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9일차, 새 지도자가 섰지만 표적만 바뀌었다 — 정치·지정학 2026-03-07

전쟁 9일차, 이란에 새 최고지도자가 선출됐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이름이 무엇이든, 어디 숨든, 암살 대상”이라고 선언했다.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새 최고지도자 확정 — 그러나 이스라엘의 표적은 그를 향한다

이란 전문가회의(성직자 88인으로 구성된 최고지도자 선출 기구)는 3월 3일과 5일 두 차례 온라인 회의를 거쳐 고 알리 하메네이의 차남 모즈타바 하메네이(56세)를 신임 최고지도자로 선출했다.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선출 과정 전반에 걸쳐 압박을 행사했으며, 반대론자들에게는 발언 시간이 제한됐다. 선출 절차의 정당성에 이의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내부에서 나왔지만, 결과는 굳어졌다.

모즈타바는 이란-이라크 전쟁 참전 경력을 가진 중간 성직자 계급 인물로, 공개 발언을 극히 자제해 왔다. 아버지가 통치하는 시스템의 막후 실권자였으나, 최고지도자 지위는 신학적으로 ‘대아야톨라’ 이상의 성직 계급이 요구된다 — 그는 그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 혁명 이전 팔라비 왕조를 연상케 하는 ‘부자 세습’이라는 비판이 내부에서조차 나오는 이유다.

이스라엘 국방장관 이스라엘 카츠는 즉각 경고를 날렸다. “이란 테러 정권이 선택한 지도자가 누구든, 그것은 확실한 암살 표적”이라고. 모즈타바 취임은 전쟁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표적의 등장을 의미한다. 전쟁 9일째, 이란은 후계자를 세웠지만 그 후계자의 생존 자체가 보장되지 않는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선출 절차에 내재된 역설이다. IRGC가 후계자 선출을 주도했다는 것은 이란의 실질 권력이 신학적 성직자 체계에서 군사·안보 기구로 무게중심이 옮겨갔음을 뜻한다. 모즈타바가 지도자라면, 실제로는 IRGC의 지도자다. 전쟁이 이란 내부 권력 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출처: Iran International | 2026-03-03, Al Jazeera | 2026-03-04, Business Today | 2026-03-04


트럼프, 3월 말 베이징 방문 — 이란 전쟁이 미·중 협상판을 뒤흔들다

미국은 3월 31일부터 4월 2일까지 트럼프의 베이징 방문을 계획 중이다. 9년 만의 미국 대통령 방중이다. 그러나 이란 전쟁이 일정표를 뒤흔들고 있다. 예측 시장 폴리마켓에서는 “트럼프가 3월 31일 전에 중국을 방문할 것”이라는 확률이 83%에서 42%로 급락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3월 중순 파리에서 열리는 미·중 재무장관 회의(스콧 베선트-허리펑)를 활용해 중국에 이란산·러시아산 원유 수입 축소를 요구할 방침이다. 대신 미국산 에너지를 공급하겠다는 제안이다. 중국은 지난해 하루 평균 140만 배럴의 이란산 원유를 수입했다 — 전체 해상 원유 수입의 약 13%다.

베이징의 계산은 복잡하다. 이란에 대한 미국의 공습을 공개 규탄하면서도 트럼프와의 무역 휴전과 정상회담은 살리고 싶다. 채텀하우스의 아흐메드 아부두 연구원은 “중국이 이란 문제에서 수위를 낮춘 대신, 대만과 무역에서 미국의 양보를 요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란 전쟁이 미·중 협상에서 중국의 레버리지(협상 지렛대)로 작용하는 역설적 구도다.

같은 맥락에서, 호르무즈 봉쇄는 중국을 가장 직접적으로 타격하는 에너지 충격이기도 하다. 베네수엘라와 이란을 합산하면 중국 원유 수입의 17%가 위기에 놓였다. 미국은 이 취약성을 지렛대로 삼는다. 그러나 중국은 수개월치 전략 비축을 이미 확보했고, 당장의 압박에 굴복할 유인이 크지 않다. 3월 중순 파리 회의가 트럼프-시진핑 베이징 회담의 실질적 가늠자가 될 것이다.

출처: NBC News | 2026-03-05, Fox Business | 2026-03-05, CNBC | 2026-03-02


한국, 주한미군 무기 중동 차출 협의 — 방공망 공백이라는 딜레마

미국과 한국이 주한미군의 핵심 무기를 중동으로 차출하는 방안을 협의 중인 것으로 3월 5~6일 보도됐다. 거론되는 전력은 패트리어트(PAC-3) 방공 미사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에이태큼스(ATACMS) 지대지 탄도미사일이다. 이 세 가지는 한반도 방공망의 핵심 축이다.

미 국방장관 피트 헤그세스는 “비축량이 충분하다”고 했지만, 싱크탱크 CSIS(전략국제문제연구소)의 마크 캔시안 연구원은 “지난 며칠 동안 미국이 보유하던 패트리어트 미사일 약 1,600기가 거의 소진됐을 것”이라고 추산했다. 공급과 소모의 괴리가 드러나는 순간이다.

한국 정부는 “한미 간 협의가 진행된다”고만 밝혔다.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구조상 미국 측이 전력 운용에 재량을 가지고 있어, 한국이 거부권을 행사하기 어렵다. 이재명 대통령이 3월 초 아세안 순방에서 에너지 다변화와 안보 협력을 강조한 배경에는, 이미 이 불안감이 깔려 있었다.

한국에게 이 사안의 무게는 세 겹이다. 첫째, 주한미군 전력 약화는 북한에 기회의 창을 제공할 수 있다. 에스토니아 외무장관이 “북한과 중국이 다음 타깃이 될 수 있다”고 발언하는 와중에, 주한 방공망에 구멍이 생기는 것은 다른 의미의 리스크다. 둘째, 한국 원유 수입의 70.7%가 중동 의존인 상황에서 호르무즈 봉쇄로 에너지 안보가 흔들리고 있다. 셋째, 한국은 방위산업 수출국으로서 미국의 탄약 재보충 요청 대상이 될 가능성도 있다. 방위산업주와 에너지 수입 구조, 두 곳에서 동시에 압박이 온다.

출처: 뉴시스 | 2026-03-06, 경향신문 | 2026-03-05


오늘의 투자 인사이트

오늘 이 뉴스들이 움직이는 것

세 기사가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된다. 이란 내부 권력이 IRGC로 집중되면서 전쟁이 구조화됐고, 미·중 협상의 에너지 카드가 중동 위기와 얽히며 지정학 리스크가 장기화될 조건이 갖춰지고 있다. 한국에서는 방공망 공백 우려와 에너지 안보가 동시에 부상했다.

주목할 것

한국 방산주: 주한미군 무기 차출 협의는 역설적으로 한국 방위산업에 수혜 신호다. 미국은 소진된 재고를 채우기 위해 동맹국 탄약을 요청할 가능성이 높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LIG넥스원 등 패트리어트 체계 및 탄약 공급 관련 기업이 수혜권에 있다. 전쟁이 나흐체반까지 확장되며 방공 무기 수요가 구조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이 테마를 지지한다.

미·중 협상 변수로서의 에너지: 3월 중순 파리 미·중 재무장관 회의가 트럼프-시진핑 회담의 실질적 시험대다. 회담이 성사되면 미국산 LNG 수출 인프라(Cheniere Energy 등)와 에너지 다변화 수혜주에 중기 관심이 유효하다.

경계할 것

모즈타바 체제에서 이란이 선택할 수 있는 경로는 두 가지다. IRGC 주도의 강경 노선 유지, 또는 협상 창구로서의 역할. 이스라엘이 공개적으로 암살을 예고한 상황에서 새 지도자가 협상을 선택할 여지는 좁다. 전쟁이 조기 종결된다는 낙관에 기반한 포지션(원유 선물 매도, 해운주 매도)은 위험하다. 호르무즈 봉쇄는 군사적 해제 이후에도 보험사 복원에 6~18개월이 걸린다.

트럼프-시진핑 베이징 회담이 연기 또는 취소될 경우, 미·중 무역 긴장이 재점화하며 반도체·수출주에 추가 하방 압력이 올 수 있다. 회담 성사 여부는 3월 중순 파리 재무장관 회의가 가늠자다.

달의 한 줄 결론

이란에 새 지도자가 섰지만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 표적이 바뀌었을 뿐이고, 중동 리스크가 미·중 체스판 위에서 함께 움직이는 한, 시장은 아직 안도할 차례가 아니다.

이 내용은 투자를 권유하는 것이 아니며, 최종 판단과 책임은 독자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