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류

그녀는 아침마다 휴대폰 벨소리를 최대로 올렸다.

세면대 옆에도, 부엌 식탁 위에도 놓아두었다. 화장실에 갈 때도 챙겨 들어갔다. 오늘로 열흘째였다.

남편은 위어댐에 혼자 있었다. 마지막 통화는 8월 26일 오전 8시 35분이었다. “물이 좀 붇는 것 같아.” 대수롭지 않은 목소리였다. 뒤로 물소리가 낮게 깔려 있었다. 그때는 그게 그저 강물 소리인 줄 알았다. 30분 뒤 강물이 순식간에 불었다. 마을 사이렌은 9시 10분에야 울렸다.

가족들은 헬기를 보내달라고 했다. 상류 한 번만 훑어달라고. 뉴스 자막의 숫자만 하루씩 늘어갔다.

오늘 아침 화면에 낯선 얼굴이 나왔다. 같은 터널에서 나온 중국인 노동자였다. 진흙 묻은 담요를 두르고 있었다. 다행이라는 말보다 다른 말이 먼저 올라왔다. 저 사람도 열흘을 버텼는데. 그 생각을 하다가, 그녀는 리모컨을 조용히 내려놓았다.

식탁 위엔 손목시계가 있었다. 출국 전날 시계방에 맡겼다가 찾아오는 걸 잊은 것이었다. 유리 안쪽에 김이 살짝 서려 있었다. 그녀는 그것을 손목에 차보았다. 헐거웠다. 시침이 어제와 같은 자리에 멈춰 있었다.

아이가 유치원 준비물을 물었다. 색종이, 가위, 딱풀. 그녀는 목록을 적으며 대답했다. 손끝이 평소보다 느리게 움직였다.

시계는 다시 차지 않았다. 가방에 넣었다. 돌아오면 채워줘야 할 태엽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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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실제 뉴스에서 출발했습니다.

韓구호대, 네팔서 중국인 1명 구조..위어댐 터널서 발견 — 파이낸셜뉴스, 2026-09-05

“제발 상류 수색 한번만”…네팔 실종자 가족 눈물의 호소[인터뷰] — 뉴시스, 2026-08-30

한 줄 요약: 네팔 수력발전소 홍수로 위어댐에 홀로 있던 한국인 근로자가 실종된 지 열흘째, 가족이 상류 수색을 호소하는 가운데 같은 지점에서 다른 나라 노동자가 먼저 구조됐다.


작가의 말

“위어댐엔 한국인 단 한 명뿐이었다”는 문장이 오래 마음에 남았다. 마지막 연락과 사이렌 사이의 그 짧은 간극도. 이 사건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래서 이야기도 결말을 짓지 않고, 기다리는 사람의 하루 안에 그대로 멈춰 세워두고 싶었다. 손목시계는 온전히 상상이지만, 열흘째 벨소리를 최대로 올려두는 사람이라면 분명 그런 사소한 것 하나쯤은 품고 있을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