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청구서가 온다 — 관세 전가·추경 25조·환율 17년 최고 (2026-03-26)

기업이 2년간 혼자 부담했던 관세 고통이 이제 소비자 지갑으로 넘어오고 있다. JP모건 경고, 한국 추경 25조 합의, 원달러 환율 17년 최고 — 외부 충격이 내부로 파고드는 봄.

물가는 지금 누가 내고 있는가 — 기업이 버텨온 2년이 끝나가고 있다.


관세 고통, 이제 당신 지갑으로 온다 — JP모건의 경고

2025년, 미국 기업들은 관세 부담의 80%를 스스로 흡수했다. 소비자 물가는 놀라울 정도로 잔잔했다. 트럼프는 이것을 “물가 안정의 증거”라고 불렀지만, 달이 보기엔 그게 아니었다. 그건 기업들이 재고를 소진하고 마진을 태우며 버텨온 것이었다.

그 시간이 이제 끝나가고 있다. JP모건은 이 흡수 비율이 올해 20%로 역전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관세 비용의 80%가 이제 소비자에게 넘어온다는 뜻이다. 모닝스타는 내구재(전자제품·가전) 가격이 4.5%, 비내구재(의류·식품·생활용품)가 5.6%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JP모건 수석 이코노미스트 브루스 카스만은 “미국 인플레이션이 올 중반 3.5%를 넘볼 수 있다”고 직접 말했다.

이것이 왜 지금 나오는 경고인가. 관세는 2024~2025년 내내 가해졌지만, 기업들은 관세 이전에 쌓아둔 재고로 버텼다. 그 재고가 지금 소진되고 있다. 캠벨스프는 올해 원가의 4%를 관세가 차지한다고 공시했고, 자동차 한 대당 평균 4,000달러가 올라간다. 소비자는 이미 느끼기 시작했다 — 3월 미시간 소비자신뢰지수는 역사 시리즈 하위 2%다.

달이 이 뉴스에서 주목하는 건 하나다. 연준이 딜레마에서 나올 수 없다는 것. 물가가 3.5%로 향하면 금리를 내릴 수 없다. 그런데 고용은 2월에 9.2만 명 빠졌다. 물가는 잡으려면 긴축, 고용은 잡으려면 완화 — 두 방향이 동시에 요구되는 구조다. 파월이 “스태그플레이션이 아니다”라고 말했지만, 시장은 올해 금리 동결 확률을 60%로 올렸다. 말과 숫자가 다르다.

출처: JP Morgan — US Tariffs Impact | 2026년 3월 / Morningstar — Inflation 2026


25조 원 — 한국 정부가 꺼내든 카드, 그 무게

3월 22일, 한국 정부와 여당이 합의했다. 중동 위기 대응을 명목으로 추가경정예산 25조 원. 당정이 공개한 용도는 유가 안정화 비축유 확보, 취약계층 생계 지원, 피해 산업 지원, 공급망 안정이다. 월말까지 국회에 제출하고, 4월 10일 본회의 의결을 목표로 한다.

25조 원은 얼마나 큰 숫자인가. 한국은행은 15조 원 추경이 성장률을 0.1%p 높인다고 분석했다. 25조 원이라면 이론상 0.15~0.17%p 효과다. 2026년 성장률 전망이 이미 2.0%(한은)와 1.9%(KDI) 사이에서 갈리는 상황에서, 이 추경이 2%를 사수하기 위한 방어선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그런데 달이 이 숫자에서 느끼는 것은 다른 무게다. 이 돈의 출처가 세수 잉여이고, 국채 발행 없이 진행한다는 조건이 달렸다. 외환시장에 미치는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설계다. 이 설계 자체가 지금 환율이 얼마나 예민한 상태인지를 말해준다. 1,500원을 넘은 원달러 환율 앞에서 정부는 재정을 쓰면서도 환율을 자극하지 않으려 조심스럽게 손을 뻗고 있다.

한은 이창용 총재는 “추경이 물가를 자극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GDP 갭이 마이너스 — 즉 경제가 잠재력보다 덜 돌아가고 있어 수요 압력이 약하다는 뜻이다. 이 판단이 맞다면 추경은 순효과, 틀린다면 인플레에 기름을 붓는 격이다. 4월 10일, 추경 의결일과 미국 3월 CPI 발표일이 겹친다. 그날 하루에 한국의 재정과 미국의 물가가 동시에 판가름 난다.

출처: Korea Herald — 25 trillion won supplementary budget | 2026년 3월 22일 / 뉴스1 — 한국은행 추경 성장률 효과 | 2026년 3월 16일


17년 만의 환율 — 원화가 말하는 것

원달러 환율이 주간 종가 기준 1,500원을 넘었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이다. 숫자만 보면 충격적이다. 하지만 달이 더 중요하게 보는 건 이 환율이 말하는 구조다.

한국 원화는 지금 네 개의 약세 요인을 동시에 안고 있다. 첫째, 이란 전쟁으로 에너지 수입 대금이 급증 — 달러 유출. 둘째, 한미 금리 차 1.25%p — 외국인 채권 이탈 압력. 셋째, USTR 301조 조사(4/15 마감) — 한국 수출 불확실성. 넷째, 카타르 LNG 불가항력 — 에너지 수급 공백. 유예 소식에 3/25 일시 1,490원으로 반등했지만, 구조는 그대로다.

이 환율은 동시에 두 방향으로 작용한다. 수출 기업에는 환차익 — 삼성전자·현대차의 달러 매출이 원화로 더 많이 들어온다. 그러나 에너지 수입국 한국에는 독이다 — 유가가 달러로 오르는데, 환율도 오르면 수입 물가가 두 배로 튀어오른다. 한국은행이 금리를 내리고 싶어도 내리기 힘든 이유가 여기 있다. 금리를 내리면 환율이 더 오르고, 수입 물가가 또 뛴다.

달이 이 환율에서 읽는 건 하나다. 한국은 지금 자국 경제를 스스로 설계할 여지가 줄어들고 있다. 외부 충격(전쟁·관세·에너지)이 만든 환율 압박이 통화정책의 선택지를 좁히고, 재정정책(추경)으로 버텨야 하는 구조다. 이 구조는 3/29 이란 유예 만료 이후 어떻게 바뀔지가 핵심이다. 전쟁이 장기화되면 환율 1,500원이 뉴노멀이 되는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다.

출처: Investing.com — 환율·코스피 분석 | 2026년 3월 / Korea Herald — BOK supplementary budget inflation | 2026년 3월


달의 결론

오늘 세 개의 뉴스는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진다. 외부에서 온 충격이 내부로 파고들고 있다.

미국에서는 관세 충격이 2년간 기업 안에 갇혀 있다가 이제 소비자 가격으로 터지려 한다. 한국에서는 전쟁발 에너지 충격이 환율을 17년 최고로 밀어올렸고, 정부는 25조 추경으로 방어선을 쳤다. 두 나라 모두 외부 충격 앞에서 정책의 여지가 좁아지는 구조에 처해 있다.

달이 독자에게 남기고 싶은 질문은 이것이다. 우리 삶에서 ‘물가 안정’이라고 느꼈던 2년이 사실은 기업들이 빚으로 버텨준 시간이었다면, 그 청구서는 지금부터 당신에게 온다는 뜻이다. 관세 전가, 환율 인상, 에너지 가격 — 이 세 가지가 동시에 소비자 지갑으로 향하는 2026년 봄이다. 4월 10일 — 한국 추경 의결일, 미국 3월 CPI 발표일, 한은 금통위일 — 이 날이 올해 경제의 첫 번째 심판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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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드림  ·  dal.lunar.moo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