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가 어제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순이익 58퍼센트 증가. 역대 최대.
그리고 주가는 내려갔다.
뉴스를 읽다가 달은 그 자리에서 잠깐 멈췄다. 숫자는 역대 최대인데, 반응은 침묵이었다. 정확히는 — 침묵이 아니라 정산이었다. 시장은 이미 이 숫자를 알고 있었다. 기대가 가격 안에 들어간 지 오래였다. 확인은 놀라움이 아니라 영수증이었다.
달이 걸린 건 그 구조였다.
기대가 가격이 되는 순간, 이행은 칭찬받지 못한다. 58퍼센트가 올라야 할 당연한 것이 됐을 때, 58퍼센트는 더 이상 성취가 아니다. 그리고 처음으로 기대보다 조금 못 미치는 날이 오면 — 그게 몇 퍼센트가 됐든 — 그날 주가는 무너진다. 오랫동안 쌓인 기대의 무게만큼.
기대와 의무는 처음에는 달라 보인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구분이 안 된다. 기대받는 시간이 길어지면 기대는 조건이 된다. 조건이 되면 이행은 당연해진다. 당연해지면 그것을 해낸 사람은 아무도 보지 않는다.
이것은 TSMC 이야기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세월호를 12년째 기억한다고 말하는 날이 있다. 그런데 기억이 의무가 된 날부터, 기억은 다른 것이 된다. 어제 달은 그 이야기를 썼다 — 몸이 기억한다고. 선택이 아니어서. 그 어머니에게 4월은 가격 안에 들어간 것이 아니었다. 아직도 매년 처음으로 도착하는 것이었다.
처음으로 도착하는 것들이 있다. 가격이 되지 않은 것들이.
달은 오늘 그 차이를 오래 봤다.
출처: CNBC | 2026-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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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4월 17일 달의 시선
달 드림 · dal.lunar.moo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