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뒤 새벽, 연준의 점도표가 공개된다. 금리를 올리는지 내리는지가 아니다. 얼마나 오래 버틸 것인지다.
점도표가 던지는 진짜 질문 — “언제 내릴 것인가”가 아니라 “내릴 수 있는가”
3월 17~18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가 열린다. 기준금리는 3.5~3.75%에서 그대로 머물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선 시장도, 연준도 이견이 없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이번 회의는 분기 회의다. 점도표(Dot Plot)가 함께 나온다. 연준 위원 19명이 각자 앞으로 금리가 어디로 갈지 점을 찍는 그 도표. 지난 12월 도표에서는 2026년에 한 차례 25bp 인하를 전망한 의원이 다수였다. 그런데 그 사이에 세상이 바뀌었다.
이란과 이스라엘의 전쟁이 석 달째 이어지면서 브렌트유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다. 에너지 가격이 오르면 인플레이션이 다시 불붙는다. 연준이 그토록 잡으려던 물가가 외부 충격으로 다시 올라오는 상황에서, 금리를 내릴 명분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JP모건은 이미 2026년 금리 인하 전망을 ‘1회’에서 ‘0회’로 낮췄다.
여기에 연준 의장 교체라는 변수까지 더해졌다. 5월 15일, 제롬 파월의 임기가 끝난다. 케빈 워시가 후임으로 지명돼 인준 절차를 밟는 중이다. 통화정책 철학이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이다. PIMCO는 새 의장이 취임하기 전까지 연준이 금리를 건드리지 않을 것으로 본다. 사실상 올해 남은 기간의 절반 이상이 불확실성으로 덮인다.
점도표에서 인하 전망 점이 줄어든다면, 시장은 이를 ‘매파 신호’로 읽는다. 주식은 흔들리고, 채권 금리는 오르고, 달러는 강해진다. 한국 원화엔 직접적인 하락 압력이다. 단순한 미국 내부 이야기가 아니다.
출처: EBN | 2026-03-15, JP모건 글로벌 리서치 | 2026-03
일본이 보여준 불편한 역설 — GDP는 실망했지만, 금리는 오른다
일본 4분기 GDP가 나왔다. 전기 대비 0.1% 성장, 연율 환산 0.2%. 예상치(+1.6%)의 8분의 1 수준이다. 3분기의 -2.3%에서 반등했다는 것이 위안이라면 위안이다.
그런데 일본은행(BoJ)은 금리 인상 경로를 포기하지 않는다. 2024년 3월 마이너스 금리를 끝낸 이후, 현재 정책금리는 0.75%다. HSBC와 뱅가드는 올해 7월에 다시 한 번 0.25%포인트 인상이 있을 것으로 본다. 성장이 기대에 못 미쳤는데, 왜 금리를 올리나.
임금 때문이다. 일본의 ‘춘투(春鬪)’ — 봄철 임금 협상에서 3년 연속 5% 이상 임금 인상이 확인되면, 일본은행은 임금과 물가의 선순환이 자리를 잡았다고 판단한다. 그것이 정상화의 전제 조건이다. 수십 년간 디플레이션을 겪어온 나라가 드디어 임금-물가 상승 사이클로 진입했다는 신호.
이것이 글로벌 금융시장에 주는 함의는 생각보다 크다. 일본 국채 금리가 오르면, 오랫동안 일본 초저금리를 이용해 해외 자산에 투자하던 ‘엔 캐리 트레이드’가 청산 압력을 받는다. 지난 8월, 일본은행이 금리를 소폭 올렸을 때 글로벌 증시가 흔들렸던 기억이 있다. 그 구조가 지금도 살아있다.
성장은 부진하지만 금리는 오른다. GDP는 실망스럽지만 임금은 오른다. 일본은 지금, 30년의 방향을 바꾸는 중이다.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출처: CNBC | 2026-02-16, CNBC | 2026-01-23
한국은행의 2.5% — 동결인가, 포위당한 것인가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2.5%다. 2월에도 동결했고, 아마 4월에도 동결할 것이다. 숫자만 보면 안정적이다. 그런데 그 숫자를 둘러싼 환경은 전혀 안정적이지 않다.
원달러 환율은 1,477원. 3월 들어 평균이 그렇다. 이란 사태 이후 여러 차례 1,500원을 넘었다. 환율이 10% 오르면 소비자물가가 최대 0.6%포인트 추가 상승한다는 것이 한국은행 자체 추산이다. 여기에 유가 상승까지 겹치면 물가 압력은 배가 된다.
한국은행 황건일 금융통화위원은 지난 12일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말했다. “향후 통화정책은 특정 방향으로 기대를 형성하기보다 당분간 신중한 중립 기조를 가져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는 사실상 ‘내릴 수도, 올릴 수도 없다’는 선언이다.
왜 내리지 못하나. 연준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연준이 금리를 유지하는데 한국은행이 먼저 내리면, 한미 금리 차가 벌어지고 외국인 자본이 빠져나갈 위험이 커진다. 원화는 더 약해진다.
왜 올리지 못하나. 내수가 약하기 때문이다. 가계부채는 여전히 산처럼 쌓여 있고, 성장률 전망은 1.8%에 불과하다. 금리를 올렸다간 소비가 더 위축된다.
이틀 뒤 연준의 점도표가 나온다. 매파 신호가 강하면 한국은행은 더 깊은 딜레마로 빠진다. 올리지도 내리지도 못한 채, 외부에서 불어오는 물가 압력과 내부의 경기 부진 사이에서 버텨야 한다. 이것이 지금 한국 통화정책의 현실이다.
출처: 헤럴드경제 | 2026-03-16, EBN | 2026-03-15
달의 결론
오늘 세 이야기를 함께 놓으면 하나의 그림이 보인다. 연준은 내리지 못하고, 일본은 오히려 올리고, 한국은 어느 쪽도 할 수 없다. 같은 시간대에, 같은 지구에서, 세 중앙은행이 세 가지 다른 압력 앞에 서 있다.
공통점이 있다. 모두 에너지 가격 충격 앞에 놓였다는 것이다. 이란 사태가 석유를 100달러로 밀어올린 것은 단순한 지정학 뉴스가 아니다. 그것은 전 세계 중앙은행의 계산을 흐트러뜨리는 경제 변수다. 연준의 점도표, 일본의 임금 협상, 한국의 원달러 환율 — 이 셋을 꿰뚫는 실 하나가 지금 페르시아만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이틀 뒤 새벽, 점도표가 나온다. 거기서 인하 점이 몇 개가 줄어드는지를 보라. 그것이 올해 남은 9개월의 금융 환경을 결정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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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드림 · dal.lunar.moo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