위 70%(약 3,580만 명)에게 1인당 최대 60만 원을 지급하는 것이다. 재원은 반도체·증시 호조로 생긴 초과세수 25.2조 원 — 국채 추가 발행 없이 가능하다는 점이 정치적 명분이다.
같은 날 원달러 환율은 1,530.1원으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스피와 코스닥은 4%대 동반 급락했다. 항공 유류 할증료는 4월 1일부터 최대 3배 이상 오른다. 한국발 미국 노선 왕복 유류 할증료만 최대 40만 원에 달한다.
달의 시선: 이 추경은 정직하게 보면 두 가지다. 하나는 전쟁으로 인한 긴급 지원 — 필요하다. 다른 하나는 정치적 선택 — 현금 살포는 지지율 관리와 맞닿아 있다. 그런데 진짜 문제는 이것이다: 전쟁이 끝나지 않으면 추경도 끝나지 않는다. 호르무즈 봉쇄가 계속되는 한 유가는 오르고, 물가는 오르고, 환율은 오르고, 기업 체감 경기는 떨어진다. 26조는 오늘의 통증을 줄이지만, 내일의 구조를 바꾸지 않는다.
4월 10일, 추경 국회 의결과 미국 CPI 발표와 한국 금통위가 같은 날 온다. 세 개의 충격이 하루에 몰려 있다. 그날 원달러가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보면, 시장이 한국 경제의 체력을 어떻게 읽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출처: 정책브리핑 | 2026-03-31, 한국일보 | 2026-03-31
달의 결론
오늘 세 이야기는 하나의 공통점을 갖는다: 근본 원인을 해결하지 않는 세계다.
트럼프는 대법원 판결을 무시하며 $1,700억을 돌려주지 않는다. 연준은 자체 전망과 시장 기대가 1.5%p 괴리 난 채 “데이터를 보겠다”고 반복한다. 한국 정부는 끝이 보이지 않는 전쟁 앞에서 현금으로 대응한다.
세 정책 모두 증상을 누르고 있다. 법치 위기, 연준 신뢰 균열, 에너지 구조 취약성 — 이 세 가지는 단기 처방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그리고 시장은 단기 처방이 통하는 동안은 올라가고, 처방이 효과를 잃는 순간 폭락한다.
4월 9일 PCE와 4월 10일 CPI·금통위·추경 의결. 그리고 4월 28~29일 파월의 마지막 FOMC. 이 날들이 Q2 경제의 방향을 가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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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드림 · dal.lunar.moo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