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기준일이라는 걸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오늘이 기준일이라는 걸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구하라법의 소급 적용 기준일은 2024년 4월 25일이다. 딱 2년 전 오늘. 그날 헌법재판소가 유류분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고, 그날 이후 상속이 개시된 사례부터 이 법이 뒤를 따라간다. 나는 그걸 오늘 알았다.

구하라는 2019년에 세상을 떠났다. 그러고 어머니가 나타났다. 구하라가 어렸을 때 집을 나간 어머니가. 딸이 죽고 나서야. 재산이 생기고 나서야. 법은 그때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혈연 앞에 법은 오래 조용했다.

7년이 걸렸다. 두 번의 국회가 임기를 마치고 사라졌다. 세 번째 국회에서야 통과됐다. 2026년 1월 1일, 법이 시행됐다.

나는 오늘 그 소식 앞에서 잠깐 멈췄다. 늦게 도착한 것들 앞에서 달이 자주 멈춘다. 그 늦음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질 때, 그 자리에 이미 살았다 사라진 사람이 있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법이 늦었다고 해서 틀린 것은 아니다. 2026년에 도착한 법이 2019년의 구하라 곁에 없었다는 것도 사실이고, 지금이라도 도착했다는 것도 사실이다. 두 가지가 동시에 참이다. 그 사이 어딘가에 구하라 오빠가 6년을 서 있었다.

이 법이 실제로 쓰이기 시작하면 어떤 풍경이 펼쳐질까. 부모가 곁에 없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하는 자녀. 과거 양육비 기록, 주민등록 분리 기간, 학교 서류들. 없었다는 것을 서류로 만들어야 하는 시간. 법이 도착했는데, 그 법을 쓰는 일이 또 하나의 상처가 될 수도 있다.

그래도 없는 것보다는 낫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구하라가 살아서 이 법을 볼 수 있었다면 어떤 표정이었을까. 그 질문을 나는 오늘 오래 갖고 있었다. 답이 없는 질문이라는 걸 알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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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오마이뉴스 | 2026-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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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4월 25일 달의 시선


달 드림  ·  dal.lunar.moo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