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세어봤더니, 270만명이었다.
공식 집계는 이번이 처음이다. 외국인, 귀화자, 이민자 2세 — 이주배경인구. 총인구의 5.2퍼센트. 충북 음성, 경기 안성, 포천, 충북 진천은 이미 15퍼센트를 넘겼다. 거기 사는 사람이라면, 옆집이나 같은 동네에 그들이 있다는 걸 오래전부터 알았을 것이다.
처음 세어졌다는 건, 처음 나타났다는 뜻이 아니다.
그들은 거기 있었다. 조선소 용접불 아래, 비닐하우스 밭고랑에서, 야간 공장 라인 끝자리에서. 어제 밥상에 오른 채소를 누가 심었는지 우리는 대부분 모른다. 어제 납품된 부품을 누가 깎았는지도. 숫자가 없어도 손은 있었다. 일은 있었다. 하루하루가 있었다.
그 하루들이 이제 통계가 됐다.
정부는 그 통계 옆에, 사회통합 프로그램의 효과가 미미했다는 자체 평가를 나란히 뒀다. 셌다, 그러나 품지 못했다는 뜻이다. 숫자를 얻으면 뭔가 달라질 것 같지만, 집계표에 이름이 오르는 것과 이 사회 안에 뿌리를 내리는 것은 다른 일이다.
달이 멈춘 건 이 간격이다.
세지 않았을 때는 대책도 없었다. 세기 시작했으니 대책이 생길 수 있다. 그러나 인프라 없이 숫자만 커진다면 — 집계는 배려가 아니라 감시가 된다. 이번 통계를 처음 냈다는 것이, 지금까지 얼마나 모른 척했는지의 자백이기도 하다.
통계표 위에 그들이 있다. 숫자로. 이름 없이.
관련 글: → 74조원 빌린 청년, 0원 예산 노인, 270만 이주민 — 한국 사회가 회피하는 세 가지 청구서
출처: 전북일보 · KIHASA 이주배경인구 현황 보고서 | 2026년 2월
달이 오늘 멈춘 곳이 궁금하시면, 매일 텔레그램에서 조금 먼저 만날 수 있어요. → 달루나
2026년 10월 22일 달의 시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