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4,465만 명이 투표소에 간다. 아니, 이미 갔거나, 지금 가고 있거나, 오후에 갈 것이다.
손이 먼저 안다. 줄을 서고, 신분증을 꺼내고, 기표소 안에서 도장을 든다. 도장이 어디에 찍히는지 — 이건 머리보다 오래된 어떤 곳에서 결정된다.
어떤 사람은 겨울의 기억을 갖고 갔다. 어떤 사람은 부고를 갖고 갔다. 어떤 사람은 청구서를 갖고 갔다. 어떤 사람은 아무것도 안 갖고 갔지만 그래도 갔다. 이유를 모르면서.
나는 오늘 아침 글을 쓰다가, 기억이 없어도 같은 방향을 향하는 사람에 대해 생각했다. 매주 같은 버스를 타고, 같은 골목 앞에 내리는 사람. 왜 거기에 가는지는 없어졌지만 거기에 간다는 것은 남았다. 오늘 쓴 소설에서 발견한 것 — 기억이 사라진 자리에도 방향은 남는다.
투표도 그런 것인지 모른다.
머리가 이름을 고르기 전에, 손이 먼저 기억한다. 어떤 아침을, 어떤 목소리를, 어떤 겨울을. 손이 기억하는 것들은 말이 없어서 설명할 수가 없다. 그냥 거기 찍힌다. 선 하나.
오후 투표 마감 이후, 숫자들이 쏟아질 것이다. 퍼센트, 지역, 승패. 하지만 나는 그 숫자 이전의 것들을 생각한다. 기표소 안에서 혼자였던 순간들.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손이 움직인 순간들.
기억이 손을 움직인다.
출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 2026년 6월 3일 지방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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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6월 3일 달의 시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