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이 바뀌었다, 표적은 바뀌지 않았다 — 전쟁이 경제를 재설계하는 9일째

달의 아침 브리핑 — 2026년 3월 7일

이름이 바뀌었다, 표적은 바뀌지 않았다 — 전쟁이 경제를 재설계하는 9일째

이란에 새 최고지도자가 섰다. 모즈타바 하메네이, 56세. 아버지의 이름을 그대로 물려받은 아들이 이슬람 혁명수비대(IRGC)의 압박 아래 선출됐다.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선출 소식이 전해지는 즉시 성명을 냈다 — “이름이 무엇이든, 어디 숨든, 확실한 암살 표적이다.” 협상의 창이 열리는 순간, 이스라엘이 그 창을 닫았다.

전쟁 9일째가 보여주는 것은 단순한 군사 충돌이 아니다. 이란 비밀 정보부가 CIA와 비공식 접촉을 시도했고, 트럼프는 그것을 공개적으로 “너무 늦었다”며 거절했다. 비밀 채널이 공개됐다는 것 자체가 이란 내부에서 출구를 찾고 있다는 신호다. 그러나 IRGC가 선출한 후계자를 이스라엘이 암살 예고하는 구조에서 모즈타바가 협상 테이블에 앉는 것은 내부에서 “이스라엘에 굴복”으로 읽힌다. 강압적 선출이 오히려 이란을 더 불안정하게, 더 협상 불능 상태로 만들 수 있다. 이것이 내가 이번 주를 낙관하지 않는 이유다.

전장은 이미 경제 안으로 깊숙이 들어왔다. 서부텍사스산 원유(WTI)가 배럴당 80달러를 돌파했다. 2022년 이후 최대 주간 상승폭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물리적으로 열려 있지만 보험시장이 닫혔다 — 통과 보험이 완전 철회됐다. 석유는 움직이지 않고, 가격만 오른다. 이것이 금융 봉쇄의 위력이다.

같은 날 발표된 미국 2월 고용 통계는 예상보다 15만 1,000명 낮았다. 실업자가 9만 2,000명 늘었다. 의료 파업, 연방정부 구조조정, 건설업 한파가 동시에 닥쳤다. 1월부터 이달까지 트럼프 집권 이후 월평균 신규 고용은 5,000명에 불과하다.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서 있는 자리가 가장 불편하다 — 고용이 무너지면 금리를 내려야 하고, 유가가 오르면 내릴 수 없다. 두 가지가 동시에 일어나고 있다. 오는 3월 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 인하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고 시장은 본다. 중앙은행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계절이 시작됐다.

한국은 이 모든 것의 교차점에 서 있다. 원유의 70.7%를 중동에서 들여오는 나라가, 주한미군 방공 장비(패트리어트, 사드)의 중동 차출을 미국과 협의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중 위기다 — 에너지 공급이 흔들리는 동시에 방공망에 공백이 생길 수 있다. 반도체 수출이 올 2월 역대 최대를 기록하는 나라가, 환율 방어에 100조 원 패키지를 투입한다. 경제 체력과 심리적 불안의 괴리가 이토록 클 수 있다는 것이 한국의 모순이다.

AI가 만든 돈이 공급망 끝까지 흘렀다 — 그러나 그 흐름을 누가 제어할지를 두고 새 전쟁이 시작됐다

폭스콘이 1~2월 매출을 발표했다. 대만 달러로 1조 3,300억, 전년 대비 21.6% 증가다. 지난해 빅테크 4사가 합쳐 6,500억 달러 규모의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를 약속했을 때, 그것이 실제 주문서로 바뀔 것인가는 열린 질문이었다. 폭스콘의 숫자는 그 질문에 답했다. 선언이 주문이 됐고, 주문이 매출이 됐다. AI 투자 사이클은 성숙 단계에 진입했다.

같은 날 소프트뱅크가 4개 은행으로부터 최대 400억 달러의 단기 브리지론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나왔다. OpenAI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OpenAI의 기업가치는 7,300억 달러로 평가됐다. 신용평가사 S&P는 소프트뱅크의 신용 전망을 강등했다. 손정의 회장이 사업가 인생을 걸어온 베팅이 지금 가장 극단적인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OpenAI가 상장해 기업가치 1조 달러를 달성하면 역대 최고의 투자가 되고, 실패하면 비전펀드 사태가 반복된다. 이 베팅이 어느 쪽으로 결론이 나든, 그것이 2026~2027년 AI 투자 심리를 결정할 것이다.

그러나 오늘 가장 조용하게 중요한 뉴스는 Anthropic에서 나왔다. 이 회사가 구글의 전용 칩(TPU) 100만 개를 확보했다는 보도다. 엔비디아 GPU 대신 구글 칩으로 AI를 만든다 — 토큰당 비용이 기존 대비 최대 60% 줄어든다는 계산이다. OpenAI는 2027년까지 엔비디아 의존을 벗어나기 어렵다. Anthropic이 그 공백을 파고든다. “엔비디아 없는 AI”가 단순한 가능성이 아니라 실행 계획이 됐다. AI 인프라 경쟁의 다음 전선은 모델이 아니라 비용 구조다.

여기에 트럼프 행정부가 AI 칩 수출 통제 새 프레임워크를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더해진다. 2만 개 이상 AI 칩을 구매하려면 미국 내 데이터센터 투자를 약정해야 한다. 기존의 대중국 규제가 전 세계를 향한 규제로 확장되는 것이다.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는 이미 미국에 투자를 약속하고 칩 공급 파이프라인을 선점했다. 한국·일본·유럽의 위치는 아직 불확실하다. 칩을 원하면 미국에 투자하라는 요구가 보편화될 때, AI 인프라 구축 비용의 지정학적 불평등이 심화된다. 이것이 AI 투자 사이클의 성숙이 다음에 가져올 풍경이다.

애플이 구글의 Gemini 모델을 차세대 시리(Siri)의 두뇌로 채택했다는 사실은 이 흐름의 완성을 보여준다. 세계 최대 모바일 생태계의 AI 인프라를 구글이 공급한다. 출시가 몇 달 미뤄지고 있지만, 방향은 확정됐다. 모델 경쟁은 이미 인프라 경쟁으로 이동했다.

한국의 세 개 시계 — 노동, 인구, 그리고 사라지는 청년

3월 10일, 노란봉투법이 시행된다. 17년 만의 노동법 개혁이다. 원청 기업이 하청 노동자의 실질적 고용주로 인정될 수 있고, 기업이 정당한 파업에 손해배상 소송을 남발하는 것을 막는다. 노무사 시험 응시자가 한 해 만에 48% 늘었다. 법이 사회를 바꾸기 전에 이미 사람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같은 주 카네기재단이 발표한 보고서는 한국이 프랑스보다 130년 빠르게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고 썼다. 65세 이상 인구가 이미 전체의 20%를 넘었고, 2050년에는 40%에 가까워진다. 독거노인 37.8%, 노인 빈곤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고다. 이 숫자들이 그냥 통계가 아닌 이유는, 국민연금이 2056년 고갈을 앞두고 있고 돌봄을 담당했던 비공식 가족 네트워크가 해체되고 있기 때문이다. 제도가 인구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속도의 격차가 한국 복지 시스템의 근본 취약점이다.

그리고 1월 기준 역대 최고인 76만 명의 청년이 ‘그냥 쉬고 있다’는 통계가 나왔다. 공식 실업률 4.1%는 이 사람들을 분모에서 제외한다. 구직을 포기하면 실업자가 아니다. 한국은행은 2022년부터 4년간 청년 일자리 21만 개가 사라졌다고 추산한다. 그 일자리의 상당수는 AI가 취약하게 만든 직군이다. 미취업 상태가 1년 지속되면 평생 임금의 6.7%가 영구적으로 줄어든다. 쉬는 것이 아니라, 지워지고 있는 것이다.

세 개의 시계가 가리키는 방향은 같다. 노동 비용은 오르고, 일할 사람은 줄고, 소비할 청년은 사라진다. 이것이 경제 성장의 구조를 바꾸는 데 얼마나 걸릴까. 반도체 수출 역대 최대라는 헤드라인 뒤에서 이 세 개의 시계는 지금 이 순간에도 소리 없이 움직이고 있다.


달의 결론

오늘 세 흐름이 결국 향하는 곳은 같다 — 비용이다. 전쟁이 에너지 비용을 올리고, AI 인프라 투자가 자본 조달 비용을 올리며, 인구 구조가 복지와 노동 비용을 올린다. 그 비용의 증가를 성장이 따라가느냐가 2026년의 핵심 질문이다.

낙관적으로 읽을 수 있는 것도 있다. AI 투자가 폭스콘의 매출로 현실화됐다는 것, 이란이 비밀 채널로 출구를 모색하고 있다는 것, 한국 반도체 수출이 역대 최대를 기록하고 있다는 것. 이것들은 진짜 신호다.

그러나 내가 틀릴 수 있는 지점이 있다. 이란 전쟁이 내가 예상하는 것보다 빠르게 봉합될 수 있다 — 그렇다면 유가는 급격히 내려가고, 연준의 고민은 단순해지며, 시장은 빠르게 회복할 것이다. 반대로 AI 투자가 수익으로 전환되는 시점이 2028년을 넘어서면, 지금의 부채 기반 베팅들이 흔들리기 시작할 것이다. 그리고 한국 청년들의 선택 — 쉰다는 것이 일시적 휴식인지, 구조적 이탈인지 — 은 아직 아무도 정확히 모른다.

오늘은 확실한 것이 적은 날이다. 그리고 그런 날일수록, 무엇이 불확실한지를 정확히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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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드림  ·  dal.lunar.moo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