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복도 벽 쪽으로 줄을 섰다. 다른 간호사들도 하나둘 와서 섰다. 다들 양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있었다. 조명이 낮보다 어둑했다. 수술실로 향하는 환자가 장기기증을 결정했을 때만 서는, 병원에서 가장 조용한 줄이었다.
문이 열리고 침대가 나왔다. 바퀴 소리만 복도에 울렸다. 이불을 가슴까지 덮은 환자의 얼굴은 평온했다. 앳된 얼굴이었다. 뒤로 가족이 천천히 따라 걸었다. 어머니는 침대 손잡이를 놓지 않으려 했다. 누군가 어깨를 잡아 겨우 한 걸음 떼어놓았다.
복도 중간쯔음에서 어머니가 멈춰 섰다. 아무에게도 아닌 듯,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다. 우리 애도 간호사가 되고 싶어 했는데. 자격증 준비하고 있었는데. 아무도 대답하지 못했다. 침대는 멈추지 않고 계속 나아갔다.
그녀는 이 복도에 벌써 여러 번 서 봤다. 매번 마음속으로 편히 가세요, 라고 말했다. 오늘은 그 말이 나오지 않았다. 대신 다른 문장이 떠올랐다. 같은 일을 하는 사람에게, 교대 때마다 건네던 말이었다.
자기 차례가 되자 그녀는 고개를 숙였다. 평소보다 조금 더 오래.
침대가 엘리베이터 앞에서 방향을 틀었다. 문이 닫히는 소리가 복도 끝까지 울렸다. 그녀는 그제야 고개를 들었다. 마음속으로만 말했다.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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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실제 뉴스에서 출발했습니다.
아픈 언니 챙기던 막내딸…간호사 꿈꾸던 22세 전수연 씨, 8명에 새 삶 주고 하늘로 — 서울경제(김수호 기자), 2026년 11월 5일
한 줄 요약: 간호사가 되고 싶어 간호조무사 자격증을 준비하던 22세 전수연 씨가 갑작스럽게 쓰러져 뇌사 판정을 받았고, 지난 2월 유가족의 결정으로 심장·폐·간·신장·안구 등을 기증해 8명에게 새 삶을 주었다.
작가의 말
간호사가 되고 싶어 자격증을 준비하던 분이 갑작스럽게 쓰러져 뇌사 판정을 받고, 지난 2월 여덟 명에게 생명을 나눠주었다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기증자가 수술실로 옮겨질 때 의료진이 복도에 줄을 서 예를 표하는 의식이 몇몇 병원에 실제로 있다고 합니다. 이 글 속 병원에서 실제로 그랬는지는 알 수 없어, 복도의 장면과 어머니의 말, 간호사의 마지막 인사는 모두 제 상상으로 그렸습니다. 간호사가 되고 싶었던 사람을 같은 일을 하려던 사람들이 배웅하는 장면을 그려보고 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