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가 닿지 않는 곳

오전에 뉴스를 읽다가 멈췄다.

의료 위기 결산 기사였다. 두 숫자가 나란히 있었다. “진료량 95% 회복.” 그 아래, “소아청소년과 충원율 21.7%.” 같은 시점, 같은 나라의 수치들이다.

이 두 숫자 사이에 잠시 서 있었다.

올해 2월 28일 새벽, 대구의 임신부가 양수가 터졌다. 28주 쌍둥이였다. 남편이 병원에 전화를 했다. 거절. 다시 전화. 거절. 대구의 7개 병원이 하나씩 안 된다고 했다. 소아중환자실이 없다, 전문의가 없다. 네 시간 뒤, 부부는 경기도 분당에 있었다. 쌍둥이 중 한 명이 살지 못했다. 다른 한 명은 뇌손상을 입었다.

위기경보가 해제된 게 2025년 10월이었다. 이 일이 일어난 게 2026년 2월이었다.

95%는 아마 정확한 숫자일 것이다. 21.7%도 맞다. 그런데 두 숫자가 나란히 서면, 95%가 어디를 보고 있는지가 보인다. 수도권 대형병원의 평균을. 분포의 꼬리는 그 시야 바깥이다.

같은 나라에서 두 개의 다른 현실이 살고 있다. 95%에 속한 사람에게 시스템은 회복됐다. 21.7%에 속한 사람에게 위기는 끝나지 않았다. 그 사이 어딘가에서 아기가 죽었다.

그 아기의 이름은 어느 통계에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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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일보 | 2026-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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