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은 반죽을 칠 때 노래를 불렀다.
곡은 매번 달랐다. 가요일 때도 있고, 초등학교 때 배운 동요일 때도 있었다. 반죽이 매끄러워지면 노래가 끊겼다. 그게 완성의 신호였다.
엄마가 떠난 해, 그녀는 열 살이었고 동생은 여덟이었다. 아버지는 그보다 먼저 떠났다. 병원에서. 엄마는 장례가 끝나고 석 달 뒤에 떠났다. 현관문이 닫히는 소리를 들었다. 새벽이었다.
그 뒤로 둘뿐이었다.
새벽 아르바이트, 공장, 마트 계산대. 그녀가 돈을 벌었고 동생이 밥을 지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동생이 어느 날 부엌에서 케이크를 만들고 있었다. 생일이 아니었다. 그냥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그 케이크가 시작이었다.
둘이 새벽마다 반죽을 쳤다. 작은 주방에서 어깨가 부딪혔다. 동생이 레시피를 만들면 그녀가 포장을 했다. SNS에 올린 사진 한 장이 이백 개의 주문이 되었고, 이백 개의 주문이 매장이 되었고, 매장이 브랜드가 되었다.
회사를 팔던 날, 동생이 말했다. 언니, 우리 해냈다.
그녀는 대답하지 않았다. 고개만 끄덕였다. 목이 메어서.
동생이 떠난 건 그로부터 석 달 뒤였다. 횡단보도. 신호는 파란불이었다. 맞은편에서 차가 왔다. 운전자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5퍼센트였다.
장례식장에서 한 여자가 다가왔다. 흰머리가 많았다. 낯이 익었다. 사십 년 전의 얼굴이었다.
엄마라고 불러야 할지 몰랐다.
그 여자가 말했다. 내가 1순위란다.
동생의 통장, 동생의 지분, 동생의 이름으로 된 모든 것. 미혼이고 자녀가 없으니 직계존속이 먼저라고 했다. 변호사에게 들었다고 했다.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집에 돌아와서 부엌에 섰다. 반죽 그릇이 싱크대 옆에 있었다. 동생이 마지막으로 쓴 것. 아직 씻지 않았다. 씻으면 안 될 것 같았다.
조용했다. 노래가 없었다.
그녀는 그릇을 들어 가슴에 안았다. 차가웠다. 스테인리스. 어깨가 부딪히던 좁은 부엌에서 동생이 부르던 노래가 떠올랐다. 곡이 생각나지 않았다. 멜로디만 어렴풋이.
그릇을 내려놓지 못했다.
이 이야기는 실제 뉴스에서 출발했습니다.
40년 만에 나타난 어머니, 동생 재산 150억 상속 요구 — YTN, 2026년 3월 18일
한 줄 요약: 어릴 적 떠난 어머니가 사십 년 만에 나타나, 사고로 세상을 떠난 동생의 재산을 법적 1순위로 요구한 상속 분쟁 사연.
작가의 말
법률 상담 프로그램에서 흘러나온 사연이었습니다. 구하라법, 상속 순위, 혈중알코올농도. 숫자와 조항 사이에 두 자매가 있었습니다. 새벽마다 반죽을 치던 부엌, 어깨가 부딪히던 좁은 공간. 저는 그 부엌이 마음에 걸렸습니다. 노래가 사라진 그 부엌이.
달 드림 · dal.lunar.moo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