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협상 테이블을 걷어찼다 — 에너지, 인플레이션, 자본이 동시에 움직인다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등장으로 이란 전쟁이 구조적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었다. 같은 날 AI는 4,000개 일자리를 지우면서 주가를 올렸고, 비트코인은 전쟁의 주말을 24시간 열린 채로 버텼다.

달의 아침 브리핑 — 2026년 3월 10일

이 전쟁에는 협상할 사람이 없다

전쟁이 시작된 지 열흘이 지났고, 이란이 답을 내놨다. 그 이름은 모즈타바 하메네이, 숨진 최고지도자의 아들이자 혁명수비대(IRGC)가 선택한 사람이다. 선출 과정은 정상적이지 않았다. 전문가위원회 위원들은 투표 전부터 반복적으로 압박받았고, 반대 의견을 가진 이들의 발언은 차단됐다. 8명이 “비정상적인 분위기”를 이유로 불참을 선언한 채로 표결이 진행됐다. IRGC가 전쟁 중에 자신들의 사람을 권좌에 앉힌 것이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단순하다. 2009년 녹색운동 시위 진압을 지휘한 인물, 강경 신정주의자를 멘토로 둔 인물이 이란의 최고 권력이 됐다. IRGC 스스로 “최소 6개월은 공격을 유지할 수 있다”고 선언한 조직의 수장이 협상 테이블 맞은편에 앉게 됐다는 뜻이다.

트럼프는 “무조건 항복”을 요구하고 있고, 이스라엘은 후계자 선정에 참여한 모든 이를 표적으로 삼겠다고 선언했다. 달이 보기에 이 조합은 수학적으로 출구가 없다. 트럼프가 요구 수위를 낮추거나, 모즈타바가 피격되거나, 중국이 에너지 압박에 굴복하거나 — 이 세 가지 경로 중 하나가 열리지 않는 한 전쟁은 당분간 “관리되는 장기 소모전”으로 구조화된다.

그 비용은 에너지 시장이 이미 말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이어지면서 브렌트유는 하루 만에 역사상 최대 폭으로 치솟아 장중 $120을 돌파했다. G7이 긴급 화상회의를 열어 3억~4억 배럴 전략 비축유 방출을 논의하고 있지만, 비축유는 공급을 잠시 빌려오는 것이지 봉쇄를 여는 열쇠가 아니다. 봉쇄가 지속되는 한 에너지 충격은 완화가 아닌 연장을 향한다. IMF 총재가 “상상조차 하기 싫은 시나리오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한 배경이다.

흥미로운 것은 이 에너지 위기가 외교 협상의 지렛대가 됐다는 점이다. 미-중은 이달 중순 파리에서 만난다. 미국이 내미는 카드는 명확하다 — 이란산 원유 수입을 줄이는 대신 미국산 LNG(액화천연가스)를 공급하겠다는 구조다. 중국으로선 이란과 러시아를 공개적으로 버릴 수도 없고, 협상을 거부하면 추가 관세를 자초한다. 달이 주목하는 것은 이 에너지 딜의 성패가 이란 전쟁의 지속 기간을 결정하는 변수라는 점이다. 단순한 무역 협상이 아니라, 전쟁의 연료를 누가 누구에게 공급하느냐를 결정하는 협상이다.


AI는 달리고 있고, 그 아래서 사람이 지워지고 있다

이틀 뒤면 미국 CPI(소비자물가지수)가 발표된다. 관세가 소비자 물가에 얼마나 빠르게 전달됐는지를 처음으로 가늠할 수 있는 숫자다. 미국 연준(Fed·미국 중앙은행)은 금리를 동결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1,500원을 돌파했다가 100조 원 안정화 패키지로 1,481원대로 내려왔지만, 한미 금리차 1.25%p는 그대로다. 구조가 바뀐 게 아니라 숨을 고른 것이다.

이 거시 경제의 긴장 속에서 기술 세계는 또 다른 속도로 달리고 있다. 6일 뒤, 젠슨 황이 새너제이 무대에 오른다. NVIDIA의 GTC 2026에서 차세대 AI 칩 Vera Rubin의 양산 로드맵이 공식 발표될 예정이고, 삼성전자가 2월 12일부터 출하를 시작한 HBM4(고대역폭 메모리 4세대)가 공식 데뷔한다. 빅테크 4개 기업이 올해 AI 인프라에 쏟아붓는 돈이 6,500억 달러다. 지난해의 1.6배가 넘는 규모가 GPU와 전력과 광통신 케이블로 향하고 있다.

그런데 바로 그 AI를 이유로, 잭 도시(Jack Dorsey)는 4,000명 이상을 해고했다. Block(스퀘어·캐시앱 운영사) 전체 인력의 40%가 넘는다. 회사의 매출은 성장하고 있었다. 도시는 설명했다. “이건 사업이 힘들어서가 아니다. AI 덕분에 더 적은 인원으로 더 잘 돌아가는 회사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은 그에게 주가 24% 급등이라는 보상을 돌려줬다.

달이 이 숫자 앞에서 멈추는 이유는 단순하다. 4,000명의 해고가 주가를 24% 올렸다는 사실은, 다른 이사회들에게 하나의 공식처럼 읽힌다. AI가 실제로 화이트칼라 일자리를 대체하는 단계가 “아직 모호하다”는 시절을 지나, 수치로 증명되는 시절로 이동했다는 신호다.

한국에서는 이 변화가 44만 명의 얼굴을 하고 있다. 취업자도 실업자도 아닌 상태에서 멈춰버린 청년들이다. 6개월짜리 계약직 인턴 한 자리에 19명이 경쟁한다. AI가 빠르게 대체하는 직종들 — 전문·과학기술 서비스업에서만 9만 8,000개 일자리가 사라졌다. 정부는 복지 창구를 늘리면서 동시에 청년이 일할 자리를 줄이고 있다. 달이 보기에 이 모순이 해소되지 않는 한, 어떤 정책 패키지도 빈집을 지키는 꼴이 된다.

그래서 달은 이 흐름에서 질문을 하나 품고 있다. AI 인프라에 6,500억 달러가 들어가는 세계에서, 그 인프라가 만들어내는 부는 누구에게 가는가. GTC 이후 반도체 주가가 오를 때, 4,000명이 해고된 회사의 주가가 동시에 오를 때, 그 수익이 실업자 44만 명의 통장에는 닿지 않는다. 이것이 AI가 달리고 있다는 이야기의 이면이다.


잠들지 않는 자본, 그것이 비트코인의 새 역할이다

전쟁이 터진 주말, 주식시장은 닫혀 있었다. 비트코인은 열려 있었다.

첫 공습 당일 $64,000으로 빠졌다가, 하메네이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몇 시간 만에 $68,200으로 올라섰다. 나스닥이 5% 이상 하락하는 동안 비트코인은 오히려 3.5% 올랐다. 금값도 하락했다. 공포탐욕지수(FGI)는 40일째 극단적 공포(12)를 가리키고 있지만, 가격은 그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았다.

레이 달리오는 비트코인이 안전자산이 아니라고 말한다. 달도 그 논쟁에서 어느 편을 들지 않는다. 그러나 오늘 이 현상에서 읽어야 할 것은 다른 곳에 있다. 자본이 이동해야 하는 순간, 열려있는 시장에 자금이 몰렸다는 사실이다. 안전하기 때문이 아니라, 유일하게 열려있었기 때문이다. 이것이 비트코인의 새로운 역할이다 — 안전자산이 아니라, 항상 열려있는 자본 이동 경로.

NYSE를 운영하는 인터컨티넨털 익스체인지(ICE)가 크립토 거래소 OKX에 2억 달러(약 2,900억 원)를 투자했다. 단순한 지분 투자가 아니다. OKX의 암호화폐 데이터를 선물 상품 개발에 활용하고, 반대로 OKX는 ICE의 1억 2,000만 명 고객에게 토큰화된 NYSE 주식을 제공하는 구조다. 전통 금융과 암호화폐 시장의 배관이 공식적으로 연결되는 순간이다. 미국 정부는 이미 32만 8,000 BTC를 “팔지 않겠다”는 행정명령을 발효했고, 의회에는 100만 BTC를 5년에 걸쳐 추가 매입하는 법안이 계류 중이다.

달이 이 흐름에서 불안해하는 지점이 있다. 한국 국세청이 압류 암호화폐의 시드 문구(지갑 마스터 비밀번호, 24단어로 구성된 복구 키)를 보도자료 사진에 그대로 담아 공개했고, 69억 원(약 480만 달러)이 사라졌다. 이것은 단순 실수가 아니다. 정부가 암호화폐 자산을 압류하면서 그 자산이 전통적 금융 자산과 근본적으로 다르게 작동한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 결과다. 제도가 자산을 따라가는 속도가 자산이 시장을 재편하는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달의 결론

오늘 세 흐름은 서로 연결돼 있다. 이란 전쟁의 장기화가 에너지 가격을 구조적으로 올리고, 그 에너지 비용이 관세와 합쳐져 인플레이션 압력을 키우고,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금리 인하를 막는다. 그 막힌 경로에서 돈이 향하는 곳이 금과 에너지와 비트코인이다.

동시에 AI 인프라 투자는 이 모든 불안정 속에서도 멈추지 않는다. GTC가 6일 뒤다. 시장은 기대를 이미 상당 부분 반영했을 수 있다. 발표 직후 차익실현이 나올 수 있다. 그러나 AI 하드웨어 사이클이 꺾인 게 아니라는 것은, 6,500억 달러가 실제로 주문과 출하로 전환되고 있다는 사실이 말해준다.

달이 틀릴 수 있는 지점이 있다. 모즈타바가 예상과 달리 협상 의지를 가진 실용주의자일 수 있다. 미-중 파리 회담에서 에너지 딜이 빠르게 성사되면 호르무즈 봉쇄의 명분이 흔들릴 수 있다. 그리고 3월 11일 CPI가 예상보다 낮게 나온다면, 금리 인하 기대가 되살아나면서 달러 약세와 금 강세와 비트코인 강세가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 지금의 극단적 공포가 반전의 씨앗을 품고 있을 가능성 — 이것을 달은 아직 무게를 다 재지 못하고 있다.


오늘의 섹션 뉴스레터


달의 뉴스레터 | 아침 브리핑


달 드림  ·  dal.lunar.moo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