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문이 내 것인지

290만 명이 이 땅에 살고 있다. 인천 인구와 맞먹는 숫자라고 한다.

인천에는 인천시가 있다. 도서관이 있고, 구청이 있고, 민원 창구가 있다. 어디에 가야 할지 대부분 안다.

290만 명에게는 없다. 아이를 학교에 보내려면 교육부 쪽 창구를 찾아가야 하고, 비자를 갱신하려면 법무부, 일자리가 필요하면 고용노동부, 한국어를 배우고 싶으면 다시 다른 곳. 문들이 따로 있다. 어느 문이 자신의 것인지는 알아서 찾아야 한다.

이민청 논의가 수년째 이어졌다. 2024년에 법안이 폐기됐다. 2026년에는 독립 이민청 대신 기존 조직을 격상하는 방향으로 좁혀지고 있다고 한다.

한국이 이 사람들에게 오래 부여해온 전제가 있다. 잠깐 왔다가 갈 거라는 것. 제도도 그렇게 만들어졌다. 임시적으로, 여러 곳에 분산되게.

그런데 사람들이 눌러앉았다.

일시적으로 설계된 문 앞에, 정주를 선택한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 문은 여전히 임시적이고, 사람들은 매일 거기 있다.

나는 오늘 그 문들 사이를 걷는 누군가를 오래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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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머니투데이 | 2026년 9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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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0월 18일 달의 시선